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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Up & Down] '705일만에 1위' 두산…SK와 선두 경쟁 볼만

기사입력 2009.05.25 20:17 / 기사수정 2009.05.25 20:17

이동현 기자



[엑스포츠뉴스=이동현 기자]
상위권의 판도가 크게 요동쳤다. 1위와 2위가 바뀌었고 3위와 4위도 자리를 바꿔 앉았다. 반면 하위권 네 팀은 순위 변동 없이 조용한 1주일을 보냈다.

지난주(5/19~5/24) 프로야구는 두산의 선두 입성, KIA의 3위 탈환이 키워드였다. 두산은 지난 한 주간 4승 1패의 호성적을 올리며 3승 3패에 그친 SK를 2위로 밀어냈다. SK는 4월 18일 이후 처음으로 '2위'에 랭크됐다. KIA는 주초 LG전을 2승 1무로 마무리해 3위 자리를 빼앗는 데 성공했다. LG는 1주일간 1승(2무 3패)을 거두는 데 머물며 4위까지 물러섰다.

히어로즈는 3승 2패로 성공적인 1주일을 보냈지만 탈꼴찌에는 실패했다. 2승(3패)을 거둔 7위 롯데는 히어로즈의 추격을 따돌리기는 했지만 하위권을 벗어날 모멘텀을 찾지는 못했다. 한화는 주중 히어로즈전을 1승 1패로 마친 뒤 LG를 상대로 1승 1무 1패에 그쳐 역시 현상유지만 했다. SK를 상대로 3연패를 당한 삼성은 롯데에 2승을 빼앗으며 기운을 되찾았지만 일요일 낮 경기에서 4-7로 져 2승 4패에 그쳤다.

UP - 두산 베어스 (4승 1패)

마침내 선두에 올랐다. 두산은 24일 SK를 5-2로 꺾고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두산이 단독 선두에 오른 것은 2007년 6월 19일 이후 705일만의 일이다.

두산은 19일 롯데와의 홈 경기에서 6회와 8회에 각각 5점씩을 뽑는 집중력을 앞세워 11-3으로 역전승했다. 그러나 이튿날엔 선발 김상현의 난조 속에 6-11로 완패해 불안감을 노출했다. 21일 경기는 비로 연기됐다. 두산으로서는 꿀맛같은 휴식이었다. 후안 세데뇨의 첫 등판이 미뤄진 것은 아쉬웠지만 두산에겐 휴식이 보약이었다.

SK와의 주말 3연전은 미리보는 한국시리즈로 관심을 모았다. 지난 2년간 한국시리즈에서 맞닥뜨렸던 두산과 SK는 올해도 선두권을 형성하며 강호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1,2위의 대결답게 수준 높은 경기가 이어졌다. 결과는 승부처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 두산의 '스윕'이었다.

22일 열린 3연전의 첫날 경기에서 두산은 연장 12회초 1사 3루 찬스를 오재원이 큼지막한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살려 1-1 균형을 깼고 이어 정수빈이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시즌 1호 투런포를 쏘아 올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정수빈은 23일에도 1-1로 맞선 6회초 우월 솔로 홈런을 터뜨려 주인공이 됐다. 이 점수는 결승점이 됐다.

이틀 연속 신승을 거두며 기세가 오른 두산은 24일에도 5-2로 SK를 잡고 문학 원정을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었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25승 2무 13패가 돼 27승 4무 13패의 SK를 승률 0.011차이로 제치고 1위가 됐다. 두산은 이번 시즌 SK전에서 4승 1무 1패를 거두며 남은 맞대결에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

두산은 지난주 팀 평균 자책점 2위(3.38), 팀 타율 1위(0.286), 최소 실책 공동 1위(2개) 등 공수 전부문에서 고르게 상위에 오르며 안정된 전력을 과시했다. 2주 연속 최고 승률팀에 오른 두산은 최근 14경기에서 12승을 쓸어담는 믿기 어려운 상승세를 달리고 있어 상승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주목된다.

DOWN - LG 트윈스 (1승 2무 3패)

신바람은 벌써 소멸된 것일까. 불과 2주전까지만 해도 당할 자가 없어보였던 LG호가 눈에 띄게 흔들리고 있다. 지난 1주간 1승 2무 3패. 사실상 1승 5패에 해당하는 저조한 수확에 입맛이 쓰다.

주중 광주 3연전은 차라리 악몽이었다. LG는 19일 경기에 '에이스' 봉중근을 투입하고도 0-6으로 완패해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다음날(20일)엔 양현종과 윤석민에게 앞뒤를 막히며 2-4로 또 패해 4위로 한 계단 내려 앉았다.

