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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ballic] 롯데, 볼카운트 '0-1' 이후에 약하다

기사입력 2009.05.25 03:05 / 기사수정 2009.05.25 03:05

이종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종은 기자]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동요 ‘따오기’의 한 소절이다. 롯데의 4강권 진입이 보일 듯 보이지 않고 잡힐 듯 잡히지 않고 있다. 시범경기 압도적 1위는 이제 팬들에게 시범경기의 ‘시범성’을 더욱 각인시킨 모양새가 되어가고고 있다. 43경기를 치른 현재 성적은 17승 26패로 7위. 아직도 5할의 승률에 9경기가 모자란다.

지난 시즌 팀 타율 1위(0.282)로 불방망이를 자랑했던 롯데 타선은 올 시즌 들어 모두의 예상을 깨고 팀 타율 꼴찌(0.257)를 달리고 있다. 출루율, 장타율, 득점, 타점등 주요 타격부문 순위가 모두 최하위다.

무엇이 문제일까. 올 시즌 롯데 타자들은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 최대 6개의 공(파울은 제외)으로 결정이 나는 투수와 타자의 대결에서는 초구가 무엇이냐가 가장 중요하다. 초구가 스트라이크일 경우 투수는 남은 5개의 공 가운데 2개만 스트라이크를 던져도 타자를 아웃시킬 수 있다. 그러나 초구가 볼일 경우 5개의 공 가운데 과반수인 3개를 스트라이크로 던져야 한다. 스트라이크는 타자가 쳤을 때 안타를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코스로 공이 들어오는 경우기 때문에 0-1에서의 타자는 1-0보다 훨씬 유리해진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올 시즌 롯데의 0-1 이후 결과는 어떨까. (타율-출루율-장타율-BB/K)

2009년 롯데 : 0.247-0.352-0.375-0.82

2009년 두산 (리그 1위) : 0.321-0.459-0.511-1.31
2009년 KIA (팀 타율 7위) : 0.276-0.421-0.439-1.43
2009년 히어로즈 (리그 8위) : 0.289-0.430-0.438-1.16

올 시즌 롯데는 8개 구단 중 볼카운트 0-1 이후의 타율(0.247)이 팀 타율(0.257)보다 저조한 유일한 팀이다. 0.281의 팀 타율로 24일 리그 1위로 올라선 두산은 0.321이라는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팀 타율이 0.259로 롯데보다 2리 앞서 이 부문 7위를 기록 중인 KIA역시 0.276으로 팀 타율보다 0.17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리그 꼴찌인 히어로즈도 팀 타율(0.264)에 비해 0.025 높다.

더 중요한 것은 출루율이다. 볼 카운트가 0-1이 될 시 타자가 유리한 이유는 볼넷을 얻을 확률이 커지기 때문이다. 남은 5개의 공 가운데 3개를 스트라이크존으로 집어넣는 일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전력을 다해 시속 140Km 이상의 공을 가운데로 던지는 동시에 타자의 배트를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롯데는 0.352의 출루율을 보이며 8개 구단 가운데 유일한 3할대를 기록하고 있다. 한화가 0.403의 출루율로 7위를 기록 중이며 나머지 6개 구단은 모두 4할을 훨씬 넘기고 있다.

출루율이 낮은 까닭에는 그만큼 볼넷을 적게 얻어냈기 때문이다. 볼넷/삼진 비율이 0.82로 8개 구단 중 꼴찌이고 0.88을 기록 중인 한화와 더불어 유일하게 볼넷보다 삼진을 더 많이 당하고 있다. 1위인 삼성은 무려 2.01로 삼진보다 볼넷을 2배 이상 얻어내고 있다.

볼 카운트가 0-1로 타자에게 유리해졌음에도 불구하고 타자들이 타석에서 효율적인 공격을 해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 삼진은 안돼 ! 

그렇다면 지난 시즌 롯데의 이 부문 기록은 어떨까.

2008년 롯데 : 0.301-0.423-0.436-1.21

2008년 SK (리그 1위) : 0.297-0.433-0.436-1.50
2008년 LG (팀 타율, 리그 8위) : 0.267-0.374-0.388-1.04

지난해 롯데는 볼 카운트 0-1 이후의 타격에서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3할을 넘기며 0.301이라는 놀라운 팀 타율을 보이고 있다. 출루율 역시 0.423에 달하며 볼넷 또한 삼진보다 1.21배 더 많이 얻어냈다. 타자들이 0-1 이후 타석에서 더 요령 있게 공격했음을 알게 해준다.

볼 카운트가 0-1로 몰린 상대 투수는 남은 6개의 공 가운데 3개를 스트라이크 존으로 던져야 하는 부담을 안고 타자와 싸울 수밖에 없다. 부담은 투구에 그대로 작용해 실투를 낳기도 하고 볼넷을 낳기도 한다. 타자는 실투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하면서 볼넷을 얻기 위한 인내를 해야만 한다.

이대호-홍성흔-가르시아-강민호 등 현재 롯데 타선의 면면을 살펴본다면 어느 누구도 팀 타율 꼴찌를 상상하기 어렵다. 볼 카운트 0-1 이후, 실투와 볼넷을 기다릴 줄 아는 냉정함과 인내심만 유지한다면 롯데 타선은 다시 한 번 지난해의 화력을 되찾을 지도 모른다.


 ▲ 볼넷이다. 기분 좋게 1루로 ~

[사진=(위부터) 가르시아, 이대호 (C)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이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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