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특급 외국인 투수'로 불리던 에스밀 로저스(31,한화)가 결국 한화를 떠난다. 그의 결정 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한화 이글스 구단은 23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로저스 선수의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온라인상으로 '로저스 팔꿈치 수술설'이 SNS를 통해 일파만파 번지며 난리가 난지 약 12시간만의 일이었다.
지난 여름 혜성처럼 등장해 KBO리그 최고의 실력을 가진 외국인 투수로까지 칭송받았던 로저스는 몇개월 사이에 끊임없이 논란의 중심이 됐고, 결국 방출에까지 이르렀다. 만 10개월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 로저스 수술을 둘러싼 정황
로저스의 팔꿈치 통증 문제는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시작됐다. 고치 1차 캠프를 마친 그는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연습 경기 등판을 앞두고 라이브 피칭을 하던 중 팔꿈치 상태가 썩 좋지 않다고 말했다. 휴식이 필요한 것으로 보였다. 고치의 추운 날씨 때문에 오키나와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는 로저스 뿐만은 아니었다. 일단은 재활조에서 다시 몸 만들기에 들어갔다.
그리고 캠프 공식 종료 며칠을 앞두고 로저스는 먼저 귀국해 서산 재활군에 합류했다. 정확히 언제쯤 1군에 복귀할 수 있을거라는 장담은 하지 못했지만, 적어도 전반기내 정상 컨디션으로 복귀가 가능한 페이스였다. 그리고 4월말 드디어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등판에 나선 로저스는 투구수를 조금씩 늘렸고, 약속대로 5월 8일 수원 kt전에서 복귀전을 치른다.
하지만 복귀 후 채 한달이 지나지 않아 다시 팔꿈치에 통증이 찾아왔다. 6월 4일 삼성전 등판 도중 자진 강판을 요청했고, 6일 '팔꿈치 염증'을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심각한 부상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로저스는 줄곧 1군과 동행하며 변함 없이 활달한 모습을 보였고, 한화 관계자들도 "일단 휴식을 취한 후 차차 다음 과정을 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근 감독도 "로저스는 자신에게 맡겼다"고 말했다.
지난 14~16일 수원 kt전 원정길은 로저스도 동행이었다. 그런데 이때 캐치볼을 하는 과정에서 로저스의 팔꿈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이 다시 확인됐다. 선수 본인은 심각한 통증을 호소하지 않았지만, 검진 결과 인대 손상이 확정됐다.
◆ 결정 그리고 고민
한화와 로저스가 택할 수 있는 길은 둘 중 하나. 재활 혹은 수술이었다. 토미존 서저리로 불리는 인대 접합 수술을 받거나 재활로 관리를 하며 투구를 이어가는 것. 토미존 서저리를 받으면 복귀까지 약 1년 정도는 소요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구단과 선수 모두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의연하고 스스로 대수롭지 않게 행동하던 로저스도 덜컥 찾아온 부상에 겁이 난 모양이었다. "수술을 받겠다"고 구단에 요청했다. 한화 구단은 고민을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선수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
하지만 구단 입장에서 한가지 더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었다. 로저스는 한화의 전력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에이스' 투수다. 또 대체 선수를 구하는데까지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 로저스가 수술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해서 곧장 발표를 할 수는 없다. 그건 어디까지나 신중해야 할 부분이다.
이번 주중 창원 원정 3연전 동안 한화 김성근 감독은 평소보다 '심기'가 불편해 보였다. 안색도 좋지 않았다. 23일 경기를 앞두고 "로저스는 언제쯤 돌아올 수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직 쉬고 있다"고 짧게만 답했다.
그리고 그날밤 SNS를 통해 로저스가 수술을 받는다는 사실이 일파만파로 퍼졌다. 구단이 공식 발표를 하기도 전에 선수 본인의 '오피셜'이 나온 것이다.
NYR@xportsnews.com
'수술·방출' 로저스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①편]
지나친 솔직? 로저스, 발단은 늘 SNS였다 [②편]
로저스 팔꿈치, 2015년의 후유증일까? [③편]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