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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윤주태가 말하는 '후반 조커'와 '서울 공격수'

기사입력 2015.10.08 06:09 / 기사수정 2015.10.08 09:52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구리, 김형민 기자] ① 윤주태가 들려주는 FC서울 이야기

사람 사이에는 인상이 중요하다. 어떤 인상을 남기느냐에 따라 기억 속에 오래 남을 수 있다. 이제 K리그 2년차에 접어든 윤주태(25, 서울)는 지난해보다 올 시즌에 그만의 능력으로 특별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바로 히든카드 혹은 조커라는 수식어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혹자들은 윤주태를 보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동안의 암살자'로 불렸던 올레 군나르 솔샤르(42)가 생각난다고 한다. 솔샤르는 1996년부터 2008년 사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면서 출전시간에 대비해 많은 골을 넣은 '슈퍼 서브'로 유명하다. 그를 품었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경기가 안 풀릴 때 후반전에 솔샤르 찬스를 쓰면 기다렸던 득점포와 함께 승리하곤 했다.

서울도 비슷한 효과를 보고 있다. 윤주태는 후반전에 가장 믿을 수 있는 교체카드로 자리를 잡았다. 그만큼 서울에 적응이 됐다는 의미고 어느덧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됐다는 결과로 여겨진다. 후반전에 강한 윤주태,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서울에서의 생활을 들어봤다.



"교체로 나와 골 많은 이유, 나도 신기하다"

윤주태의 올 시즌 행보는 흥미롭다. 재미있는 점이 교체로 나와서 터트린 골이 선발때보다 더 많다. K리그 클래식만 한정해서 보면 2014시즌부터 2015시즌까지 윤주태는 31경기에 나섰는데 그 중에서 26경기가 교체 출전이었다. 여기에서 윤주태는 7골을 넣었고 이 중 6골이 후반전에 조커로 나와서 넣은 골들이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까지 기록을 넓혀서 보면 그 효과는 더 커진다.

기록이 말해주고 실제 활약도가 후반전에 강하다보니 윤주태는 최용수 감독이 후반전에 믿고 쓰는 히든 카드로 고정된 모양새다. 최 감독도 윤주태를 올 시즌 대부분 경기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이러한 능력에 대해 믿음을 보이고 있다. 지난 정규리그 마지막 33라운드에도 윤주태는 후반전에 나와 전남 드래곤즈를 상대로 득점포를 가동하며 팀의 역전승을 이끌기도 했다. 본인 만의 특별한 비법이 있을 것도 같은데 정작 윤주태도 스스로가 신기하다는 반응이다. 이어 솔직하게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윤주태] "모르겠다. 작년에는 선발로 나갔을 때도 골을 넣었고 올해에는 거의 교체로 들어가는 시간이 많아졌는데 득점이 많이 나왔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교체로 들어갈 때는 생각을 하게 된다. 스타팅 라인업이 나오면 벤치에서 이미지트레이닝도 하면서 준비를 하는데 교체로 들어가게 되면 조커의 역할일 것이고 감독님이 바라시는 것이 득점을 기대하는 것이었고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을 했다. 그래서 후반에 들어가면 결정을 지을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슈팅 연습도 많이 하고 상대 수비수들의 체력이 떨어진 상태를 잘 이용하려고 했는데 잘 맞았던 것 같다."

골 중에서도 극장골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짜릿함을 느끼게 한다. 특히 교체로 나와 짧은 시간 안에 만들어내는 골은 전율을 일으키게 한다. 직접 골망을 가르는 공격수의 느낌도 남다를 법하다. 하지만 윤주태는 골은 다 좋다며 이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또한 최근 교체로 출전하는 횟수가 더욱 늘어나고 있지만 선발에 대한 특별한 욕심은 없다고도 덧붙였다. 교체로 나올 때 최용수 감독의 특별한 지시는 없다고도 귀띔해줬다.

[윤주태] "선발이나 교체로 나갔을 때나 골은 다 좋다. 극적으로 골이 나왔을 때는 더 좋겠지만 그래도 선발이나 교체는 골에 대한 기분은 똑같다. 선발에 대한 욕심은 크게 없다. 나는 개인적으로 욕심이 생기만 한도 끝도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상황에 감사하다. 내 나이대에는 선발로 나서서 많은 경험을 해야 할 나이기는 하지만 경기에 나가는 것으로도 만족한다.

교체로 들어가서 골을 많이 넣다보니까 주변에서 슈퍼서브라는 말로 많이 불러주시는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적절한 슈퍼서브에 대한 역할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매경기 최선을 다 해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

감독님은 내가 교체로 들어갈 때 많은 말씀은 안 하신다. 부담을 안 주시려고 하는 것 같다. 그때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만 해주시고 별다른 말씀은 안 하신다. 기회가 오면 슈팅을 때리라고만 하신다."




"제일 편한 주영이형, 자극 주시는 감독님"

올 시즌 서울은 공격 조합을 찾는 데 많은 시간과 공을 들였다. 초기에는 골문 앞에서 마무리는 부족했고 원했던 스타일의 플레이가 나오지 않아서 계속해서 공격수들의 짝을 바꿨다. 윤주태 역시 마찬가지였다. 윤주태는 서울의 많은 공격수들과 다들 한번씩은 발을 맞춰보면서 그 가능성을 시험해봤다. 이들 중 윤주태는 박주영과의 호흡이 가장 편하다고 엄지손가락을 보였다.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공격 지역에서 리더 역할을 해주는 박주영과 뛰면 가장 편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함께 뛰면서도 또 윤주태는 박주영으로부터 배우는 것들이 있다고 한다.

