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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피, 책임감 느껴"...'조선구마사' 감독·작가→배우들, 역사 왜곡 사과 [종합]

기사입력 2021.03.27 22:50 / 기사수정 2021.03.27 21:57


[엑스포츠뉴스 오수정 기자] 역사 왜곡 논란으로 방송 2회만에 폐지하게 된 '조선구마사'의 연출을 맡은 신경수 감독, 박계옥 작가와 주연 배우들이 공식 사과했다. 

지난 22일 첫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가 방송과 동시에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기대작으로 꼽히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등 순항을 시작하는 듯 보였으나, 작품 곳곳에 있던 역사 왜곡 문제가 '조선구마사'의 발목을 제대로 잡으며 한순간에 논란작으로 추락했다.  

대중은 조선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면서 드라마의 한 장면으로 등장한 술집의 소품은 죄다 중국풍에다가, 월병과 피단 등 중국 음식으로 가득 차려진 술상을 보고 기겁했다. 그리고 국무당 도무녀의 의복 역시도 중국풍이었고, 드라마 배경 음악도 중국의 전통악기인 고쟁을 사용한 음악이었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대중은 이같은 장면을 더욱 예민하게 받아들였다. 

뿐만아니라 태종 이방원을 환시와 환청에 홀려 선량한 백성을 살해하는 폭군으로 그렸고, 훗날 세종이 되는 충녕대군을 비롯해 최영장군도 역사적 사실과는 다르게 표현하면서 인물을 폄하했다. 이에 대중은 분노했고, 분위기가 심상치않음을 인지한 많은 기업들이 '조선구마사' 제작지원 및 광고에서 줄줄이 발을 빼며 손절했다. 

그러자 방송사와 제작사 측은 대중에게 사과, 방송 2회만에 폐지라는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대중은 역사 왜곡이 심각한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에게도 책임을 돌렸다. 

이에 드라마 폐지 결정 하루가 지난 오늘(27일) '조선구마사' 출연 배우 중에서는 처음으로 장동윤이 사과했다. 장동윤은 "일단 변명의 여지가 없다. 대단히 죄송하다. 이번 작품이 이토록 문제가 될 것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다. 그것은 제가 우매하고 안일했기 때문이다. 창작물을 연기하는 배우의 입장에서만 작품을 바라봤다. 사회적으로 예리하게 바라보아야 할 부분을 간과했다. 큰 잘못"이라며 자신의 잘못도 있음을 인정했다. 

이어 "개인이 도덕적인 결함이 없으면 항상 떳떳하게 살아도 된다는 믿음으로 나름 철저하게 자신을 가꾸려 했다. 그런데 정작 일과 관련된 부분에서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 발생해 많이 반성하고 있다. 대중의 사랑과 관심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고 있다. 너그러이 생각해주신다면 이번 사건을 가슴에 새기고 성숙한 배우로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면서 거듭 사과했다. 

장동윤에 이어 이유비 역시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유비는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할까, 할 수있는 게 무엇일까,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고 하나씩 이루어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시점에 만난 작품이었다. 기존에 하지않았던 캐릭터를 표현하는 저 자신만을 욕심냈던 것 같다. 역사 왜곡 부분에 대해 무지했고 깊게 생각하지 못한 점 반성한다. 앞으로 폭넓은 시야로 작품에 임하는 연기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박성훈도 "창작과 왜곡의 경계에 대해 올바르게 판단하지 못했다. 그저 배우로서의 소임은 연기에 진심으로 다가서 주어진 캐릭터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어리석고 모자란 생각이었다. 이런 상황이 돼서야 저의 어리석음을 깨달은 것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다. 이로 인해 받는 질타는 달게 받겠다. 사안의 심각성과 배우에게도 역사적 인식과 사회적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지 뒤늦게 깨닫고 있다. 이번 기회로 신중한 자세로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하는 배우로 거듭나겠다"고 전했다. 

