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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가영 "최대 관심사는 나, 예스걸 아닌 솔직하게 표현하는 사람 될래" [엑's 인터뷰③]

기사입력 2020.05.20 08:02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MBC 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 속 여하진처럼, 배우 문가영은 시종 웃음이 많고 솔직하고 똑 부러졌다.  

“솔직하고 능동적인 하진에게 매력을 느꼈어요. 1, 2부에서 남성 중심이 아닌 하진의 서사가 있었거든요. 내가 느끼는 대로 표현할 수 있는, 멜로 장르에서 흔하지 않은 캐릭터였죠. 저도 수동적인 사람은 아니어서 작품을 선택할 때 예민하게 보는데 당연히 그런 부분을 우선시하게 되더라고요. 모든 여자 배우들이라면 그럴 것이고 굳이 여자 배우가 아니더라도 남자배우들도 그럴 거예요. 배우로서 욕심인 것 같아요.”

문가영은 페미니스트임을 자부하는 배우이기도 하다. ‘빨래하는 페미니즘’, ‘자기만의 방’,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페미니즘의 도전’ 등 관련 서적을 읽었다고 당당하게 밝혀왔다. 강남역 살인 사건에 대한 생각을 SNS에 올리거나 n번방 가입자 처벌 청원을 독려하는 등 솔직한 행보를 이어왔다.

“사회적인 이슈에 관한 건 부모님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 같아요. 제가 느끼고 맞는다고 생각하는 걸 올리는 편이에요. 많은 분들이 눈에 불을 켜고 보기 때문에 이런 얘기가 굉장히 예민하다는 건 알고 있어요. 나이 들어 후회할 수 있지만 지금 이 순간에 맞는다고 보면 올려요. 저는 페미니스트가 맞고 책도 많이 읽으려고 해요. 제 기준에서 맞으면 지지하고요.”

유독 책을 좋아하는 그는 tvN 예능 ‘요즘책방-책 읽어드립니다’에 고정 출연하기도 했다. 

“마스크하고 책을 보러 가요. 온라인으로 안 사고 무조건 서점에 가서 사거든요. 나름 까다롭게 책을 읽어 표지, 문체, 종이 질감까지 직접 봐야 해요. 강남 교보에 자주 출몰합니다.”(웃음) 

부모님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언급했다. 문가영의 아버지는 물리학자, 어머니는 음악가로 독일 유학 기간에 결혼했다. 덕분에 어린 시절 독일에서 성장했다. 

“부모님에게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엄마는 신현대 여성이고 아빠도 너무나 멋진 분이신데 제가 부모님을 정의하는 건 너무 어렵네요. (웃음) '금수저 엘리트'는 나쁘게 말하면 편견일 수 있어요. 일일이 붙잡고 가정사를 얘기하면서 맞다 아니라고 말할 기회가 없었지만, 평범한 가정이에요.”

다양한 취미를 가진 그는 최근 코바늘에 빠졌다며 미소 지었다.

“승마, 사격을 오래 배웠고 다이빙도 잠수 신들이 있어서 어쩌다 보니 자격증을 땄어요. 작품 때문에 배웠는데 재밌어서 더 하게 됐죠. 배우라는 장점을 잘 이용한 것 같아요. 악기는 엄마의 영향이 컸고요. 배우는 걸 좋아해서 끊임없이 하려고 해요. 최근에는 따끈따끈 취미가 생겼어요. ‘그 남자의 기억법’에 서점신이 있었거든요. 휴식 시간에 한 바퀴를 도는데 코바늘을 만드는 책이 있더라고요. 그저께 유튜브를 보면서 시작했어요.” 

그중에서도 가장 의미 있는 관심사는 자기 자신을 알아간 것이다. 고맙단 말도, 사과도 인정도 솔직하게 표현하는 여하진을 보며 많이 배웠다며 미소 지었다.

“재작년부터 최대의 관심사는 저였어요. 늘 배역으로 보여드리고 문가영의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가 없다 보니 나를 표현하는 시간이 부족하더라고요. 내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전혀 몰랐어요.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 착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면 어느 순간에 관심사가 나로 바뀌더라고요. 쉴 때 틈틈이 나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어요. 

어릴 때는 철들었다는 말이 칭찬으로 들리고 애어른이란 말이 좋았는데 어느 순간 버겁더라고요. 많은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고 있었는데 이제는 절 알아가고 있어요. 표현을 안 했던 거지 좋고 싫음이 생각보다 확실한 사람이더라고요. 모든 걸 예스라고 해서 예스걸이란 별명이 있었거든요. 노를 하는 게 힘들었는데 한번 해보니 익숙해지고 있어요. 아직은 익숙해지는 과정이에요.”

배우 경력 15년 차, 25살의 청춘인 그는 배우로서 황금기를 보내고 있다. 배우, 또 사람으로서 어떻게 성장해나갈지 기대가 크다.
 
“문가영이 나오면 당연히 좋은 작품일 거라고 생각이 들도록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다양하게 도전하고 싶고요. 예능 역시 너무 어려운 분야이고 아직도 무섭긴 한데 ‘요즘 책방’처럼 취지가 좋고 좋아하는 관심사를 이야기하고 공유할 수 있다면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려고 해요. 음악과 소통을 좋아하기 때문에라디오 DJ도 해보고 싶어요. 주변에 언니들이 하는 걸 보면 부럽더라고요. 개인적인 욕심일지는 모르지만 사람 문가영으로서도 좋은 영향을 주길 바라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키이스트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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