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중견배우 정진영과 김창완의 존재감은 컸다.
22일 MBC 월화드라마 ‘화려한 유혹’이 막을 내렸다. 마지막회에서는 전형적인 권선징악 결말이 그려졌다. 선호(이재윤 분)는 수명(김창완)이 비자금을 해외로 밀반출하고 은수를 살인교사자로 음해한 사실을 폭로했다. 결국 수명은 구속됐고 선호 역시 구치소로 수감됐다. 일주(차예련)는 죄를 뉘우치고 은수(최강희)와 화해했다. 시간은 3년 후로 흘러 꾸우나무를 찾은 은수와 미래(갈소원)는 형우(주상욱)와 우연히 만났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화려한 유혹’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 이를 꼽으라면 다름 아닌 정진영과 김창완이다. 정진영은 전 국무총리이자 상위 1% 로열패밀리의 수장인 강석현 역을 맡아 극의 주축을 담당했다.
석현은 권력을 휘둘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다른 이들을 궁지에 몰았던 인물이다. 과거 형우의 아버지이자 자신의 보좌관 정기(김병세)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딸 일주의 동창이자 자신과 내연관계였던 비서 청미(윤해영)와 닮은 은수를 사랑하며 복잡한 감정에 빠지기도 한다.
연기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인물이었다. 찔러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정치 괴물에서 청미에 대한 죄책감을 은수에게 투영하는 모습, 과거의 죄를 괴로워하고 반성하는 과정을 겪었다.
하지만 베테랑 배우답게 세밀한 감정으로 복잡다단한 석현의 감정을 연기해냈다. 34세부터 68세까지 폭넓은 나이대를 오가며 흡인력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야망으로 점철된 캐릭터를 카리스마 있게 표현하는가 하면, 치매에 걸려 혼란을 겪는 석현의 모습도 이질감 없이 그렸다.
정진영은 이번 드라마로 ‘할배파탈’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평소에는 냉정하고 완벽한 남자지만 은수 앞에서는 약해지고 애틋한 마음을 펼치는 모습으로 연민을 자아냈다.
다른 한쪽에는 권수명 김창완이 있었다. 석현과 대립각을 세우며 50회를 긴장감 있게 끌고 갔다.
김창완이 맡은 수명은 무혁(김호진)의 아버지이자 언론사 태평양 일보 사주다. 중후반부터 반전의 열쇠를 쥔 인물로 떠오르며 흥미를 끌었다.
김창완은 알고 보니 모든 악의 근원이었던 수명을 노련하게 표현했다. 본심을 숨긴 채 시니컬하게 툭 던지는 말투와 심드렁한 표정은 능구렁이 권수명 그 자체였다. 석현보다 더한 야비하고 겉과 속이 다른 이중적인 인물을 사실감 있게 그려내 몰입을 도왔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MBC 방송화면
['화려한유혹' 종영①] 막장인 듯 막장 아닌 치열한 심리극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