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눈이 부시게' 김혜자와 한지민이 2인 1역으로 안방극장을 찾는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JTBC 새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혜자, 한지민, 남주혁, 손호준, 김가은, 김석윤 감독이 참석했다.
'눈이 부시게'는 주어진 시간을 다 써보지도 못하고 잃어버린 여자와 누구보다 찬란한 순간을 스스로 내던지고 무기력한 삶을 사는 남자, 같은 시간 속에 있지만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두 남녀의 시간 이탈 로맨스다.
김혜자는 이번 작품으로 3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다. 그는 "3년 동안 드라마를 안 한 이유는 내가 할 만한 작품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이 드라마는 생전 처음 경험해보는 드라마다. 어떤 드라마와도 비슷하지 않다. 그래서 굉장히 설렜다"고 드라마에 복귀하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25살이 갑자기 70대로 변했다는 건 소설에서도 잘 없었던 것 같다.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보는 분들이 '저럴 것 같다'고 느낄 지 고민했다. 감독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못했을 것 같다. 감독님이 '나를 믿고 해라'고 해주셔서 감독님만 믿고 했다. 김혜자 역을 굉장히 신선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25살 김혜자를 연기하는 만큼, 배우 김혜자로서도 많은 걸 새롭게 경험하는 시간이었다고. 그는 "인터넷 방송이 있다는 걸 이걸 하면서 처음으로 알았다. 그래서 그걸 할 때 NG도 많이 나고 댓글을 보면서 당황하기도 했다. 신조어는 어떻게 이렇게 말을 다 줄여서 할까 그런 생각을 했다. 이러다가 말이 없어질 것 같다. 이제 신조어를 보면 무슨 말 인지 알 것 같더라. 나에게는 모든 게 새로운 경험이고 신기한 경험이었다"며 "잘 안돼서 버벅거리기도 하고 이 드라마하면서 NG를 제일 많이 냈다"고 힘들었던 점을 설명했다.
김혜자와 한지민은 2인 1역으로 25살 혜자와 ,하루 아침에 늙어버린 혜자를 연기한다. 먼저 김혜자는 "저렇게 사랑스럽고 예쁜 배우가 내 젊은 시절을 연기해서 감사하다고는 생각했다. 저 사람이 어떻게 했고, 내가 어떻게 해야지는 참고할 수 없었다. 젊은 혜자가 처한 상황과 내가 처한 상황이 달라서 나는 내 상황에 집중해서 했다. 시청자분들이 같은 여자로 봐주시길 바랄 뿐이다"고 2인 1역을 맡은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한지민은 "이 작품을 하고 싶었던 이유가 선생님 때문이었다. 대본의 혜자 캐릭터도 매력적이었지만, 굉장히 짧게 나오는 역할일지라도 선생님의 젊은 시절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게 영광이었다. 그것도 선생님의 존함을 역할 이름으로 쓰면서까지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나에게는 꿈같은 시간이었다. 어릴 때부터 늘 브라운관에서 뵈어오며 '국민엄마'라 불리는 분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선생님께서 버릇처럼 하시는 습관, 제스처가 어떤 게 있을까를 유심히 본 다음 감독님께 여쭤보고, 따라해보려고 노력했다. 촬영이 없는 날에도 선생님을 찾아 뵈면서 싱크로율을 맞춰 가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혜자는 "한 사람이 두 역을 하는 거지만, 언제나 한지민이다. 갑자기 팍 늙은 거지 마음은 한지민이다. 외모는 늙었지만 저 사람의 말투 그런게 갑자기 늙지는 않는다. 나이가 들면 목소리에도 세월이 묻는다. 그래서 말투가 심플하지 않다. 그렇지만 젊은 사람은 명쾌하다. 그런 걸 표현해보려고 애썼다. 그리고 말이 느리니까 빨리 해보려고 애썼다. 어쩔 때는 너무 빨리하려다보니 대사가 뭉개진 적도 많았다"고 2인 1역을 연기하기 위해 노력한 점을 말했다.
한지민은 "처음 우려됐던 건 싱크로율이다. 사실 내가 노력해야하는 것보다 선생님이 훨씬 연구를 해주셔아하더라. 나는 25살 혜자를 있는대로 젊게 표현하면 되는데, 선생님께서는 나이가 들어버린 25살이기 때문에 선생님이 나에게 맞춰주신 분이 많았을 거다. 내가 너무 배려없이 말을 빨리한게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남주혁은 2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와 한지민과 호흡을 맞춘다. 그는 "2년 만에 하는지 몰랐다. 그러나 현장은 언제나 설레고 떨린다. 연기하는 데 있어서는 늘 행복한 순간이었다. 한지민 선배님이 잘 해주셔서 편하게 촬영했다"고 촬영 현장 분위기를 밝혔다.
이어 한지민은 "촬영을 할 때 후배나 나이 차이에 대해 의식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다. 그동안 선배님을 만났을 때, 선배님도 항상 내가 편하게 할 수 있게 많이 배려해주셨다. 그래서 이번에는 주혁씨가 선배인 나를 어려워할까봐 편하게 하려고 했다. 현장에서만큼은 선배, 후배가 아닌 동료로서 재미있게 했다"고 말했다.
손호준-김가은은 김혜자-한지민이 연기하는 2인 1역 혜자의 오빠 김영수와 절친 이현주를 연기한다. 먼저 손호준은 "선생님과 한지민을 대할 때 차이점을 두지 않고 연기했다. 어차피 나한텐 동생이다. 그대로 영수로서 연기를 했다. 평생 소원이 여동생을 갖는 것이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소원이 이루어졌는지 안이루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선생님과 연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누가 더 여동생 같았냐는 질문에는 "사실은 내가 선생님과 처음 했을 때는 걱정을 많이 했다. 그리고 선생님을 막 다뤄야해서 걱정을 많이했다. 선생님께서 편하게 잘 해주셔서 선생님 덕분에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또한 김가은은 "감혜자 선생님과 함께한다는 소리만으로도 떨리고 긴장이 됐다. 친구사이니까 자연스럽게 이름을 불러야했다. 다른 대사보다도 '혜자야'를 많이 연습했다. 너무 잘 해주셔서 편했다"고 소개했다.
김혜자에게도 이 배우들과의 연기 호흡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그는 "우리 남주혁, 손호준, 김가은 모두 예쁘고 잘 생긴 배우들이다. 남주혁은 아직 26살인데, 정말 진중한 배우라 나중에 어떤 배우가 될지 궁금하다. 손호준은 내가 오빠가 없어서 오빠라는 소리를 해본적이 없는데 영수한테 오빠라고 불러보니 오빠라는 말이 이렇게 다정한 말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손호준 씨가 까부는 것 같으면서도 누구의 말도 허투루 듣지 않은 섬세한 사람이다. 김가은과는 친구라고 할때가 제일 무안했다. 얼마나 싱그럽고 예쁜지, 친구라고 할때마다 손이 오그라들었다. 25살의 기분을 연기한다는게 이런 드라마가 없을 것이다. 내가 거지같이 했어도 찰떡같이 봐주시길 기대한다"고 후배들을 극찬하며 드라마에 대한 기대도 더했다.
한편 '눈이 부시게'는 11일 오후 9시 30분 첫 방송된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윤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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