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현실(VR) 공간만 있으면 사무실은 필요 없다. 마치 게임 속 공간 같은 사무실에서 전 직원이 일하는 '꿈 같은 회사'가 있다. 100% VR로 운영되는 미국의 부동산 회사 'eXp Realty(이엑스피 부동산)'이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이 회사는 물리적인 사무실을 두고 있지 않다. 소속된 1만2천명의 공인중계사들은 'eXp World'라는 가상의 사무실에서 근무한다. 미국 과학기술 사이트 'singularityhub', B2B미디어 '인맨뉴스'의 칼럼 및 회사 공개 자료 등을 정리해 이 회사에 대해 소개한다.
EXP Realty는 2009년 글렌 샌포드(Glenn Sanford)가 창립했다. 샌포드 CEO는 경기 침체기였던 당시, 어떻게 회사를 운영해야 할지를 궁리했다. 결국, 그는 가상 공간에 중계사들을 수용하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 샌포드 CEO는 '최신 기술로 전통적인 부동산 중개업의 비효율성을 개선한 부동산 업계의 혁명'을 꿈꾸고 있다. 물론 이 회사가 중계하는 것은 가상의 것이 아닌 실제 부동산이다. 단지 사무실만 가상 세계에 두었을 뿐이다.
샌포드 CEO는 많은 중계사를 고용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자 했다. 때문에 네트워크 형성, 공동 작업, 교육 세미나 등 많은 단체 활동이 필요했다. 전통적인 부동산 회사라면, 넓은 사무실을 마련하느라 큰 비용을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가상 사무실 기술은 임대료, 사무실 보험비, 각종 기자재, 유지 보수 비용 등 각종 비용 문제를 모두 '0'에 수렴하게 했다.
가상 사무실 시스템은 중계인들에게 신속하고 강력한 업무 지원도 제공했다. 실시간 업무 지원, 팀 협업, 정보 교환, 일일 트레이닝, 대규모 회의 등이다. 올해 초 6500명이었던 소속 중계사 수는 현재 1만2천명까지 늘어났다.
eXpRealityd의 모든 직원들은 가상 가무실 시스템을 통해 재택으로 근무한다. 또한, 일반 직원 및 수천 명의 중계인들이 참여하는 팀 회의·교육 세미나·신입 사원 교육 등의 모든 회사 활동도 가상 공간 내에서 이뤄진다. 1만2천명의 중계사 중 3/4가량이 매달 가상 사무실을 사용할 정도로 이용도가 높다.
eXpRealityd는 실제로 사무실이 없는 100% VR 기반 회사다. 업무상 물리적 주소 입력이 필수적인 곳에도 비어 있는 건물의 위치를 적어 놓았다. 워싱턴주 벨링햄만으로 기록된 회사 대표 주소만이 실제 존재하는 곳이다. 그러나 이곳조차 서류가 정리된 캐비닛을 두는 등 창고로만 이용하고 있다.
고용의 '거리상 제약'이 없다는 것도 이 회사의 강점이다. eXp Realty의 경영진은 미국 전역에 흩어져 있다. CEO는 워싱턴, COO는 애리조나 주, CFO는 네바다 주, CTO는 뉴욕에서 일한다. 직원들은 미국, 캐나다, 독일, 네덜란드, 인도 등 전 세계에 분포돼 있다. 가상 사무실을 통해 이들은 언제든 함께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eXp Realty는 가상 사무실 운영을 통해 초고속으로 성장했다. 지난 5월에는 한때 시가 총액이 10억달러(1조 1325억원)를 넘어서기도 했다. 8개월만에 주가가 300% 넘게 뛰어오른 상황이었다. 13일 현재 이 회사의 시가 총액은 6억2253만 달러(약 7082억원)를 기록하고 있다.
스콧 페트로니스(Scott Petronis) eXp Realty CTO는 "우리가 물리적인 사무실을 두고 있었다면 이렇게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원격 관리로 업무를 진행하는 회사들은 가상 사무실의 사용으로 이익을 얻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해당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백종모 기자 phanta@dailysmart.co.kr /기사제공=스마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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