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올해 백상예술대상 역시 재치있고 뭉클한 수상 소감들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감동과 웃음을 준 스타들의 말들을 모아봤다.
13일 JTBC를 통해 제57회 백상예술대상이 생중계 됐다. 신동엽과 수지가 MC를 맡은 가운데 시상식은 코로나19로 여파로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영화부문과 TV부문의 대상은 '자산어보' 이준익 감독과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은 유재석에게 돌아갔다. 영화 작품상은 '삼진그룹 영어토익반'(감독 이종필)이, 드라마 작품상은 JTBC '괴물'이 차지했다. '괴물'은 김수진 작가의 극본상과 신하균의 남자최우수연기상까지 수상하며 3관왕을 달성했다. 백상연극상은 성소수자 문화를 소재로한 '우린 농담이 (아니)야'가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 홍경 "송중기 선배님이랑 같은 스타일리스트 실장님, 기억 안 나"
영화 '결백'으로 영화부문 남자신인상을 수상한 홍경은 함께 고생한 스태프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눈물을 흘리던 중 한 사람의 기억이 나지 않는지 머뭇거렸다. 이어 "송중기 선배님이랑 같은 스타일리스트 실장님인데 생각이 안 난다"며 울먹여 웃음을 자아냈다.
'결백'에서 자폐 장애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홍경은 "선배님들 만큼 인생의 경험은 많이 없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밀레니엄 세대 중 한 명으로서 제가 겪은 성장통을 작품 속에 잘 녹여내고 제 색채를 잘 펼쳐나가겠다. 극 중에서 사회 소수자를 연기하면서 모르는 것들을 배워가고 알아나갈 수 있었다. 좋은 경험이었고, 앞으로 이런 마음으로 겸손하게 연기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오정세 "서예지에게도 고마워…범준아 놀이공원 다시가자"
지난해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으로 TV부문 남자조연상을 수상했던 오정세는 올해 시상자로 참석했다가 후보에 이른 자신의 이름을 호명, 2년 연속 수상하는 독특한 풍경을 연출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자폐 장애를 가진 문상태 역을 연기한 오정세는 "조연은 주연을 돕는 역할이라 '도울 조' 자를 쓴다. 하지만 사실 그 반대인 것 같다. 주연은 알아서 잘 하는데 조연은 주연이 도와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사랑하는 동생 문강태(김수현 분)의 눈만 봐도 가슴이 뜨거워졌다. 덕분에 좋은 연기를 하게 해줘 고맙다. 고문영(서예지) 작가에게도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고 김수현과 서예지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사이코지만 괜찮아' 전 작품이 '스토브리그'였다. 그 작품이 끝날 때쯤 코로나19가 시작됐다. 우리 모두는 긴 스토브리그를 걸어가고 있는 것 같다"며 "(코로나19가 끝나고) 새 시즌이 시작되면 '범준아 놀이공원 다시가자'고 말하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앞서 오정세는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방송 중이던 지난해, 자신의 팬이라고 밝힌 첼리스트 배범준 씨를 실제로 만나 서울의 한 놀이공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미담으로 화제를 모았다. 당시 오정세는 자폐 장애가 있는 범준 씨를 만나기 위해 헤어스타일과 의상, 말투까지 극중 캐릭터인 문상태로 변신한 것이 알려져 감동을 더했다.
▲ 신동엽 "박나래, 최근 마음고생 다이어트로 살 빠져"
TV부문 남녀예능상 전년도 수상자인 박나래는 유재석과 함께 시상자로 모습을 드러냈다. MC 신동엽은 "박나래 씨와는 프로그램을 같이 하고 있다. 여러 다이어트를 했는데도 안 됐는데 최근에 마음고생 다이어트로 살이 빠졌다"고 말하며 최근 성희롱 논란을 언급했다.
이에 박나래는 "과학을 이기는 방법이 따로 있더라"며 "두 분의 훈훈한 말씀에 진땀이 난다"고 어쩔 줄 몰라 했다.
