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타임슬립이 영화 '시간이탈자'(감독 곽재용)를 통해 다시 한 번 스크린에 모습을 비춘다. 타임슬립에 감성을 덧입히며 색다른 추적 스릴러가 완성됐다.
13일 개봉한 '시간이탈자'는 1983년과 2015년, 두 시대를 관통하는 하나의 살인사건과 사랑하는 여자를 구하려는 두 남자의 절박한 사투를 담은 작품.
결혼을 앞둔 1983년의 남자 지환(조정석 분)과 강력계 형사인 2015년의 남자 건우(이진욱)는 우연히 서로의 꿈을 통해 사랑하는 여자 윤정(임수정)의 죽음을 목격하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사투를 시작한다.
그동안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타임슬립(시간을 거슬러 과거 또는 미래를 오가는 일)을 소재로 한 작품들은 꾸준히 대중을 찾아왔고, 또 관심을 받아왔다. 지난 3월 종영한 tvN 드라마 '시그널'을 비롯해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 영화로는 '어바웃 타임'(2013)과 '이프 온리'(2004) 등이 그 예다.
이 같은 인기 속에 특히 큰 존재감을 드러냈던 '시그널'의 종영이 얼마 지나지 않아 '시간이탈자'가 개봉하며 두 작품이 함께 거론되는 경우도 잦아졌다.
시기적으로 '시간이탈자'는 4년 전인 2012년부터 기획이 진행되고 있었다. 2013년 각색 작업과 2014년 모니터, 시나리오 수정 과정을 거쳐 2014년 10월 1일 크랭크인 해 2015년 2월 1일 촬영을 마쳤다. 타임슬립의 인기 흐름에 따라가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연출자 곽재용 감독은 '시간이탈자'에 대해 "1983년과 2015년의 두 시대 사이에서 교감하면서 과거를 바꿔 현재를 변화시키려는 한 남자의 노력을 불어 넣었고, 그것을 통해 살인사건을 해결하려는 이야기다"라고 설명하며 타임슬립이라는 소재 외에도 주목할 부분이 많다는 점을 언급한 바 있다.
영화는 '감성 추적 스릴러'라는 수식어처럼, 타임슬립에 '사랑'이라는 소재를 더해 변화를 줬다.
지환과 건우, 두 사람의 꿈과 함께 하는 교감 속에서 빠르게 전개되는 내용은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두 사람의 간절한 마음에서 전해지는 감성은 타임슬립물이 주는 긴장감과 함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을 무리 없이 소화해 낸 배우들의 면면에도 눈길이 간다. 1983년의 윤정과 2015년의 소은, 1인 2역에 도전한 임수정은 두 시대를 오가며 비슷하면서도 다른 각 캐릭터의 개성을 살려 이야기의 균형을 잡아준다.
이야기 전체에서 존재감을 자랑하는 이는 조정석이다. 윤정과의 행복한 한 때는 물론, 사랑하는 여인의 죽음을 막기 위한 필사의 추적 시작 후 찾아온 불안, 두려움 분노 등 다양한 감정의 결을 디테일하게 살리며 보는 이들의 몰입을 돕는다.
스릴러에 덧입혀진 멜로라인은 이진욱이 섬세하게 살려냈다. 과거의 살인사건을 막기 위해 추적을 벌이는 모습에서는 강렬함을, 소은을 바라보는 애틋한 눈빛에서는 이진욱의 전매특허인 그윽함이 돋보인다.
여기에 탄탄한 연기력으로 무장한 정진영, 정웅인, 이기우, 온주완 등 조연들이 극을 받치며 긴장과 재미를 함께 선사한다. '시간이탈자'가 스릴러와 감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7분. 15세 이상 관람가.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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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