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은영 기자] 배우 원기준이 고인이 된 은사의 무덤 앞에서 눈물로 후회했다.
16일 방송된 KBS 1TV '2018 TV는 사랑을 싣고'에는 원기준이 의뢰인으로 등장했다. 원기준은 연기의 꿈을 심어준 박원경 선생님을 찾고 싶다면서 "선생님께서 제가 연극 쪽에 남아 있기를 원했는데 화려함을 좇았다고 해야 할까. 어린 마음에 연극을 멀리했던 기억이 있다"고 연락이 닿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원기준은 김용만, 윤정수와 함께 차를 타고 이동했다. 원기준은 연기를 하게 된 계기에 대해 "고3까지 연극영화과에 생각도 없고 관심도 없었는데 우연히 길거리 캐스팅이 됐다. 호기심이 생겨서 일단 한번 찾아가 보자고 했다. 그런데 모델, 연기 학원에 등록시켜주더라. 거기서 처음 연기 수업을 받았다"고 말했다.
원기준은 또 "연기 학원에서 처음 박원경 선생님을 만났다. 선생님은 연기 학원 원장님과 친분이 있어서 자주 놀러 오시던 연출 선생님이었다"면서 "당시 선생님이 저보고 '연기하지 마'라고 하시더라. 놀라서 무슨 말씀이냐고 여쭤봤더니 '연기를 연기하듯 하면 안 된다'는 거였다. 처음에 이게 뭔 말인가 했다"고 설명했다.
원기준은 "선생님께서 항상 저한테 연극을 하길 원하셨다. 그때 당시 저는 유명해지고 싶었고 멋있는 척을 했다. 그래서 그때 (선생님과) 통화를 하면 (연극) 권유를 거절해야 하잖나. 선생님의 연락을 피했던 것 같다. 그때 왜 그랬나 모르겠다"면서 "만나면 먼저 죄송하다는 말을 해야 할 것 같다. 다시 한번 연극을 선생님과 같이하고 싶다"고 말했다.
원기준은 특히 연기 학원 인연이 대학까지 이어졌다고 밝혔다. 원기준은 "대학 수강 신청 때 선생님 이름을 봤다. 이 박원경이 그 박원경인가 했더니 정말이었다"고 했다. 원기준은 선생님이 연출한 연극 '달의 달' 주인공으로 무대에 올랐던 것을 언급하며 "굉장히 좋았다. 대학로에서도 문예 진흥원 무대에 선다는 것이 개인적으로 영광이었다. 그리고 그 작품이 서울시 무대 공연 지원 작품이었기 때문에 어린 마음에 어깨가 으쓱하고 그랬다. 왜냐면 다른 극장은 작은데, 여기는 완전 멋있잖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원기준은 끝내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다. 선생님은 이미 지난 2014년 세상을 떠났다. 박원경 선생님의 아내는 "기관지가 안 좋아서 약을 처방받아 먹었는데 의사가 큰 병원에서 MRI를 찍어보자고 했다. 마지막으로 검사 받았는데 폐암 4기라고 하더라. 병원에 가서 보름 만에 세상을 떠나셨다"고 말했다.
원기준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어떻게 보면 제가 연락을 안 드려도 제 마음을 우리 아버지처럼 이해해주시겠지 그런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원기준은 "선생님. 정말 너무 죄송하다. 선생님 가시기 전에 제가 찾아뵙고 인사도 자주 드리고 했어야 하는데 이 못난 제자가 이제야 선생님을 찾아왔다"고 말하며 무덤 앞에서 큰절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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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영 기자 y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