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파드 vs 사비, 로마행 이끌 '최고의 도우미'는?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로마로 갈 영광은 어떤 팀이 차지할 것인가? 5월 6일 3시 45분(이하 한국시각) 첼시와 바르셀로나의 2008/09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이 첼시의 홈구장인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펼쳐진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어느 팀도 우세하다고 점칠 수 없다.

첼시는 바르셀로나의 홈구장인 캄프 누에서 '안티 풋볼'이라는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0-0으로 무승부를 거두며 소기의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원정에서 득점을 성공시키지 못해 2차전에서 바르셀로나에게 득점을 허용했을 경우에는 반드시 승리를 해야만 하는 부담이 따른다. 게다가 올 시즌 리그에서만 100골을 성공시킨 바르셀로나의 막강화력을 고려했을 때 그들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는다는 것은 사실상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어려운 원정경기에서는 철저한 수비위주의 경기를 했지만 스탬포드 브릿지에서의 홈경기에서는 첼시도 공격적으로 나갈 것이 분명하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 주말 풀럼과의 경기에서 드록바와 아넬카의 투톱을 다시 한번 실험에 나섰고 결과는 서로 골을 합작하면서 대성공을 이뤘다.

부담스러운 것은 바르셀로나도 마찬가지다. 피지컬이 뛰어난 첼시에게 선취골을 허용한다면 지키는 데에는 일가견이 있는 첼시의 방어를 뚫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에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홈에서 무승부를 허용하고 원정에서 패하며 결승진출에 실패했던 쓰라린 경험이 있다.    

게다가 수비의 핵인 라파엘 마르케즈가 무릎부상으로, 카를레스 푸욜은 경고누적으로 결장이 불가피하다. 헤라르드 피케가 급성장했지만 수비라인이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바르셀로나 역시 상승세를 타고있다. 레알 마드리드와의 엘 클라시코 더비에서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6골로 융단폭격을 하며 리그 우승을 기정사실화시켰다. 첼시만 꺾는다면 대망의 트레블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된다.

히딩크의 '4강 징크스' VS 바르셀로나의 '잉글랜드 징크스'

너무 많은 관심으로 이제는 조금 지겹기도 하지만, 첼시를 둘러싸고 있는 이야기 중에서 유독 징크스 이야기가 많다. 히딩크 감독의 '메이저 대회 4강 징크스'와 우승을 눈앞에서 놓치는 발락의 '준우승 징크스'가 있다. 게다가 레알 마드리드를 꺾고 올라온 팀을 제압하면 우승한다는 '레알 마드리드의 저주 징크스'가 첼시를 둘러싸고 있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징크스가 실현되고 나머지 징크스는 깨져버리는 재미있는 상황에 놓여있다. 그래도 가장 관심이 가는 징크스는 히딩크 감독의 '4강 징크스'다. 98월드컵과 2002월드컵에서 네덜란드와 한국을 이끌고 4강에 머물렀고 2004/05시즌 박지성, 이영표를 이끌고 챔피언스리그에서 4강에 진출했지만 4강에 머물렀다. 유로2008에서도 러시아를 이끌고 4강에서 신화가 멈추고 말았다.

징크스라고 하기에는 역사가 짧지만 바르셀로나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잉글랜드 클럽과의 악연을 끊어야만 한다. 2005/06시즌 잉글랜드 클럽인 아스날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지만 그 이후에는 잉글랜드 클럽을 넘어서지 못했다. 2008/07시즌 리버풀과의 16강전에서는 바르셀로나가 자랑하는 캄프 누에서 패하며 원정 다득점에 의해 떨어졌고 지난 시즌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4강전에서는 철벽수비에 막히며 2경기에서 득점을 성공시키지 못하며 결승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승리를 가져다줄 선수는? 프랭크 램파드 VS 사비 에르난데스

이번 경기는 '드록신' 드록바와 '제2의 마라도나' 메시를 비롯해 아넬카와 앙리, 에투의 골로 인해 결승 진출이 결정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승리를 위해서는 이들의 골을 만들어줄 양 팀의 중원의 핵 램파드와 사비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램파드와 사비는 공격수들의 골을 도와주는 것은 물론 여차하면 직접 골까지 잡아내며 팀의 승리를 만들어내는 팀에는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선수들이다.

램파드는 이전에는 다소 공격적인 임무를 부여받으며 뛰어난 득점감각으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미드필더로 명성을 누려왔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이전보다 공격을 자제하며 경기를 조율하는 능력까지 첨가하며 팬들에게 마에스트로를 칭하는 '람마에'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그렇다고 득점 감각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올 시즌에만 20골을 기록중이며 챔피언스리그에서만 3골과 5개의 도움을 기록중이다.

사비는 램파드와는 반대이다. 호나우지뉴와 데코가 있던 시절에는 공격에 가담하는 횟수가 적었지만 올 시즌 들어 볼배급은 물론 공격적인 역할까지 담당하며 이번 챔피언스리그에서 6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도움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주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는 팀의 6골 중 4골이 사비의 발끝에서 시작했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도움 1,2위를 달리며 최고 도우미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이 둘의 승자가 팀을 결승으로 인도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공격의 핵심 램파드' 첼시 공식홈페이지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