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미스 함무라비' 작가 문유석 판사가 김은숙 작가의 응원에 힘입어 드라마를 집필했다고 전했다. 마지막 회에서는 성동일의 연기가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할 전망이다.
JTBC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의 원작과 대본을 집필한 서울중앙지법 문유석 부장판사가 1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했다.
이날 문 판사는 마지막 방송을 앞둔 소감으로 "떠나보내기 싫다"고 아쉬움을 드러내며 작품에 애정을 표현했다.
'미스 함무라비'뿐만 아니라 '개인주의자 선언' 등 다양한 책을 저술한 문 판사는 드라마 작가로 데뷔한 것에 대해 "어릴 때부터 워낙 만화나 책을 좋아했다. 지하철에 앉아서도 이야기를 구상하다 내릴 역을 놓쳐서 지나치곤 했다. 이 나이에 꿈을 이뤘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의 타고난 능력이 아니라 배우와 스태프들이 잘 살려준 덕이라고 공을 돌렸다. 문 판사는 "단역분들이 하나하나 너무 잘 살려줬다. 특히 성동일 씨 연기하는 걸 볼 때마다 반하곤 한다. 같은 대사도 훨씬 맛깔스럽게 살려준 것도 많다. 볼 때마다 감동이다"고 한세상 부장판사 역의 성동일을 극찬했다.
'미스 함무라비'를 집필하는 과정에서 김은숙 작가를 만나기도 했다. 문 판사는 김은숙 작가가 자신의 사부라며, "제작사에서도 불안했던 모양인지 김은숙 작가님에게 괜찮겠냐고 물어봤다. 김은숙 작가님이 한번 보시더니 의외로 재밌다고 마음 놓고 써보라고 해줬다. 몇 가지 도움 되는 조언도 해줬다. 그때 큰 힘이 됐다"고 회상했다.
문 판사는 '미스 함무라비'를 통해 20년 동안 판사 생활을 하며 느낀 것, 하고 싶었던 이야기, 가슴에 맺힌 진심을 전하는 마음으로 썼다고 밝혔다. 특히 여주인공 박차오름(고아라)이 한 "선의를 외롭게 둘 수 없다"라는 말이 문 판사가 하고 싶었던 핵심 주제라고.
문 판사는 "김승석 교수님의 '아픔이 길이 되려면'이라는 책에서 허락을 받고 인용한 말인데, '비를 멈출 수 없다면 같이 맞아야 된다'라는 대사를 한다. 선의를 외롭게 두지 않기 위해서 여러 사람들이, 동료들이, 선후배들이 쏟아지는 비를 멈추게 할 수 없으니 같이 맞는 결단을 하는 이야기들이 마지막을 이룬다"고 부연 설명했다.
현실과 드라마의 괴리를 지적하는 의견, 특히 재판거래 의혹, 뇌물수수 등에 대해 문 판사는 "이번 사태 최초 근원을 생각하면 박차오름 같은 젊은 판사가 용기있게 부당한 일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사직서를 던졌기 때문"이라면서도 "이런 일이 벌어진 것 자체가 사법부의 한 사람으로서 참담함을 느끼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마지막 회에는 문 판사의 희망, 바람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문 판사는 "선의를 외롭게 두지 않기 위해서, 쏟아지는 비를 함께 맞기 위해서 그동안 나왔던 많은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어떤 고민을 하는지, 박차오름 같은 세상의 소금 같은 소수의 존재로 인해서 다수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인간은 정말 변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성동일 씨가 빛나는 명연기를 해서 현장이 울음바다였다고 한다"고 귀띔해 기대감을 높였다.
'미스 함무라비' 최종회는 16일 오후 11시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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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