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희찬 기자] 걱정은 기우였다. 콩을 심었고 콩이났다. 양분 풍부한 한국여자골프는 2015년에도 '스타'들을 꽃피웠다.
2015시즌을 앞두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스타들의 연이은 미국 진출 선언에 국내 여자골프계는 고민에 빠졌다. 에비앙마스터스 우승자 김효주의 미국진출은 모두가 예상했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2014 KEB하나은행챔피언십 우승으로 '신데렐라'가 된 백규정도 비행기를 탔다. 장타로 투어를 주름잡았던 장하나와 김세영도 더 큰 그림을 그리며 여권을 손에 쥐었다.
걱정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시즌 초반 10개 대회서 이정민이 3승, 전인지와 고진영이 각각 2승을 거머쥐며 '빅3'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이어 박성현이 호쾌한 장타를 앞세워 시즌 첫번째 메이저대회 한국여자오픈 트로피를 가져갔고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박성현이라는 새로운 스타의 신선함이 채 가시기 전, 조윤지도 불쑥 나타나 우승상금 3억원이 걸린 BMW레이디스챔피언십에서 덜컥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마지막 2개 대회에선 모두 새 얼굴들이 우승으로 존재감을 뽐내며 벌써 2016시즌을 기대케 했다.
'2'
다른 의미의 2년 차 '징크스'였다. 2년 차 선수들이 투어를 수놓았다. 지난해 1승에 그쳤던 고진영이 시즌 반환점을 돌기도 전 3승을 거뒀다. 시즌 후반은 박성현이 책임졌다. 박성현은 시즌 첫번째 메이저대회 한국여자오픈서 첫 승을 거두더니, 시즌 후반 2승을 추가했다.
시즌 전 2년 차 징크스로 마음 졸였던 김민선5도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하며 일찌감치 부담감에서 벗어났다. 하민송도 정규투어 2번째 해인 올 시즌 첫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0'
신인상 포인트 1위부터 5위까지의 우승 횟수는 '0'이었다. 2013시즌의 김효주가, 2014시즌의 백규정이 없었다.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슈퍼루키' 지한솔(호반건설), 박결(NH투자증권) 등이 매번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신인왕' 박지영(하이원리조트)과 김예진(요진건설)도 트로피 냄새만 맡았을 뿐, 손을 뻗지 못했다.
2012시즌 이후 3년 만에 신인의 우승 없는 한 해가 될 뻔했지만, '늦깎이 신인' 최혜정2의 시즌 최종전 우승으로 동생들 자존심을 세워줬다.
'1'
유독 '정규투어 1승'이 많았던 시즌이었다. '우승도 해본 사람이 한다'는 정설을 깨뜨린 활약이었다. 박성현이 첫 우승 트로피를 그것도 메이저대회서 들어 올렸다. 보그너MBN여자오픈에서 하민송이 우승으로 바통을 이어받았다.
국내 대회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한국계' 노무라 하루(일본)도 한화금융클래식2015에서 덜컥 우승하며 '1'승을 올렸다.
시즌 마지막 2개 대회에선 오지현(KB금융그룹)과 최혜정2이 첫번째 우승으로 드라마를 쓰며 시드권 유지 걱정에서 벗어났다.
안신애(해운대비치골프앤리조트)는 KLPGA챔피언십에서 첫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했다.
'5'
전인지의 KLPGA 우승 숫자다. 동시에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포함 올 시즌 전인지의 메이저대회 트로피 숫자다.
2015년은 전인지라는 스타의 탄생을 알리는 한 해였다. 전인지는 KLPGA서 삼천리투게더오픈을 시작으로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 S-OIL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 하이트진로챔피언십(메이저), KB금융스타챔피언십(메이저)으로 절정에 다다랐다.
여기에 바다 건너에서 US여자오픈, JLPGA 샬롱파스컵, 일본여자오픈 트로피까지 가져오며 한 시즌 한·미·일 메이저 제패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이 밖에도 신장암 수술로 초반 2개월을 결장한 이민영2이 우승 없이 상금 3억원을 돌파하며 감동을 선사했다. 안신애 역시 협회 홍보 촬영 중 당한 무릎 부상에도 메이저대회 트로피를 거머쥐며 기쁨의 눈물을 팬들과 나눴다.
etwoods@xportsnews.com / 사진=전인지, 박성현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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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찬 기자 etwood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