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14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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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트' 최재림 "김호영은 장미꽃다발·김지휘는 수국화, 달라서 좋아요" [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20.06.23 16:04 / 기사수정 2020.06.23 21:47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뮤지컬 ‘렌트’ 속 사랑의 형태는 다양하다. 이들의 사랑 역시 다른 커플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사는 가난한 예술가들의 꿈과 열정, 사랑과 우정, 삶에 대한 희망을 그린 ‘렌트’가 한국 공연 20주년을 맞아 9년 만에 돌아왔다.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La Bohême)’을 현대화한 ‘렌트’는 1996년 미국에서, 2000년 한국에서 초연했다. 12년간 총 5,123회 공연했으며 세계 47개국 25개의 언어로 무대화됐다.

앤디 세뇨르 주니어 연출은 '렌트'의 오리지널리티를 살리며 렌트 정신에 가까운 무대를 선보이려 했다. 1997년 브로드웨이 공연에서 엔젤 역으로 데뷔했고 세계 곳곳에서 뮤지컬 '렌트'의 협력 연출을 맡아왔다. 

최재림은 “연출적인 부분이 굉장히 많이 오픈돼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각 신들이 정확하게 딱딱 떨어지게 연출됐다기보다는 굉장히 섞여 있는 느낌이죠. 앙상블이 항상 나와 있어 무대 위에서 역할이 바뀌고 거지에서 마약상으로 마약상에서 장사꾼으로, 로저, 마크, 조앤 부모님들로 전환이 돼요. 어떤 특별한 공간이 정해져 있기보다는 공간이 계속 변화하면서 다음 장면으로 이어지는 것 등이 오리지널 연출과 가까워요. 연출님이 엔젤을 직접 연기했고 원 연출 작업도 하고 쿠바나 일본 등 다양한 나라에서도 연출했기 때문에 한국에서 만들어졌던 ‘렌트’와는 또 다른 결이 있는 연출을 경험했어요.” 

최재림은 11년 만에 데뷔작 ‘렌트’ 무대에 섰다. 그가 맡은 콜린 역할은 컴퓨터 천재이자 방랑하는 무정부주의자다. 엔젤과의 만남으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제 성격 자체가 좀 무던한 편이에요. 살면서 많은 일이 있었지만 크게 감정이 동요되거나 불같은 사랑을 하거나 개인적으로 나락에 떨어질 것 같은 아픔이나 고통을 많이 겪어보진 않았어요. 오히려 그런 무덤덤한 부분이 콜린으로서 둥글둥글하거나 포용하는 느낌과 맞아떨어지지 않았나 해요. 보이스톤도 잘 맞아요. 콜린의 노래 톤은 마크, 로저, 미미와 조금 다르거든요. 미미는 굉장히 락적이고 날카로운 느낌이라면 콜린은 따뜻하고 둥글둥글한 느낌의 넘버가 있어요. 성악을 전공해 백그라운드가 맞아 떨어진 것 같아요.”

콜린은 엔젤과 남남 커플로 모두 에이즈 환자다. 하지만 서로를 순수하게 사랑한, ‘렌트’ 안에서 가장 행복한 커플이다. 엔젤은 에이즈를 이기지 못하고 콜린의 품에 안겨 죽으며 슬픔을 자아낸다. 엔젤을 통해 진실한 사랑을 알게 된 콜린은 함께한 시간을 추억하며 ‘I'll cover you reprise’를 부른다. 

“오디션 때 앤디 연출이 요구한 게 하나 있어요. 노래를 잘하는 건 알겠으니 정말 당신의 삶에서 소중하게 생각한 사람, 큰 영향을 준 사람, 혹은 이 노래의 말을 전해주고 싶은 사람이 있냐고요. 그 사람에게 나와 함께 삶을 살아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헌정하는 마음으로 해보라고 디렉션을 주셨어요. 돌아가신 할머니를 생각하며 노래를 불렀죠.

상황적으로는 ‘I'll cover you reprise’가 굉장히 슬픈 노래고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간 아픔을 담아서만 하는 노래인 줄 알았는데 접근방식이 180도 다르더라고요. 이 사람에 대한 나의 슬픔을 말하는 노래가 아닌 이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고 네가 떠났지만 네가 내게 준 사랑, 끼친 영향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를 담은 노래였어요. 그래서 당신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찬양하고 싶은지의 시점으로 바뀌었어요. 제 슬픔에 집중하기보다는 떠나간 사람을 위해, 그 사람이 얼마나 밝고 빛났고 소중한 사람이었는지 접근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줬죠.

콜린의 연인 엔젤 역에는 김호영과 김지휘가 출연 중이다. 거리의 드러머로 모두에게 사랑을 깨우쳐준다. 두 배우가 서로 다른 매력을 지녀 호흡하는 재미가 있단다.

“호영이 형은 원체 사람이 화려하고 상대 배우에게 건네는 에너지가 커서 그걸 받는 재미가 있어요. 저도 같이 에너지에 합류하면서 케미스트리가 좋고요. 김지휘 배우님은 사슴 같은 눈을 초롱초롱 떠요. 화사한데 차분한 매력이 있다고 해야 할까요. 호영이 형의 연기가 장미꽃다발 같다면 지휘 배우는 수국화처럼 몽글몽글한 케미스트리가 뿜어져 나와요. 호흡이 다르면서 좋아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김한준 기자, 신시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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