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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클로즈업 V] 김연경, 유럽 리그에서 통할 수 있는 이유

기사입력 2011.05.12 07:14 / 기사수정 2011.05.12 09:27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유럽리그에서 제가 가질 수 있는 경쟁력은 큰 신장을 갖춘 동시에 서브리시브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공격과 서브리시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지 않은데 이 점을 십분 활용할 생각이에요."

'한국 여자배구의 간판' 김연경(22)이 유럽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 2년 동안 일본 리그에서 활약하며 좋은 성적을 올린 김연경은 유럽 시장에 도전할 예정이다.

지난 13일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에서 입국한 김연경은 "이번 달 안에 거취를 결정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몇몇 유럽 팀에서 오퍼를 받은 김연경은 소속 구단인 흥국생명과 함께 저울질을 하고 있다.

김연경은 지난 시즌, JT마베라스에서 활약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득점(696점) 1위, 공격성공률 3위(47.7%)를 올리며 정규리그 MVP에 올랐다. 일본리그에서 이루고 싶은 것을 모두 달성했고 좀더 넓은 무대에 도전하는 일만이 남았다.

세밀한 일본리그의 경험을 통해 다져진 기량 향상

일본 배구는 세밀한 분석과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김연경은 "일본 배구는 정말 세밀하다. 워낙 분석이 많기 때문에 매번 전략을 바꾸고 공격 방향도 변화를 줘야한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강타와 연타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장점이 있다. 또한 상대의 빈 코트를 미리 읽고 공략하는 능력도 갖췄다. 높이와 스피드뿐만이 아닌, 뛰어난 기교까지 갖춘 김연경은 일본 배구의 정밀한 시스템에 녹아들면서 한층 공격 패턴이 다양해졌다.

세밀한 일본 배구와 비교해 유럽 배구는 힘과 높이를 추구한다. '올라운드 플레이어'인 김연경이 공격과 서브리시브를 모두 소화해 낸다면 유럽리그에서 경쟁력을 다질 수 있다.

일본 배구는 국내와 마찬가지로 수비를 중요시한다. 전위에 올라서면 공격과 블로킹으로 상대방을 공력하고 후위로 빠지면 서브리시브와 디그로 수비에 적극 가담하는 김연경의 장점은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빛을 발휘했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몰린 터키와 아제르바이잔에 진출하고 싶다

현재 세계적인 배구 선수들이 몰리고 있는 무대는 이탈리아가 아니다. 예전부터 프로배구의 '메카'는 이탈리아 리그로 통했지만 현재는 리그 자체의 레벨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세계 최고의 몸값을 받는 배구 선수들은 모두 터키로 향하고 있다. 터키 리그는 어느새 이탈리아와 러시아, 그리고 그리스 등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배구 리그로 급부상했다.

현재 여자배구 선수 중에서 최고의 연봉을 받는 이는 브라질의 '명 세터'인 포팡이다. 브라질 선수 외에 러시아의 주전 선수들도 터키에서 활약하고 있다.

또한 터키 옆에 있는 작은 나라인 아제르바이잔도 프로배구의 중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리듬체조의 강국'인 아제르바이잔은 최근 배구 리그의 투자가 확충되면서 배구 선수들이 선호하는 리그로 급부상하고 있다.

김연경은 "조건이 맞는다면 어느 나라든 괜찮지만 세계적인 선수들이 많이 모인 리그에서 경쟁하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그동안 조혜정 전 GS칼텍스 감독 이후, 유럽리그에 진출해 활약한 여자 배구 선수는 없었다. 김연경이 최고의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는 리그에서 경험을 쌓는다면 본인의 기량 향상과 한국 배구 발전에 모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연경은 그동안 많은 국제무대에 출전해 활약하지 못했던 아쉬움도 말했다. "국가대표로 활약해 좋은 성적을 올리면 더욱 눈도장을 찍을 수 있었겠지만 일본 리그에서 활약한 점이 더욱 어필한 것 같다"는 말을 남겼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여자배구는 아깝게 금메달을 놓쳤다. 그러나 김연경은 공수주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아시아 최고의 올라운드 플레이어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한창 성장할 20대 초반 때 무릎 수술을 지속적으로 받은 점이 김연경의 상승세에 제동을 걸었다. 192cm의 신장과 빠른 스피드, 여기에 탁월한 기교까지 갖춘 김연경은 부상만 없다면 유럽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 김연경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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