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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 완소그대 ④] '프랜차이즈 외국인 스타' 브룸바 편

기사입력 2009.05.08 12:18 / 기사수정 2009.05.08 12:18

유진 기자

[엑스포츠뉴스=유진 기자] 외국인 타자를 영입하는 구단은 그 선수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 ‘굉장히 정교한’ 타격을 바탕으로 3할 타율-100안타 이상을 기록해 주거나 ‘파워가 상당하여’ 두 자릿수 홈런에 100타점 이상을 기록해 주기를 바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전에는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켜 주었던 외국인 타자가 드문 것은 아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프로야구가 질적 성장을 이루어내자 사정은 달라졌다. 웬만한 트리플 A급 타자로는 한국에서 ‘멱혀들지 않았던’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40홈런을 기록했던 최희섭 역시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던 기억을 되살려 보면 해답은 쉽다.

그래서 한국무대에서 ‘검증받은’ 외국인 선수를 데리고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은 커다란 행운이다. 히어로즈 전통의 4번 타자 클리프 브룸바(35)가 그러한 선수다.

‘메이저리거 유망주’ 클리프 브룸바

사실 브룸바는 히어로즈의 또 다른 외국인 선수 덕 클락이 그러했듯 메이저리거와는 거리가 먼 선수였다. 많은 시간을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며 선수 생활을 유지했던 ‘유망주’에 불과했다. 2001시즌, 스물일곱의 나이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지만, 텍사스와 콜로라도를 전전하며 27경기에 출장, 타율 0.217, 10안타(1홈런)를 기록하는 데에 그쳤다. 그리고 이를 끝으로 더 이상 메이저리그에 콜업되지 못했다.

그러나 마이너리그 9년간 통산 성적은 타율 0.283, 111홈런, 577타점으로 수준급 활약을 선보였다. 또한, 마이너리그 싱글 A 시절에는 20도루를 기록할 만큼 발도 빨랐다. 통산 도루 숫자도 92개로 년 평균 10개에 해당하는, 준수한 기록이었다.

2003년을 끝으로 미국무대를 청산한 브룸바는 시즌 중반, 김재박 감독의 부름을 받아 현대 유니콘스(히어로즈 전신)에 합류했다. ‘중장거리형 타자’로 큰 기대를 모았던 브룸바는 70경기에 출장하여 타율 0.303, 14홈런, 51타점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올리며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큰 기여를 했다.

비록 규정 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기분 좋은 3할 타율과 팀 우승으로 자신의 주가를 높인 브룸바는 이듬해인 2004년도에도 재계약에 성공하며 현대 유니콘스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끌었다. 당시 타율 0.343, 33홈런, 105타점을 기록한 브룸바는 타율, 장타율, 출루율에서 1위를 차지하며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한국시리즈 보증수표’였다.

히어로즈 ‘프랜차이즈’ 외국인 선수

자신의 가치를 한껏 높인 브룸바가 생각했던 다음 장소는 일본이었다. ‘검증된 한국형 외국인 선수’에 큰 매력을 가졌던 일본 프로야구가 브룸바에 큰 관심을 가졌던 것은 당연한 일. 결국, 브룸바는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했던 오릭스 버팔로스와 계약하며 한국무대를 떠나야 했다.

회심차게 일본무대를 밟은 브룸바는 첫 해 448타수 118안타(팀내1위), 타율 0.263, 19홈런(팀내2위), 57타점(팀내3위)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2006년 스프링캠프에서 아킬레스건과 허리 부상, 그리고 감독과의 불화로 대타요원 외에는 출전할 수 없었던 브룸바는 타율 0.223, 5홈런, 12타점의 부끄러운 성적만을 남겨야 했다.

그랬던 브룸바를 다시 불러들인 것도 현대 유니콘스였다. 이에 브룸바는 지명타자 혹은 우익수로 출전하며 타율 0.308, 29홈런, 87타점을 기록하며 유니콘스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그리고 브룸바의 활약은 거기까지인 줄로만 알았다. 모기업인 현대가 야구에서 손을 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현대 선수들을 모두 인수한 히어로즈는 브룸바마저 그대로 잔류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작년에도 타율 0.293, 13홈런, 61타점을 올리며 4번 타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리고 지금도 그는 히어로즈의 4번 타자다. 부상 후유증을 털어낸 듯한 그는 현재 홈런 공동 2위(9개)에 이름을 올렸다. 작년과는 확연히 다른 페이스다.

‘히어로즈 프랜차이즈 외국인 선수’ 브룸바는 올해로 한국무대 5년차를 맞는다. 그의 나이를 고려해 보았을 때 향후 3년간은 현역 선수로서 위용을 과시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자기 관리만 전제된다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현역 은퇴 이후, 히어로즈의 ‘타격코치 브룸바’의 얼굴을 볼 수 있을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사진=클리프 브룸바 (C) 히어로즈 구단 제공]



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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