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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본 전반기 인물탐구 ①] '좌완 원탑' 양현종 전성시대

기사입력 2015.07.17 06:33 / 기사수정 2015.07.16 02:15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양현종(27,KIA)이 농익었다. 

'대형 유망주' 양현종은 기대대로 성장했고, 지금은 성숙의 단계에 놓여있다. 지난해 16승 8패 165탈삼진 평균자책점 4.25로 리그 다승 2위, 최다 이닝 7위, 최다 탈삼진 3위, 최저 피안타율 3위(0.253), 퀄리티스타트 2위(17번) 등 주요 부문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양현종은 올해 한단계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명실상부 KIA 타이거즈의 '에이스'이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 중 한명으로 자랐다.


◆ 잔류 

2007년 프로에 입단해 자격 요건을 채운 양현종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포스팅에 도전했다. 비공개 입찰로 진행된 포스팅을 통해 더 넓은 무대에 진출하고 싶은 선수 본인의 의지가 컸다. 구단도 흔쾌히 허락했지만 생각보다 낮은 포스팅 금액이 걸림돌이 됐다. 함께 진출을 선언한 동갑내기 투수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도전이 먼저 미뤄졌고, 양현종도 다음 기회를 노리게 됐다.

마음을 다시 다잡은 양현종은 2년 후 생애 첫 FA 자격을 갖추는 때에 초점을 맞췄다. 신임 김기태 감독과 호흡을 맞추게 된 그는 잔류가 확정된 직후 "제 이름이 아닌, 저희팀 로고에 걸맞게끔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렇게 KIA는 미국에서 복귀한 윤석민과 더불어 든든한 프랜차이즈 투수 2명과 동행하게 됐다.

◆ 25⅓

무려 25⅓이닝 동안 실점하지 않았다. 아웃카운트를 76개를 실점 없이 잡았다. 양현종의 놀라운 연속 무실점 이닝 행진이다. 

5월 17일 광주 두산전 5회를 시작으로 5월 23일 삼성전, 5월 29일 NC전, 6월 4일 두산전까지 3경기 동안 실점이 없었다. 6월 10일 넥센전에서 1회에 2실점하며 행진은 멈췄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 놀랍다. 삼성전 8이닝, NC전 7이닝, 두산전 9이닝 완봉까지. 강팀을 상대로 한 기록이라 더 값지다. 

물론 팀 선배인 서재응이 보유한 44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2012년)에는 못미친다.



◆ 1828일

참 오래 걸렸다. 투수에게 완봉승이란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다. 프로에 있는 동안 한번도 완봉승을 하지 못하고 은퇴하는 숫자가 더 많다. 일단 선발 보직을 가져야 하고, 든든한 수비 지원도 받아야 한다. 완투패와 완투승이 한 끗 차이임을 감안하면 득점 지원은 두 말 하면 잔소리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6월 4일 잠실 두산전은 양현종 인생에 가장 잊을 수 없는 경기 중 하나일 것이다. 이날 양현종은 두산 타선을 9이닝 동안 단 1피안타로 틀어 막았다. 1피안타 완봉승. 절정의 컨디션을 가감없이 보여준 경기였다. 

벌써 프로 9년차인 양현종이지만 완봉승은 이번이 통산 두번째였다. 지난 2010년 6월 2일 대구 삼성전 이후 1828일이 필요했다.

◆ ERA. 1

현재까지 양현종은 리그에서 유일하게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는 투수다. 물론 규정 이닝을 채웠다는 기준이 적용된다. 15일 기준으로 1.78. 평균자책점 2위인 NC의 에릭 해커가 3.09이고 이후 상위권 투수들이 대부분 3점대 중후반에 머물러 있다. 양현종의 기록은 독보적이다. 

시즌 초반부터 행운까지 따르면서 실점이 줄었던게 1점대 평균자책점을 지킬 수 있었던 계기다. 이미 페넌트레이스가 반환점을 지난 만큼, 양현종이 마지막까지 1점대를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가장 최근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투수는 류현진(현 다저스)이다. 만약 200이닝과 1점대 평균자책점을 동시에 달성하게 된다면 91년 선동열 이후 24년만의 기록이 된다. 

◆ only one

올해도 양현종은 외로웠다. KIA의 팀 사정상 1선발 양현종에게 부담이 기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외국인 투수 2명 중 필립 험버가 부진하면서 조쉬 스틴슨과 외롭게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켰다. 

◆ 통증?

7월초 급작스런 소식에 KIA 코칭스태프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난달 27일 두산전에서 6⅓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던 양현종이 4일 수원 kt전에서는 1⅓이닝 만에 강판됐다. 2회 '백투백 홈런'을 허용하는 등 평소의 모습이 아니었다. kt전 등판 이전부터 어깨의 뻐근함을 호소했던 양현종은 왼쪽 회전근 통증으로 휴식기를 가졌다. 열흘간 재충전 시간을 갖고 16일 LG전에 등판했지만 그사이 팀 성적이 크게 나빠졌다. 물론 KIA로서는 양현종이 별 탈 없이 복귀한 것만으로도 호재였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양현종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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