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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e스토리] '스타2의 남자' 고인규, 공허의 유채꽃을 떠나보내며

기사입력 2015.07.07 05:47 / 기사수정 2015.07.07 05:47

박상진 기자

(※엑스포츠뉴스에서는 매주 e스포츠와 게임, 그리고 IT에 관한 사람과 이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박상진의 e스토리'를 연재합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엑스포츠뉴스=박상진 기자] 스타크래프트2 출시 이후 많은 중계진이 시청자들과 호흡하며 방송을 진행했다. 스타크래프트2 출시 5년이 되어가는 지금, TV나 스마트폰을 통해 볼 수 있는 스타크래프트2 방송 중 가장 많이 만나는 사람은 스포티비 게임즈 고인규 해설이다.

고인규 해설은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프로리그에서, 매주 목요일에 스타리그에서 스타크래프트2 리그 해설을 한다. SK텔레콤 T1 소속 프로게이머 출신인 고인규는 군대 전역 후인 2013년 4월 22일 스포티비 게임즈를 통해 해설로 데뷔했다.

그 후로 2년이 지난 2015년 7월, 고인규는 시청자들에게 인정받는 해설 중 한 명이다. 또한 매주 수요일 현재 비공개 베타 테스트 중인 스타크래프트2 확장팩 '공허의 유산'으로 방송하는 '공허의 유채꽃' 프로그램을 통해 또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 앞에 나섰다.

공허의 유채꽃 종영을 앞두고 고인규 해설을 만나 스타크래프트2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의 말처럼 인터뷰 내내 스타크래프트2를 사랑하는 그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인터뷰에 앞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스포티비 게임즈에서 스타크래프트2 관련 방송을 모두 진행하는 고인규라고 한다."

매주 3~4일 방송을 하는데 힘들지 않나?

"전속 계약이 아닌 프리랜서라 일한 만큼 보수를 받는다. 그래서 마음 같아서는 1년 365일 다 일하고 싶다. 리그 해설도 좋지만 다양한 방송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래서 예능도 가리지 않고 출연한다."


고인규 해설은 현재 국내에서 개인 리그와 팀 리그 모두 중계하는 유일한 해설이다. 두 리그의 해설진 차이가 있다면.

"내가 느끼기에는 중계 분위기가 다르다. 프로리그는 나와 채민준 캐스터, 유대현 해설이 진행하고, 스타리그는 성승헌 캐스터와 이승원 해설, 그리고 내가 함께한다.

프로리그는 이미 3년째 방송을 진행 중이다. 그만큼 분위기에 적응되었다. 그러나 스타리그는 올해 처음 맡았다. 그리고 같이 진행하는 두 형이 나와 경력 차이가 많이 나는 선배이니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중계를 보기에도 프로리그 방송 때는 가볍고 경쾌한 느낌을 받는다.

"그렇다. 프로리그를 중계하는 중계진이 즐겁고 화목한 분위기를 좋아한다. 유대현 해설은 같이 있으면 나도 유쾌하고 즐거운 에너지를 받는다. 그런 점이 좋다.

채민준 캐스터 역시 다른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사람을 피하지 않는다. 아마 셋 중에 내가 제일 재미 없을 거다. 하지만 두 형이 즐겁고 유쾌한 분위기를 잘 만들어 주기에 시청자들도 가볍게 받아들이는 거 같다."

반면 스타리그는 전문적이고 진지한 분위기이다.

"처음 스타리그 중계진이 모였을 때 성승헌 캐스터가 프로리그와 다른 모습으로 가는 것이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했다. 진지하고 조금 더 전문적인 방송 분위기를 제안했고, 스타리그 중계진의 색이 되었다. 성승헌 캐스터와 이승원 해설은 e스포츠 방송을 오래 진행했다. 그만큼 느껴지는 무게가 다르다.

프로리그와 스타리그는 같은 스포티비 게임즈에서 진행하는 스타크래프트2 리그지만 서로 다른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같은 종목을 다양한 분위기에서 중계할 수 있어 나에게 좋은 경험이 됐다."


'공허의 유채꽃'이라는 스타크래프트2 예능 프로도 진행하고 있는데, 처음 제안받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예전부터 스타크래프트2에도 예능 프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성공했던 이유 중 하나는 정규 리그를 뒷받침해준 예능 프로가 있었기 때문이다.

