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김지운 감독이 '밀정' 이후 2년 만에 신작 '인랑'으로 돌아온다. 2년만의 복귀이지만, '인랑'을 준비한 시간은 무려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지운 감독은 "제작보고회 현장을 통해 "무모한 도전이었다"며 그동안의 시간을 떠올렸다. 7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 한 배우와 스태프들의 노력에도 고마운 마음을 얘기했다.
18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 영화 '인랑'(감독 김지운)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지운 감독과 배우 강동원, 한효주, 정우성, 김무열, 최민호(샤이니 민호)가 참석해 '인랑'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인랑'은 남북한이 통일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후 반통일 테러단체가 등장한 혼돈의 2029년, 경찰조직 특기대와 정보기관인 공안부를 중심으로 한 절대 권력기관 간의 숨막히는 대결 속 늑대로 불리는 인간병기 인랑의 활약을 그렸다. 1999년 개봉한 오시이 마모루의 동명 애니메이션이 원작이다.
수많은 마니아 층을 거느리고 있는 작품인만큼, '인랑'의 영화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애니메이션은 물론, 영화 팬들의 관심도 엄청났다. 영화에 강동원, 한효주, 정우성 등 화려한 출연진들이 함께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에 기대치는 더욱 높아졌다.
김지운 감독은 이날 현장에서 '애니메이션의 실사화가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다'라는 MC 박경림의 이야기에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이후 '다시는 이런 영화르 하지 않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인랑'이 그런 영화가 될 줄은 몰랐다. 영화를 찍으면서 마음이 아팠고, 지금도 아프다. 저의 모든 아픔이 들어가 있는 작품이다"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운을 뗐다.
이어 애니메이션을 영화화하며 느꼈던 고충도 솔직히 털어놓았다. 김지운 감독은 "정말 무모함 그 자체였던 것 같다. '인랑'이라는 작품이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광팬들이 많은데, 아마 팬들은 이 영화를 실사 영화로 한다는 것에 기대 반 불안함 반이 있었을 것이다. 저도 마찬가지다. 잘해도 욕 먹고 못해도 욕 먹는 것이니, '욕을 먹는것부터 시작해야 하는가' 하면서 각오도 더 새로웠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인랑'은 지난 해 8월 16일 촬영을 시작해 올해 3월 23일 113회차의 모든 여정을 마쳤다. 김지운 감독은 긴 시간을 '인랑' 촬영에 공들인 부분에 대해 "촬영 기간동안 한 신 한 신을 공들여서 찍는 편이다. 그리고 '인랑'은 여러 복합적인 장르가 표현돼야 하기에 촬영부터 미술, 의상, 분장, 조명까지 전부 공들여서 찍어야 했다. 배우들에게도 섬세한 디렉션을 줘야 했는데, 사실 그런 것들이 다 '시간'인 것이다"라고 말을 이었다.
또 "액션의 경우에도, 결코 액션을 하기가 편하지 않았다. 그 액션마다 정확히 원하는 느낌들이 있는데, 이런 것들을 정확히 원하는 방식으로 구현해내기가 쉽지만은 않은 작업이었다. '놈.놈.놈'을 두 번째 찍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았다. 그만큼 스태프와 배우들의 노고, 헌신과 희생이 들어간 작품이다. 그것이 촬영 기간과 촬영 회차로 표현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원작을 한국의 정서에 맞게 각색해나가면서 느꼈던 점도 얘기했다. 김지운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만 해도 통일은 아주 먼 얘기였는데, 이제는 가까운 이야기가 됐다"면서 "통일은 민족적 과업이라고 생각하는데, 하지만 이를 바라지 않는 세력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세상을 향해 가면서 이들 세력과 대결하는 상상력을 영화적으로 풀어냈다고 보면 된다. 영화의 시점이 2029년이라는 것 역시 멀지 않은 미래, 곧 다가올 현실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인랑'의 고사 당시부터 밝혔듯, 김지운 감독은 영화가 '놀랍고, 멋지고, 섹시한 영화'로 기억되길 바랐다. 김지운 감독은 "관객 여러분이 그 중에서 한 가지라도 강렬함을 느끼고 가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아주 재미있게 만든 영화니까, 마음껏 재미있게 관람해달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인랑'은 7월 25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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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