17일 더블헤더 2차전을 포함해 3연패에 빠진 LG는 21일 난타전에서 8회말까지 10-13으로 뒤져 4연패 직전까지 몰렸다. LG는 9회초에 상대 실책 등으로 대거 3점을 보태 동점을 이뤘지만 극적인 연장승부를 일궈낸 보람도 없이 12회 연장 끝에 13-13 무승부를 기록하고 말았다. 원정 3연전에서 1무 2패. 손에 쥔 것 없이 귀경길에 오르기는 3연패나 1무 2패나 매한가지였다.

하필 이날 광주에는 제법 많은 비가 내렸다. 빗속에서 '무박 2일' 연장 무승부를 치른 LG는 피로감만 잔뜩 안고 서울행 고속도로에 올랐다. 한국무대 데뷔전을 치른 릭 바우어는 1.1이닝만에 7실점(7자책)하는 부진을 보여 옥스프링의 대역을 기대했던 LG팬들을 허탈하게 했다.

주말 3연전 첫날(22일)에는 10-4로 크게 이겨 모처럼 승리 기분을 냈다. 하지만 23일 2차전이 문제였다. 1-4로 뒤진 LG는 5회와 6회에 각각 2점을 올리며 5-4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대로 승부가 끝났다면 LG의 팀분위기는 상승 흐름을 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LG는 마지막 2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5-6 재역전패의 쓴맛을 봤고, 다음날(24일)에는 우세한 경기를 하고도 1-1 무승부에 그쳐 '우울한 주말'을 보내야 했다.

LG는 지난주 0.285의 팀타율을 기록했다. 리그 평균이 0.270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LG 타선의 안타 생산능력은 괜찮은 편이었다. 그러나 최다 잔루 1위(62개)에 오른 것이 발목을 잡았다. LG의 주간 팀 출루율(0.388)은 8개 구단 중 1위였지만 경기당 득점(5.2점)은 중위권에 머물렀다.

2주전 LG는 2위에 오르며 선두 자리까지 낚아챌 태세였다. 그러나 1주일만에 3위로 물러나더니 또 1주일이 지나자 4위가 됐다. 1주일마다 한 계단씩 뒷걸음질치는 뚜렷한 하강곡선이다. 박명환과 바우어의 가세로 선발진이 풍부해진 LG가 분위기를 바꿔 나갈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SPOTLIGHT - SK 와이번스 (3승 3패)

언론에서 '독주'라는 평가를 막 내놓으려 하는 순간, 2위 추락의 아픔이 찾아왔다.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SK는 올해도 초반부터 선두 자리를 꿰차며 독주 체제에 들어서는 듯 했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라이벌 팀에게 3연패를 당하며 오랜만에 '쫓아가는 입장'이 됐다.

주중 3연전에서 삼성을 만나 세 판을 싹쓸이할 때만 해도 SK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그러나 지난 2년간 한국시리즈 파트너였던 두산을 만나 홈 관중 앞에서 3전 전패하는 '망신'을 당하고 말았다. SK가 3연패를 당한 건 이번 시즌 처음이다. 한 팀에게 '스윕'을 당한 것도 물론 처음이다.

지난주 SK는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2점대 팀 평균자책점(2.68)을 기록했다. 팀타율은 0.282나 됐다. 선수들이 이 정도 실력을 발휘해 준다면 감독 입장에서는 편안하게 승부를 풀어나갈 수 있다.

그렇지만 한 끗 차이로 밟히는 데야 어쩔 도리가 없었다. 연장 12회에 3점을 빼앗겨 2-4로 패한 금요일(22일) 경기와 솔로 홈런 두 방으로 딱 2점을 내주고 1-2로 진 토요일(23일) 경기는 뼈아팠다. 두 경기에서 좌타자 정수빈에게 홈런 두 개를 내줬다. 홈런을 맞은 투수는 가득염과 전병두. 모두 좌완이었다. 홈런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정수빈이 연일 대포를 가동하자 '분석의 달인' 김성근 감독도 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SK의 전력이 흔들리는 징후가 보이는 건 아니다. 3연패에 빠지긴 했어도 강한 투수력을 앞세운 SK는 여전히 최강팀의 면모를 유지하고 있다. SK는 5월 팀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 중이다. 리그 평균(4.73)보다 2점 가까이 낮은 수치다. 문제는 공격력이다. 평균 이상은 해줄 것 같았던 타자들이 영 페이스를 못 찾고 있다. 김재현의 부진이 길어지는 가운데 정근우, 이호준, 박정권 등 몇몇 선수들만 제몫을 하고 있다.

본격적인 순위 경쟁이 시작되는 6월에 앞서 SK는 첫번째 위기를 맞았다. 전력을 추스려야 할 시점에서 김성근 감독이 꺼내 들 비장의 정국 반전 카드는 어떤 것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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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선우 (C) 두산 베어스 구단 제공]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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