감우성도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더욱이 대중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배우로서 보다 심도 있게 헤아리지 못해 실망감을 안겨드린 점 역시 송구스러운 마음이다. 허구의 스토리라 하더라도 실존 인물을 통해 극을 이끌어 가야 하는 배우로서 시청자분들게 역사왜곡으로 비춰질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했다. 각자 맡은 역할만을 소화하다 보니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였고, 이로 인해 금번의 드라마 폐지에 이른 점, 드라마 제작에 참여한 일원으로서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정혜성 역시도 "개인을 너머 국민으로써, 무엇보다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고 제가 참여한 작품이 대중들에게 줄 영향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못한 저의 부족함이다. 저의 부족함으로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정말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정확한 역사의식을 갖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 더욱더 성숙한 배우이자 사람이 되겠다"고 사과의 말을 전했다. 

'조선구마사'가 역사 왜곡으로 논란일 때 눈치없이 드라마 홍보글을 올렸던 김동준도 "어떤 방식으로든 가볍게 다루어서는 안되는 역사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 부족하고 무지했다는 변명으로 용서 받고 되돌릴 수 없음을 알고 있기에 다시는 이같은 일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항상 배우고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금새록은 자필 사과문을 통해 "많은 분들께서 드라마 '조선구마사'의 문제점들에 대해 적어주신 글들을 빠짐없이 읽어보며 배우로서 부족했던 제 모습에 대해 되돌아보게 됐다. 작품을 선택할 때 충분한 점검과 검토를 통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작품 속 역사왜곡에 대한 문제 점을 인지하지 못한 채 출연을 결정을 했다. 그로 인해 여러분들께 많은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 이 순간을 잊지 않겠다. 앞으로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선택하며 책임감 있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서영희는 "창작물이지만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데 있어 역사 왜곡의 부분을 인지하지 못했던 점, 또 무지했던 점 죄송하다. 대중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직업을 가진 한 사람으로서 그 무게감을 간과했고 신중하지 못했다. 시청자분들,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서 느끼셨을 실망감에 죄송하다는 말씀 전하며 이번 일로 해주신 말씀 깊이 새기고 또 새기겠다. 앞으로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갖기 위해 매진하고 심도 있게 작품을 바라보고 선택하는 성숙한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선구마사' 연출을 맡은 신경수 감독도 사과했다. 신 감독은 "최근 불거진 여러 문제들에 대해 모든 결정과 최종 선택을 담당한 연출로서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시청자분들께 사죄드리고자 한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역사 속 인물들의 실명을 쓰면서 인물의 스토리구성이나 표현에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였어야 함에도 그러지 못했다. 이에 책임감을 느끼고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잘못은 모두 자신에게 있다면서 "드라마의 내용과 관련한 모든 결정과 선택의 책임은 연출인 제게 있습니다. 스태프와 배우들은 저를 믿고 따랐을 뿐"이라며 "시청자들께서 우려하시는 것처럼 편향된 역사의식이나 특정 의도를 가지고 연출한 것이 아님을 말씀드리고 싶다. 문제가 되었던 장면들은 모두 연출의 부족함에서 비롯한 것이다. 방송에 대해 여러 소중한 의견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충고와 조언 잊지 않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끝으로 '조선구마사'를 집필한 박계옥 작가는 "저의 사려 깊지 못한 글쓰기로 지난 며칠 동안 시청자 여러분께 깊은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드라마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데 있어서 가장 맨 앞에 서 있는 작가로서 지난 잘못들을 거울삼아 더 좋은 이야기를 보여 드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안일하고 미숙한 판단으로 오히려 시청자 여러분들께 분노와 피로감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 속 큰 족적을 남기셨던 조선의 건국 영웅 분들에 대해 충분한 존경심을 드러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판타지물이라는 장르에 기대어 안이한 판단을 한 점에 대해서도 크게 반성하고 있다"면서 "많은 시청자 분들께서 염려하시고 우려하셨던 의도적인 역사왜곡은 추호도 의도한 적이 없었으나, 결과적으로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남긴 점 역시 뼈에 새기는 심정으로 기억하고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nara777@xportsnews.com / 사진= SBS

오수정 기자 nara77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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