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5.04 20:29 / 기사수정 2009.05.04 20:29
[엑스포츠뉴스=이동현 기자] 대혼전. 지난주(4/28~5/3) 프로야구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단어다. 5승 이상을 올린 팀은 없었다. 반대로 5패 이상을 기록한 구단도 없었다.
무승부가 두 차례나 발생했다. 1,2위간 맞대결로 관심이 쏠렸던 주초 잠실 3연전 중 둘째날 경기에서 SK와 두산이 6-6으로 비겼다. 주말 3연전 첫날에는 군산에서 무승부가 나왔다. KIA와 한화는 12회까지 4-4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헛심만 썼다.
1주일간 가장 나은 성과를 올린 팀은 4승을 거둔 LG였다. SK와 두산, 한화, KIA가 나란히 3승 1무 2패를 기록하며 한덩어리를 이뤘다. 이번 시즌에 도입된 승률 계산 방식에 따르면 이들 네 팀은 반타작 수확에 그친 셈이 된다. 롯데와 삼성은 각각 2승 4패에 그쳐 아쉬운 한 주를 보냈다.
위클리 베스트 팀 - LG 트윈스 (4승 2패)
쌍둥이가 확 달라졌다. 선수들이 이기는 맛을 느끼기 시작했다.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후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LG는 이번 시즌 몰라보게 강해진 전력으로 상위권을 노크하고 있다.
지난주 LG는 4승 2패를 거뒀다. 주초 청주 3연전에서 한화와 난타전을 벌인 끝에 1승 2패로 밀렸지만, 잠실 홈 구장에서 벌어진 히어로즈와의 주말 3연전을 싹쓸이하며 한껏 기세를 올렸다. 5위로 시작했던 순위는 1주일 만에 두 계단 상승해 3위(13승 1무 12패)가 됐다.
박용택이 가세한 뒤로 타선에 힘이 붙었다. 늑골 부상 때문에 지난달 25일 사직 롯데전에서 '지각 개막'을 맞은 박용택은 이후 팀이 치른 8경기에 모두 선발 출장해 5할 타율을 기록중이다. 복귀 후 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박용택은 그 중 6경기에서 멀티 히트를 수확하는 등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며 톱타자 자리를 꿰찼다.
박용택이 1번으로 올라감에 따라 2번으로 자리를 옮긴 이대형 역시 최근 4할대의 맹타를 휘두르며 동반 상승효과를 내고 있다. 여기에 출루율, 장타율 부문에서 모두 리그 선두인 페타지니가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하며 공격의 무게 중심을 잡고 있다. LG는 폭발력 있는 타선을 앞세워 5월에도 상승세를 탈 전망이다.
위클리 워스트 팀 - 롯데 자이언츠 (2승 4패)
지난주 롯데의 팀 평균자책점은 5.37로 뒤에서 두번째였다. 이 부문 꼴찌는 7.27의 LG였다. LG가 주간 팀 타율 0.333의 화력으로 투수진의 부진을 상쇄한 반면 롯데 타선은 힘을 내지 못했다. 2할 6푼대의 팀 타율로 투수력의 절대 약세를 커버하는 건 무리였다.
주초 3연전에서 1승 2패에 그쳤지만,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송승준은 지난달 28일 경기에 선발 등판해 무실점 호투하며 부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두산과의 주말 3연전에서는 약점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첫 경기에서 초반 대량실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5-11로 패한 롯데는 2일 경기에서 두산 홍상삼에게 데뷔전 승리를 헌납하며 허무하게 패했다.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송승준을 다시 마운드에 올려 3일 경기를 잡은 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송승준은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송승준이 없었다면 롯데는 홈 팬들 앞에서 '3연패'의 망신을 당할 뻔했다.
7승 13패로 지난주를 시작했던 롯데는 두 자리 수 승수를 올리지 못한 유일한 팀으로 남으며 탈꼴찌에 실패했다. 롯데의 성적은 9승 17패. 7위 히어로즈와는 1.5경기 차이다. 로이스터 감독은 '5월 대반격'을 호언장담했는데, 그 말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공수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아 보인다.
희망적인 메시지는 있다. 손민한의 합류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번 시즌 단 한 차례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손민한은 불펜 피칭을 소화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어 조만간 1군 무대에 설 수 있을 전망이다. 송승준이 컨디션을 회복해 가고 있고 손민한이 복귀해 제 몫을 한다면 롯데의 성적은 상승 곡선을 그릴 수 있다.
스포트라이트 - 두산 베어스 (3승 1무 2패)
2위 두산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지난 한 주간 강팀다운 경기력을 보였지만 손에 쥔 승수는 3승에 그쳐 찜찜한 기분이다. 두산은 잠실로 선두 SK를 불러들여 1승 1무 1패를 기록했고, 주말에는 부산으로 롯데를 찾아가 2승(1패)을 거뒀다.
지난달 28일 SK와의 첫 맞대결에서 카도쿠라를 마구 몰아붙여 15-2로 쾌승했을 때는 선두 자리마저 낚아챌 기세였으나 2차전 6-6 무승부에 이어 3차전에서 3-8 패배에 그치며 뜻을 이루지 못했다. 두산은 4-6으로 끌려가던 2차전 9회말 유재웅의 적시타로 극적인 동점을 만든 후 2사 1,2루의 끝내기 찬스를 이어갔다. 그러나 민병헌의 안타성 타구를 SK 유격수 나주환이 기막힌 호수비로 걷어내 끝내기에 실패한 것이 뼈아팠다.
롯데와의 주말 3연전에서는 1,2차전을 내리 잡으며 3연승 분위기로 치달았지만 송승준의 역투에 밀려 마지막 경기를 빼앗겼다. 공중파 방송 중계 때문에 3일 경기가 오후 1시 30분으로 앞당겨진 것이 두산에 악재가 됐다. 두산은 집중력을 잃은 듯 4개의 실책을 쏟아냈다. 전날 야간경기에서 1이닝을 던진 후 제대로 쉬지 못하고 다시 마운드에 오른 고창성은 연속 경기 무실점 행진을 11경기에서 마감했다.
이에 앞서 2일에는 홍상삼이라는 깜짝 선발 카드로 1승을 챙기기도 했다. 이날 선발 등판해 1군 데뷔전을 치른 홍상삼은 최고 시속 150km의 빠른공을 앞세워 5이닝 1실점으로 호투, 선발승을 거뒀다. 고비 때마다 2군에서 '젊은 피'가 수혈돼 다른 구단의 부러움을 샀던 두산은 이번에도 2년차 중고 신인의 호투로 선발진 공백을 잘 메웠다.
김현수와 최준석의 타격감이 절정이고, 이종욱, 김동주가 이름값을 하고 있는 가운데 고영민, 임재철이 쏠쏠한 활약으로 힘을 보태고 있어 타선의 짜임새는 8개 구단 중 최상위권이다. 선발진의 약세 속에서도 중간 계투진이 워낙 튼실해 8개 구단 중 2번째로 좋은 팀 평균자책점(3.61)을 기록중이다.
문제는 실적이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을 때 몇 승을 보태느냐가 중요하다. 두산은 5일 잠실 LG전을 시작으로 서울에서만 연속 15경기를 치른다. 두 차례의 홈 6연전 사이에 목동 원정경기가 끼어 있다. 최상의 일정표를 받아 든 두산이 과연 몇 번이나 승리할 수 있을지에 시즌 초반 상위권 판도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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