▲ 이병헌·전도연 "이틀 전 갑자기 떠난 故 이춘연 대표, 마음 무거워"
이병헌과 전도연은 영화부문 최우수연기상 시상자로 등장했다. 이병헌은 "영화를 처음 시작하던 90년대 중반부터 영화에 대한 꿈과 자긍심을 심어주셨던 분이 계셨다. 그분이 씨네2000의 대표이자 영화인회의 이사장으로 계셨던, 한국 영화계의 큰형님, 대들보 같았던 이춘연 대표님이셨다. 이틀 전에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되셨다"며 "이 자리를 빌려서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전도연은 "영화계 일이라면 대소사를 가리지 않고 어디든 참석하셨다"며 "이 자리에 계셨으면 기뻐해 주셨을 텐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이병헌은 "기쁜 일로 왔는데 마음이 무거운 건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 봉준호 "매일 같이 열심히 노동 중, 오늘도 시나리오 쓰다가 왔다"
지난해 '기생충'으로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대상을 수상했던 봉준호 감독은 이날 영화부문 대상 시상자로 모습을 드러냈다. 봉준호 감독은 "작년 시상식 때 '기생충' 수상했는데 참석하지 못해서 죄송했다. 금년에 시상할 수 있게 돼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봉준호 감독은 차기작으로 '심해 생물과 인간들이 얽혀있는 드라마'를 소재로 한 한국 애니메이션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이날 홍정도 중앙일보 JTBC 사장이 언제쯤 차기작을 만날 수 있냐고 묻자, 봉준호 감독은 "정확한 날짜는 모르겠으나 매일같이, 열심히 노동하고 있다. 오늘도 시나리오를 쓰다가 이 자리에 왔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코로나19로 어려운 제작 상황을 언급하며 "그래도 멋진 작품들이 많았다. 먼 훗날 돌이켜보면 보석 같은 작품이 많았던 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고 의미를 되짚었다.
다음은 제57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수상자(작) 명단.
▲ 대상 : 유재석
▲ 드라마 작품상 : JTBC '괴물'
▲ 백상 연극상 : '우리는 농담이(아니)야'
▲ 여자 최우수 연기상 : 김소연 ('펜트하우스')
▲ 남자 최우수 연기상 : 신하균 ('괴물')
▲ 연극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 : 이봉련 ('햄릿')
▲ 연극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 : 최순진 ('우리는 농담이(아니)야')
▲ 연출상 : 김철규 감독 ('악의 꽃')
▲ 틱톡 인기상 : 서예지, 김선호
▲ 교양 작품상 : KBS 1TV '아카이브 프로젝트 - 모던 코리아2'
▲ 예능 작품상 : MBC '놀면 뭐하니?'
▲ 여자 예능상 : 장도연
▲ 남자 예능상 : 이승기
▲ 여자 조연상 : 염혜란 ('경이로운 소문')
▲ 남자 조연상 : 오정세 ('사이코지만 괜찮아')
▲ 젊은 연극상 : 정진새 ('2021 대학수학능력시험 통합사회탐구 영역' 작,연출)
▲ 극본상 : 김수진 ('괴물')
▲ 예술상 : 조상경 ('사이코지만 괜찮아' 의상)
▲ 여자 신인연기상 : 박주현 ('인간수업')
▲ 남자 신인연기상 : 이도현 ('18어게인')
다음은 제5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수상자(작) 명단.
▲ 대상 : 이준익 감독 ('자산어보')
▲ 작품상 :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 남자 최우수 연기상 : 유아인 ('소리도 없이')
▲ 여자 최우수 연기상 : 전종서 ('콜')
▲ 감독상 : 홍의정 ('소리도 없이')
▲ 남자 조연상 : 박정민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 여자 조연상 : 김선영 ('세자매')
▲ 각본상(시나리오상) : 박지완 감독 ('내가 죽던 날')
▲ 신인 감독상 : 윤단비 감독 ('남매의 여름밤')
▲ 예술상 : 정성진·정철민 ('승리호' VFX)
▲ 남자 신인 연기상 : 홍경 ('결백')
▲ 여자 신인 연기상 : 최정운 ('남매의 여름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틱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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