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대(오른쪽) 유연성(왼쪽) 조가 2014 인천아시안게임 준결승 2단식에서 대만 조를 꺾고 인사를 하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인천, 조영준 기자] 인천 아시안게임 배드민턴이 열리는 경기장에 부는 에어컨 바람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지난 21일 한국 남자대표팀은 단체전 8강에서 일본을 만났다. 양 팀은 5시간이 넘는 혈투를 펼쳤다. 접전 끝에 한국은 일본을 3-2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 경기에 대해 일본의 일간지 요미우리 신문은 의혹을 제기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22일 일본 배드민턴 대표팀 1단식 주자 타고 겐이치의 말을 인용해 경기장 내 에어컨으로 인한 바람 문제를 제기했다.
이 신문은 “1세트는 바람이 불지 않았다. 그러나 2세트에서 타고에게 역풍이 덮쳤다. 코트를 바꾼 뒤 3세트에서는 풍향이 바뀌어야 하지만 에어컨을 의도적으로 조작한 탓인지 다시 역풍이 불었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에어컨 조작이 의도적으로 일어난 것은 아닌지에 의문을 품었다. 일본 배드민턴협회는 일본올림픽 위원회(JOC)에 이 문제를 보고한 뒤 차후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이러한 일본의 항의에 대해 한국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의 관계자는 "경기장 안에서 풍향을 의도적으로 바꾸는 일은 있을 수도 없고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인천 현장에서 취재 중인 중국의 난징신문 취재진은 "일본이 주장한 일은 불가능하다"고 말한 뒤 "하지만 배드민턴 대회마다 이런 지적이 꾸준하게 나온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었다.
실제로 배드민턴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에서 '바람 문제'는 심심치 않게 거론됐다. 배드민턴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많은 국제대회가 개최된다. 더운 날씨로 인해 실내 경기장에서 에어컨을 트는 일은 흔하다.
문제는 배드민턴이 가벼운 셔틀콕을 사용한다. 셔틀콕은 바람의 영향을 유독 많이 받기 때문에 경기장 안의 에어컨 바람도 민감한 문제로 작용한다. 셔틀콕이 에어컨 바람의 영향을 받지않는 적정 온도는 24~26도다. 경기장은 이러한 적정 온도를 맞추기 위해 에어컨 강도를 조절한다.
하지만 인천아시안게임에 열리는 계양체육관의 에어컨 바람은 유독 강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 이용대(삼성전기)는 "이곳(계양체육관)은 배드민턴 전용 경기장이 아니기 때문에 에어컨 바람은 물론 조명도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른 경기장에서도 이러한 영향은 받는다. 더운 나라에서 열리는 대회일 수록 바람의 영향은 강하다. 이곳의 바람도 강한 편"이라고 덧붙었다.
하지만 이용대는 모두 똑같은 조건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바람 문제는 우리도 똑같이 영향을 받는다. 관중들이 많고 더위 때문에 민원이 많아져서 그런지 에어컨 바람이 강하게 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