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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②] '시카고' 아이비 "여배우로서 눈물 나기도…위로 받았죠"

기사입력 2018.07.03 13:01 / 기사수정 2018.07.04 14:2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어느덧 ‘시카고 장인’이 된 아이비다. 2012, 14, 15, 그리고 18시즌까지, 국내 최다 록시 하트 출연 기록을 지닌 그는 “2년 만에 하는데 몸이 기억하더라”고 이야기했다. 

“예전에는 대본에 형광 팬으로 줄을 치면서 연습했어요. 그런데 한 번 보니까 다 기억나더라고요. 디렉션은 달라도 대사나 가사는 똑같으니까 2년 만에 해도 몸이 기억해요. 두 시즌을 원캐스트로 하기도 했고요. 이번 시즌에는 새로운 캐스트가 들어와 느낌이 많이 달라졌어요. 오랜만에 다른 배우가 하는 록시를 보게 돼 신선한 경험이에요.”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시카고’는 재즈의 열기와 냉혈한 살인자들이 만연한 1920년대 미국의 쿡카운티 교도소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위트와 풍자로 담은 작품이다. 워낙 유명하고 인기가 많지만, 이번 공연에서 더욱 관객의 반응이 좋단다. 아이비는 “블랙 코미디가 통하는 세상이 왔구나 싶다”고 설명했다. 

“개리 크리스트(Gary Chryst) 안무가가 안무를 심플하게 바꿨어요. 연기는 크게 바뀐 건 없는 것 같아요. 신기한 게 이번 시즌에는 관객이 유난히 드라마를 잘 이해하는 것 같아요. 시대가 바뀌기도 했고 몇 년 간 사회적으로 많은 것들이 변화했잖아요. 정치적인 이야기, 음모 등 우리가 몰랐던 부분이 알려졌고요.

‘시카고’에도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대사가 나와요. 관객도 많이 열렸더라고요. 예전에는 관객 반응이 들쑥날쑥 했거든요. 블랙 코미디로 농담을 던질 때 하나도 안 웃던 날도 많았어요. 지금은 너무 많이 웃어주고 이해해주는 걸 느껴요. 블랙 코미디가 통하는 세상이 왔구나 싶죠. 재밌게 공연하고 있어요.” 

아이비가 맡은 록시 하트는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내연남을 살해한 죄로 수감된 코러스걸이다. 스타를 꿈꾸는 죄수인 록시 하트는 최고의 변호사 빌리 플린에게 사건을 의뢰하고 언론플레이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그 인기는 식고 홀로 남겨진 그는 "갔어, 다 가버렸어"라며 허탈해하다 이내 유쾌하게 춤을 추며 무대에 오른다. 인기와 명성이 얼마나 허무한지 깨닫는 록시 하트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 


“록시는 쇼를 올리고 스타가 되는 게 평생소원인 인물인데 모든 걸 잃었지만 새로운 길을 찾아가요. 인기는 한순간에 있다가도 없을 수 있는 거여서 공감해요. 실제로 인기에 연연해 하지 않거든요. 다 괜찮다고, 원하는 대로 살면 된다는 록시 하트의 모습이 여배우로서 공감이 가요. 록시를 통해 위로를 많이 받고 가끔 눈물이 나죠. 그렇지만 이번 시즌은 담백하게 표현하고 있어요. 록시는 심각한 것과 거리가 먼 것 같아 담담하게 얘기하려 해요.” 

‘시카고’는 1996년부터 현재까지 22년 동안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00년 초연해 오랜 기간 동안 사랑받고 있다. 올해로 14번째 시즌이며 최정원, 박칼린, 아이비, 안재욱, 김지우, 남경주 등이 출연 중이다. 지난 22일 국내 공연 1000회를 맞았다. 

“아직도 안 본 사람이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로 매일 만석이에요. 18년이란 기간 동안 아직도 꾸준히 관객이 차는 게 신기해요.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어느 시대나 있을 법한 공감 가는 스토리예요. 남녀노소 섹시한 작품에 관심을 두는 것 같고요. (웃음) 뇌쇄적인 배우들과 의상 등이 호기심을 충분히 일으키는 작품인 것 같고 배우들도 대중성, 연기력을 갖췄어요. 좋은 선배들이 이끌어줘 가능한 것 같아요.” 

2008년 옥주현의 연기를 보고 ‘시카고’ 출연의 꿈을 키우던 그는 4년 만에 록시 하트 역을 꿰찼다. ‘시카고’를 계기로 뮤지컬 배우로 자리를 잡은 만큼 애정이 남다르다. 

“아직도 안 본 분들이 있으면 놓치면 후회할 거예요. 오랜 기간 함께 호흡을 맞춘 최고의 앙상블과 배우들이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는 작품이에요.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진수를 보고 싶으시면 빨리 와줬으면 해요. 편안하게 즐기러 와주면 좋겠어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박지영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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