MBC 게임의 스무도(스타 무한도전)이나 온게임넷의 스타 뒷담화 같은 프로를 통해 게임이나 리그, 그리고 선수에 대해 가볍게 접할 방법이 있었다. 스타크래프트2에도 예능이 필요한 시기였는데, 정말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를 듣자마자 승낙한 건가?

"회사에서 이야기를 듣자마자 수락했다. 스타크래프트2 관련 일은 시키면 무조건 한다. 내 능력이 부족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스타크래프트2의 흥행에 도움이 된다면 해야 하는 거니까. 정말 기뻤다."

같이 방송을 진행하는 채민준 캐스터나 유대현 해설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두 형도 스타크래프트2를 정말 좋아한다. 둘 다 고민 없이 승낙했다. 방송뿐만 아니라 GSL이나 해외 대회가 있다면 카카오톡, 혹은 스카이프를 통해 계속 이야기를 하면서 경기를 본다. 팀플도 셋이 같이할 정도로 사이가 좋아 당연히 셋이 같이 방송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방송 중 재미있는 벌칙이 많이 나오는데, 직접 당해보니 어떤지.

"시청자들이 방송을 보면서 게시판에 누가 벌칙을 받을지 투표한다. 아무래도 민준이 형이 못하니까 자주 걸린다. 나야 가벼운 벌칙을 몇 번 받았지만, 민준이 형은 여장이나 분장 같은 벌칙에 자주 걸린다.

민준이 형은 벌칙을 당하는 게 아니라 벌칙을 즐긴다. 여장도, 분장도 너무 잘 살린다. 원래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하는 걸 좋아하는 형이다. 그래서 시청자를 즐겁게 할 수 있다면 벌칙도 마다하지 않는다."

매주 공허의 유채꽃 방송을 통해 공허의 유산을 플레이한다. 공허의 유산도 많이 플레이 했을 텐데, 어떤 느낌인가?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 군단의 심장보다 게임이 어려워졌다. 유닛마다 다뤄야 할 기술이 늘었다. 최근 다른 게임들은 전부 조작이 쉬워지고 있다. 하스스톤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도 간단하고 쉬운 조작을 바탕으로 깊이 있는 전략과 전술로 팬들을 끌어들었다.

하지만 공허의 유산은 반대로 가고 있다. 게임 진입 장벽이 높다. 이미 이야기했지만, 모든 유닛에 스킬이 생기고 기지의 자원은 빨리 바닥난다. 블리자드에서 지향하는 목표가 있겠지만, 나는 일반인들이 쉽게 즐길 수 있어야 사랑받는 게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공허의 유산은 너무 어렵다. 프로게이머 출신인 나조차도 정신이 없을 정도다."


이번에 새로 추가된 '집정관 모드'가 게임의 난이도를 낮춰주지 못하나?

"집정관 모드가 추가되지만 메인 콘텐츠가 될 수 없다. 일종의 공식 유즈맵, 혹은 아케이드라 생각한다. 물론 스타크래프트 시절 유즈맵인 '생산과 컨트롤'이 정식 게임 모드로 생긴 것은 환영할 일이다.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팀플도 활성화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직 비공개 베타 테스트 중이지만 팀플을 하는 사람이 너무 적다. 새로운 것을 추가하는 것도 좋지만, 기존 콘텐츠도 신경을 써 줬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고인규 해설을 사랑하는 팬들과 공허의 유채꽃 시청자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신도림에서 처음 프로리그를 중계할 때에는 스타크래프트2를 살려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그러나 이제 생방송으로 예능 프로를 진행한다는 건 예전보다 분위기가 많이 좋아진 거라 생각한다. 팬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분위기가 바뀌었고, 그 결과 공허의 유채꽃이 탄생한 거다.

10주라는 시간이 금방 지나갔기에 아쉬움도 크다. 생방송으로 예능 프로를 처음 해보니 마음대로 되지 않더라. 하지만 유대현, 채민준 두 형의 도움으로 재미있게 방송을 진행했다. 정말 재미있는 방송이었고,  좋은 추억으로 남을 거 같다.

또 다른 프로그램으로 스타크래프트2 팬들을 만났으면 좋겠다. 그 전까지 개인 방송으로라도 스타크래프트2 팬들을 자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박상진 기자 valle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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