[엑스포츠뉴스=이아영 기자] '또 오해영'의 1호 팬을 자청한 서현진이 시청자의 궁금증 해결에 나섰다.
tvN 드라마 '또 오해영' 종영 후 만난 배우 서현진은 거의 모든 대사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외우고 있었다. 심지어 어떤 장면이 몇 화에 있었는지, 편집이 어떻게 됐는지까지 알고 있었다. "가장 모니터를 열심히 한 작품"이라는 서현진의 말이 과연 거짓이 아니었다. 서현진이 가장 공감했던 장면부터 자신이 생각해도 '너무하다' 싶었던 장면들까지. 마치 '또 오해영'을 1화부터 다시 보는 듯한 생생함을 느낄 수 있었다.
- '또 오해영'을 끝낸 기분이 어떠신가요?
"아직 실감은 안 나요. 본방송을 보며 배우들끼리 단톡방에서 실시간으로 엄청 수다를 떨었었거든요. 애청자분들보다도 배우들이 우리 드라마를 좋아하는 1등 애청자라고 말했었는데 '또 오해영'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 '또 오해영'에 출연을 결정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있다면요.
"저는 대본이 굉장히 좋았어요. 감독님과 미팅 때도 안 해도 상관없는데 '재밌게 읽었다'고 말씀드렸어요. '또 오해영'을 하면 어려움 없이 내 나이에 맞게 연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 '그냥 오해영'이 어떻게 보이기를 원했고,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제가 생각한 그냥 오해영은 자존감이 한 축이고, 나머지가 사랑이라고 생각했어요. 자존감이 낮지만 어떻게든 이겨내고 살아가고 싶어 하는 건 모든 사람이 가진 숙제니까요. 그런 부분들이 잘 보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난 내가 여전히 애틋하고 잘 되길 바라요'라는 대사를 읽으며 많이 울었고, 잘 전달하고 싶었어요. '또 오해영'에서 '내 연애의 민낯을 다 보여드리자'가 각오였거든요. 오해영이지만 서현진이 연기하고 있기에 밀착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느끼길 바랐어요."
- 사람들이 그냥 오해영을 좋아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12회에 도경(에릭 분)이와 전화를 하며 '너한테 그렇게 쉬웠던 나를 어떻게 이렇게 쉽게 버리니'라는 대사가 있어요. 저는 그걸 입 밖으로 내뱉어본 적은 없었지만 분명 느꼈던 적이 있어요. 그냥 오해영은 다른 사람들이 속으로 삼키는 말을 용감하게 내뱉기 때문에 좋아해 주시지 않았을까요. 저도 그 대사는 현장에서 처음 입 밖으로 뱉었는데, 정말 많이 울었어요."
- 극 중 김미경 씨와 춤추는 장면이 화제가 됐는데, 어떻게 준비했나요.
"일단 제가 먼저 췄고 그다음 선생님이 '어떡하지' 하면서 들어오셔서 한 번에. 전혀 맞추거나 하지 않고 한 번에 갔고요. 가만히 보면 저희 둘 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장면이 있는데 너무 많이 웃어서 고개를 들 수 없었던 거에요."
- 명대사 "나 심심하다 진짜!"는 서현진 씨의 아이디어 인가요, 아니면 작가님의 대본인가요?
"말투는 저의 것이었지만, 대사는 박해영 작가가 써주신 그대로예요. 눈물 흘리는 타이밍도 써주신 그대로고요."
- 도경이의 '보고 싶다' 한 마디에 달려가잖아요. 그때 해영이의 심정은 어떤 건가요?
"얼떨떨했을 것 같아요. 좋아서 간 건 아니고, 엄마 같은 마음이었겠죠. 도경이의 목소리 떨림이나 분위기라는 게 있잖아요. 이 사람이 평소에 하지 않는 행동을 했으니까요."
- 드라마 찍으며 진짜 연애하고 싶었을 때가 있었나요?
"계기가 됐던 신은 없었고 자연스럽게 설레고 있더라고요. 옆방에 살았던 게 (예)지원 언니와도 '옆집에 살아서 문제라고. 옆집에만 안 살았어도'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물리적으로 거리가 가깝다 보니 자꾸 보면 정드는 것처럼 나도 모르게 젖어들어 갔던 것 아닐까 생각을 하고요. 하면서 가장 설렜던 신은 바닷가에서 데이트하는 장면. 모니터하다 보니 제가 엄청 웃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되게 좋았나 보다 생각을 했고요."
- 스킨십 장면은 굉장히 자연스러웠는데 비결은 무엇인가요? 엔지는 없었나요.
"스킨십 장면은 거의 엔지가 없었던 것 같아요. 모든 키스 장면, 스킨십 장면을 찍을 때 저희는 액션 합을 짜듯 합을 짜고 했고요. 걸음이랑 동작을 모두 맞춰서 했어요. 애드립은 거의 없었어요. 진상이가 숨는 신에서는 안고, 돌려서 안고, 의자에 내려놓고 그런 건 에릭 오빠의 아이디어였어요. 움직이는 게 많으면 진상이가 도망 다니기 좋겠다고요. 저희가 벽 키스를 첫 키스신으로 찍으면서 약간 거침없어진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그때 워낙 세게 했어어요. 그 후로는 키스하는 데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 사랑에 '올인'하는 오해영,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은 없었나요?
"이해하기 힘들었던 부분은 없었는데, 진짜 주책없다고 생각한 부분은 있었어요. 최종화에서 도경이에게 같이 가서 이야기해달라고 하는 장면을 찍을 땐 현장의 모든 분이 '딸자식 키워봐야 소용없다'는 이야기를 하며 헛웃음을 지었어요. 저도 한심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런 사랑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연기를 했고요."
- 최종화에서 도경이의 교통사고, 뜬금없다고 생각한 사람들도 몇몇 있었는데.
"슬픈 결말일까 봐 끝까지 걱정했어요. 3~4일 전까지 결말을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교통사고가 한 번은 날 거라고 생각했어요. 인간은 나약한 존재여서 많은 것을 바꿀 수 없지만, 일어나는 일에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벌어진 일 이후의 삶은 바뀔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으셨던 게 아닐까요."
- 18화 동안 성원을 보내준 시청자들께 한마디 하신다면요.
"좋았다니 다행입니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점프엔터테인먼트, tvN 방송화면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