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방송인 홍석천이 고(故) 변희수 전 하사를 언급하며 자신의 커밍아웃 당시를 회상했다.
홍석천은 1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홍석천TV'에 '마음속 이야기(위로)'라는 제목의 새 영상을 업로드했다.
이날 홍석천은 "제가 커밍아웃을 한 지 벌써 21년이 됐다. 제가 커밍아웃을 한 후에 몇몇분이 커밍아웃을 했는데, 그중에 한분이 어제 자살했다는 소식을 뉴스를 통해 들었다"고 운을 떼며 고 변희수 전 하사를 언급했다. 고 변희수 전 하사는 군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한 뒤 강제 전역 처분을 받았고, 이후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홍석천은 "20년 전의 나보다 더 힘든 길을 가겠구나. 군대라는 특수한 조직에서 저렇게 용기를 낸다는 게 정말 힘들 텐데라는 생각을 해보고 그녀의 앞날에, 앞으로 그녀가 원하는 데로 갈 수 있을지 불안감도 있었고. 그녀의 선택에 바수를 보내고 응원을 보냈습니다만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을 해보면서 굉장히 미안하기도 하고"라며 "제가 먼저 '봅시다'라고 했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참 미안해지는 밤이었다"고 그를 추모했다.
그러면서 과거 자신의 커밍아웃 당시를 떠올렸다. "2000년도 가을에 커밍아웃을 할 때도 사실은 죽기를 각오하고 커밍아웃을 한 것"이라고 말문을 다시 연 그는 "20대 중반부터 연예계 생활을 시작하면서 점점 사람들한테 알려지고 유명해지고 돈도 많이 벌게 되고, 평범한 20대가 누리지 못하는 많은 걸 누리면서 서른이 된 저 자신이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까. 보수적이지 않나. 20년 전에는 더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참고를 할 수 있는 분도 없었고 조언을 구하면 지인들은 그냥 '숨어서 살아라', '그런 걸 굳이 이야기 할 필요는 없지 않나', '갖고 있는 많은 걸 잃을 수도 있는데' 이런 조언을 들었다"며 "유명하고 많은 걸 얻었지만 거짓된 삶이 행복한 건지 고민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가족들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했던 순간도 있었다"는 홍석천은 "커밍아웃한 지 20년을 훌쩍 넘어가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그래도 성 소수자로서 그래도 조금 내가 살았던 20대, 30대보다는 훨씬 나은 세상이 됐겠거니 생각을 했다. 최근 들어 커밍아웃을 하는 분들, 나보다는 나은 삶을 살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뉴스를 들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저도 잘 모르겠다"고 먹먹한 마음을 전했다.
더불어 "제가 아직까지 살아있는 이유가 저희 아버지, 엄마는 아직도 힘들어 하시지만 아버지도 얼마나 힘드시겠냐. 근데 이제 내색은 안 해서 버티고 있는 것 같다"며 부모님 덕에 힘을 낼 수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앞으로 조금 더 소수자들에 대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고민을 해야겠다. 주변에 젠더 친구들이 꽤 많지만 수술대 위에 올라서 성을 바꾼다는 건 목숨 걸고 하는 거다. 그들에게는 절실한 문제이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 변희수 전 하사를 다시 한번 언급하며 "행복해지고 싶어하는 멋지고 당당하고 용감한 고 변희수 하사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dpdms1291@xportsnews.com / 사진 = 홍석천 유튜브
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