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은영 기자] 박세리가 과거 박지은, 한희원 등 동료들의 은퇴 속 힘들었던 감정을 털어놨다.
지난 4일 방송된 MBC '쓰리박 : 두 번째 심장'(이하 '쓰리박')에서 박지은, 한희원, 유동훈 프로가 세리테이블을 방문했다. 박지은과 한희원은 함께 뛰었던 동료이며, 유동훈 프로는 박세리가 은퇴 후 첫 캐디를 한 선수이기도 하다. 박세리는 손님들을 앉혀놓은 뒤, 정성이 가득한 콩 빈대떡, 돼지갈비찜, 고추장찌개 등 한 상 가득 차려냈다.
박세리는 동생들이 식사하는 모습을 보며 잔뜩 긴장했다. 박지은은 "맛있다"며 "고추장찌개가 잘못하면 짠데, 정말 맛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박세리가 서리태 간장을 직접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깜짝 놀랐다.
식사를 하던 한희원은 박세리에 대해 "음식할 때 1인분을 못 한다. 많이 한다. 올랜도에 놀러갔을 때 팬트리를 열고 깜짝 놀랐다. 작은 한국 슈퍼였다"면서 "TV를 보니까 한국에서도 똑같은 모습이더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박지은은 이어 "대회를 나가면 숙소에서 한 일주일 정도 있는데, 보통 다른 선수들은 숙소에서 짐 풀고, 나가서 먹고 퍼진다. 그러면 언니는 가장 먼저 슈퍼에 간다. 마트를 털어 온다"며 "왜 이렇게 사놓느냐고 물었더니 '안 먹어도 있어야 한다'더라. 그 모습이 10~20년 뒤 방송에서 나오니까, 사람들이 다 진짜냐고 묻더라"고 웃었다.
박지은은 박세리와의 라이벌 구도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박지은은 "2000년대 초반 언론에서 라이벌처럼 프레임을 만들어놓았다. 당시 나는 부잣집 딸이라서 싸가지가 없고, 재수가 없고, 열심히 하지도 않는 데다 헝그리 정신이 없다고 하더라. 그렇게 많이 까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지은은 "나도 손 부르터가며, 코피 흘리며 연습해 간건데 1등을 해도 욕 먹었다"면서 "나비스코 우승 했을 땐 '나 좀 떴다'는 마음으로 한국으로 돌아갔는데, 그때 세리 언니의 우승 소식이 들려온 거다. '명예의 전당' 입회 자격을 획득한 대회라, 기자들이 모두 언니한테 갔다"고 말했다.
박세리는 이날 과거 이야기를 하면서 울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함께 골프를 치던 동료들이 하나, 둘 은퇴를 하는 상황 속에서 그들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한 것이 못내 마음에 남았기 때문이다.
한희원은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대회에 가면 만날 수 있는 친구들이 하나 둘 없어지니까 서운한 마음이 있었나 보더라. '나만 혼자 남았네'라는 말을 많이 했다. 외로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세리는 인터뷰를 통해 "같은 선수로서, 같이 힘들고, 같은 길을 걸어가며 싸워왔다. 그런데 언제나 함께할 거라 생각했던 친구들이 하나, 둘 은퇴한다고 하니까 '서로 밥 한 번 편하게 먹는 게 그렇게 힘들었던 건가' 그런 아쉬움과 미안함이 더 앞섰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enter@xportsnews.com / 사진=MBC 방송화면
유은영 기자 y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