[윤주태] "서울에는 최정상에 있는 선수들이 많이 있고 나는 배우려고 하는 입장이다. (박)주영이형이나 아드리아노에게 많이 배우는 입장이고 이러한 기회에 만족스럽다. (박)주영이형과 함께 뛰는 것이 제일 편하다. 올해 (박)주영이형이 오고 나서 많이 같이 뛰었는데 다른 한국 선수들 중에서는 많이 맞춰봤다. (박)주영이형과 뛰면 많이 편하다. 수비에서도 리더가 필요하듯이 공격에서도 조율해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한데 그러한 면에서 (박)주영이형과 뛰면 무언가 편한 것 같다. 공격에서 조율을 해주시다보니 내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 될 지도 잘 알게 된다.

(박)주영이형이 평소에 말을 많이 한다. 선배들이나 후배들이 모였을 때 말을 자주 하는 편이다. 그런 면에서도 많이 배운다. 운동시간에도 슈팅하는 부분이나 전술훈련, 파트별로 훈련할 때 뒤에서 보다가 이것은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한마디씩 해주면 나는 새겨듣고 한다."



서울에 오면서 이뤄진 최용수 감독과의 만남에 대해서도 할말이 많다. 윤주태는 이를 행운으로 여긴다. 공격수 출신 최 감독과 맺어진 사제지간은 공격수 윤주태가 평소에 원했던 그림이었다. 다른 감독님들보다는 선수 시절 공격수였던 최용수 감독과 함께 하면서 축구에서 배울 점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윤주태] "감독님께서는 평상시 생활 때는 장난도 많이 치시고 재미있으시다. 가끔은 팀이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거나 집중해야 하는 경기가 있을 때에는 우리를 잡아주시기도 하는데 서울과 같은 큰 구단에서는 선수들을 장악하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그러한 면에서 감독님의 능력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가끔은 자극도 많이 주신다. 내가 독일에서 골을 많이 넣지 못했던 것을 아시고 가끔 '독일에서 몇골 넣었다고?'라고 진담 반, 농담 반으로 물어보신다. 그러면 스스로 한국에서는 많이 넣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공격수 출신 감독님이셔서 좋다. 축구에서 팀을 좌우하는 것도 그렇고 선수들을 얼마나 키우느냐도 감독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하는데 공격수 출신이신 감독님에게로 왔다는 것이 굉장히 좋았다. 무언가 경기에 나가든 안 나가든 축구로서 많이 배우고 싶었다. 나를 가르치는 감독님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배워야지 내가 배움이 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렇고 감독님 밑에서 훈련하고 배우는 것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지금은 최대한 많은 경기를 나가고 싶다"

윤주태가 서울에 온 지도 2년째가 됐다. 이제는 검붉은 유니폼이 잘 어울린다. 윤주태라고 하면 이제 주변에서도 서울의 공격수라는 타이틀을 단다. 서울 소속 공격수라는 말은 윤주태의 각오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서울은 최근 몇년 사이 '공격 축구'를 선언하면서 다양한 실험들을 해왔다. 이 과정에는 스리백 수비라인도 있었고 가장 좋은 공격 조합을 찾는 과정들도 포함돼 있었다.

서울의 공격수로 뛰는 입장에서는 이러한 팀의 모토에 책임감이 막중해질 법도 했다. 윤주태에게도 역시 그래보였다. 이러한 주변 상황 때문만이 아니라 윤주태는 서울이라는 큰 팀에서 최전방을 맡는 것 자체가 부담이고 배짱이 있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자신이 뛰고 있는 서울을 강한 팀으로 여기며 애착은 깊어져 있었다.

[윤주태] "일단 서울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뛴다는 것 자체가 부담을 안고 나가는 것이 당연한 것 같다. 어느 정도의 배포도 있어야 되고 마무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어야 된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당연하다. 누가 골을 넣든 팀이 이기는 것을 먼저 이야기한다. 주장인 (차)두리형도 팀 승리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하시지만 공격수에 대한 부담은 또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윤주태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K리그 서울에서 그만의 스토리들은 계속 쓰여질 예정이다. 20대 중반을 넘어가는 나이대와 남다른 경험을 통해 얻은 침착함, 속 깊은 내면은 앞으로 남은 선수생활에서 윤주태에게는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가 바라는 남은 시간에서의 포부는 그리 크지 않다. 생각보다는 소박하다. 경기를 많이 뛰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그가 원하는 전부였다.

[윤주태] "최대한 많은 경기를 나가고 싶다. 올해는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고 많은 기회를 가지자는 생각으로 나섰다. 대학교 시절부터 평상시에는 시즌마다 리그에서 몇골을 넣어야 겠고 넣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경기에 최대한 많이 뛰고 싶다. 나가고 싶다. 뛰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 일년차에는 부상도 많이 당하고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지만 올 시즌에는 많이 뛰는 것이 목표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윤주태, 박주영, 최용수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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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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