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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E북 업체 '스매쉬워즈'가 보는 출판 시장의 미래

기사입력 2018.06.21 12:45

백종모 기자

현재 세계 출판 시장에는 '독립 출판(셀프퍼블리싱)' 바람이 불고 있다. 전자책의 점유율 상승에 따라, 출판 시장이 발전하는 방향이기도 하다. 

20일 오후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2018서울국제도서전'에서는 '이제 당신도 책을 출간할 수 있습니다'라는 주제로 콘퍼런스가 진행됐다. 도서전의 주제인 '책의 확장'에 대해 살펴보려는 취지의 프로그램이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세계 최대 인디(소규모) 전자책 배급사 '스매시워즈(Smashwords)'의 짐 아제베도(Jim Azevedo) 마케팅 디렉터가 참석했다. 아제베도 디렉터는 스매쉬워즈가 인디 전자책 배급을 시작한 이유부터, 핵심 작동 원리, 그리고 출판 사업의 주요 트렌드와 미래까지 다양한 내용을 전했다. 이하는 아제베도 디렉터의 발표 내용 요약.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 개토즈에 본사를 둔 스매시워즈는 마크 코커(Mark Coker)가 인디 저자 및 발행자를 위해 2008년 설립한 전자책 배포 플랫폼이다. 원고를 전자 파일로 스매쉬워즈 서비스에 업로드하면 전자책 형식으로 변환해 곧바로 판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크 코커는 2000년대 전직 기자였던 아내와 함께 한 권의 책을 쓰고 출판하고자 했다. 드라마 제작 관련자들의 이야기가 오히려 드라마보다 재밌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 할리우드를 돌아다니며 작가, 배우, 프로듀서 감독을 만나며 1년 반 동안 책을 완성했다. 이후 에이전시를 통해 출판하려 수년간 애썼으나, 결국 실패했다. 

이때 코커는 자신들의 책이 아닌 출판 산업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전통적 출판 시장에서는 '어떤 책이 다음 베스트 셀러가 될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그 때문에 모든 작가에 대해 배팅을 할 수 없고, 원고 대부분을 거절하게 된다는 것이다. 마크 코커는 이렇게 많은 작가들이 거부를 당하는 현실을 통감한 뒤, '모든 작가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출판 플랫폼을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한다. 이 것이 스매쉬워즈의 시작이 됐다.

스매쉬워즈는 '책의 등록은 무료이며, 양질의 책을 올리도록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두고 있다. 작가들은 스타일 가이드에 따라 MS워드, 또는 epub(전자서적 표준 포맷) 문서를 올리기만 하면 된다. 업로드 뒤 단 3~5분만 지나면 책의 판매가 가능하다. 또한, 애플, 반스앤노블( Barnes & Noble), 코보(Kobo)등 글로벌 리테일러(소매상) 점에 책이 배포돼, 자동적으로 세계 각국에서 책이 판매된다. 저자는 판매금액의 60~80%를 인세로 수령할 수 있다. 전통적 출판 시장에서 작가가 받는 인세 10~12%에 비하면 획기적이다. 스매시워즈는 10% 정도의 커미션을 가져갈 뿐이다. 

셀프 퍼블리싱의 장점은 내 책이 설사 판매되지 않는다 해도, 서점에서 책을 치우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독자들이 내 책을 찾아줄 시간을 충분히 준다는 의미다. 또한, 출판적 컨트롤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커버 이미지·책 소개문 교체도 곧바로 가능하고 책을 공짜로 배포하고 싶다면 그 또한 문제가 없다. 

아제베도 디렉터는 '출판 산업의 미래를 바꿔 놓을 5가지 트렌드'를 소개했다.


 

1.전자책 시장 확대

미국에서 전자책 시장은 연 3%씩 증가하고 있다. 판매 금액 기준 20~25%를 차지하고 있는데, 전자책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을 감안하면 종이책보다 전자책이 더 많이 읽힌다는 것이다.

전자책은 종이책 대비 많은 장점이 있다. 글자 크기를 키울 수 있고, 휴대성도 좋다. 클릭 한 번 만에 읽고 싶은 장으로 바로 갈 수 있다. 미국에서 가장 큰 서점의 책 소장 수도 25만권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온라인에서는 400~500만권의 전자책을 온라인에서 한 번에 볼 수 있고 몇 분 만에 온라인으로 살 수 있다.


2.전자책의 글로벌화

종이책의 느낌은 누구나 좋아한다. 문제는 무겁고, 출판 시 인쇄 비용이 들며, 박스에 넣고 보내는 일이 힘들다는 것이다. 물류 차원에서 보면 전자책이 더 편하고 쉽고 빠르다. 때문에 전자책은 글로벌화가 용이하다. 세계적인 업체인 애플, 아마존, 코보(Kobo) 등이 글로벌 리테일러(소매상)로서 전자책의 글로벌화에 앞장서고 있다. 

전자책 리테일러들의 글로벌화는 내가 출판한 전자책 또한 글로벌화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가 전자책을 출판하면 단순히 한 국가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 판매할 수 있게 된다.

3.출판의 민주화

출판사들은 인쇄 권한을 통제하고 있었다. 대형 출판사에서 어떤 책이 좋을지, 어떤 저자가 출판할 수 있을지, 그리고 유통 과정까지도 출판사가 결정했다. 전자책 디지털 퍼블리싱이 발생하면서 이 과정이 민주화됐다. 인터넷 연결만 되면 전자책을 만들고 무료 유통할 수 있다. 힘이 출판사에서 작가들에게 옮겨지고 있는 것이다. 

4. 인디 작가의 등장

인디(소규모 또는 개인) 작가의 등장은 문화적인 현상이다. 비단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 트렌드로 나타나고 있다. 즉 출판 산업에서 다양성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디 작가들은 자신의 책의 출간 여부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 불특정의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선택권을 갖게됐다. 

이를 넘어선 흥미로운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인디 작가들이 전통적 유통망의 베스트 셀러에 올라가게 되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그렇다고 전통적 출판 시장과 자가 출판 시장이 꼭 경쟁 상대인 것만은 아니다. 인디 작가들은 (비슷한 유형의) 전통적 출판사를 통한 작가까지 끌어모으는 효과도 나타내고 있다. 이제 전통적인 출판이나 셀프 퍼블리싱 모두 작가의 성공을 이끌어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5.인디 작가들이 출판 사업의 미래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출판 시장은 모두 출판사의 제어 하에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작가들이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전자책을 만들어 전세계적으로 출간할 수 있다. 작가들이 출판 산업의 중심이 된 시대가 됐다. 작가가 없으면 출판 사업도 없다. 언제 어떻게 나의 원고가 출간될지를 결정하는 것은 작가 자신이다. 이것은 굉장히 의미가 크다..

출판 산업의 미래는 작가들의 손에 달려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미국의 많은 대형 출판사들은 아직까지 인디 저자들과 어떻게 작업 해야 할지 모른다. 기회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활용을 못 하는 것이다. 

한국 출판업계에서도 인디 작가들과 일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전통적 출판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자가 출판으로도 유통될 수 있게끔 인디 작가들과 협업 하면 어떨까. 분명히 성공을 거두는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백종모 기자 phanta@dailysmart.co.kr / 기사제공=스마트경제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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