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희재 인턴기자] 훈련사 강형욱이 반려견을 보낼 준비를 했다.
6일 방송된 KBS 2TV 예능 '개는 훌륭하다'(이하 '개훌륭')에서는 '행복하개 프로젝트'가 전파를 탔다.
이날 사진에 대해 이경규는 "추억에 대한 간직이다. 사진을 보고 있으면 행복하다. 그런 의미에서 사진을 자주 찍는다"고 말했다. 이유비는 "사진이란 타임머신이다. 그 순간을 기억할 수 있다. 사진을 보면서 그때로 돌아가서 기분, 공기, 감정을 다 떠올린다"라고 했고, 강형욱은 "사진은 기분이 좋은 거다.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덧붙였다.
이경규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강형욱 훈련사의 개가 많이 아프다고 들었다.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고 들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강형욱은 "마음을 준 친구가 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도 어떻게 할 지 모른다"라며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경규는 "나는 많이 보냈지. 정말 어렵다. 아픔을 이겨내려고 하지만 많이 힘들다"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강형욱은 반려견 다올이에 대해 "그때가 세 살이었나 그랬다. 혼수상태로 있었는데 퇴원하고 나서 저희가 데리고 왔다"고 말했다. 이어 "농담 삼아 착한 여자친구 같다. 옆에 항상 있다"고 덧붙였다.이어 "당뇨가 있어서 아침 저녁으로 인슐린 맞으면서 살고 있고, 그러다가 혈액암 판정을 받았다. 길면 1년, 짧으면 3개월이라고 하더라"며 "너무 착해서 바보 같은 친구다. 그런 게 안쓰럽다. 약속한 게 많은데 속상하다"라고 말했다.
이경규는 이유비와 사진 작가를 불러 사전 회의를 가졌다. 이경규는 사진 작가에게 "다올이가 많이 아프다. 그날 선생님 모시고 가서 다올이 영정사진도 제의를 해보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방송 당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꿈에도 모르는 강형욱의 사무실에 도착했다. 사무실 강형욱의 자리 뒤에는 다올이가 함께했다.
사진 작가 염호영은 "제가 키우던 강아지가 집을 나갔다. 하루 뒤에 아주 멀리서 연락이 왔다. 저는 이제 사진을 찍는 사람이니까 이런 데 왔다고 사진을 찍었었는데, 그 사진을 보시고 해외에서 입양을 하시겠다고 연락이 왔다. 내가 찍은 사진 한 장이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게 확 와닿았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이거라면, 이걸 해보자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경규는 강형욱에게 "강 선생님께서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우리 다올이 사진을 좀 찍어서 간직하는 건 어떨까 싶다"라고 조심스레 제안했다. 한참을 말이 없던 강형욱은 "아침부터 기분이 안 좋았다. 사진 찍기가 싫다. 죄송하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강형욱은 "떠나보낸 경험이 있냐"는 이경규의 질문에 "없다. 한 번도 없다"고 답했다. 이어 "남들은 뭐 개통령이다, 강아지 잘 안다고 하지만 이게 무섭다. 그래서 사실 찍고 싶지가 않았다"고 덧붙였다.
강형욱은 "보낼 준비를 진지하게 하지 않았다. 내 마음대로 될 줄 알았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그 순간순간에 다올이가 있었는데, 다올이가 가고 나면 그 순간들이 한번에 올까봐 무섭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초등학교 들어갈 때까진 살 줄 알았는데, 날짜가 정해지니까 좀 그렇더라. 저도 그냥 개 키우는 사람이다. 죄송하다"라고 전했다.
이유비는 "선생님이 항상 훈련 끝나면 보호자한테 '어떤 보호자이고 싶냐'는 질문을 하시더라"라고 말했다.
이에 강형욱은 "너무 기다리지 않게 했던 보호자로 기억되길 바란다. 제가 생각해보니까 강아지들한테 기다리란 말을 많이 했다. 나중이 없어지려고 하니까 나쁜 보호자가 된 것 같다. 제가 보호자들에게 하는 말은 사실 저한테 하는 말이다. 제가 그렇게 살고 싶어서. '우리 가족이어서 좋았다'는 말을 듣고 싶은데, 그렇게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경규는 "우리 개들은 나를 술 많이 마시는 보호자로 기억할텐데"라며 분위기를 바꿨다. 이어 촬영이 시작됐다. 다올이는 다리가 풀려 주저앉았고, 강형욱은 담담하게 다올이를 위로했다. 이유비는 "누구나 그런 이별을 생각하고 사는 사람은 없겠지만, 선생님도 그냥 한 명의 보호자인 것 같아서"라며 눈물을 보였다.
며칠 후 도착한 사진을 보며 강형욱은 "맞다. 이게 우리 다올이다. 다올이는 항상 이 모습으로 날 기다려줬다"고 말하며 한참동안 사진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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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재 기자 novheejan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