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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배우 차지연의 프로필 상 키는 172cm다. 큰 키인 그가 표현하는 매혹적인 비련의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는 어떨지 궁금하다. 큰 키 덕분에 더 관능적이고 화려한 몸짓이 나올 듯하다.
과거에는 키 때문에 ‘노트르담 드 파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는데, 10년 만에 한을 풀었단다. 배우들의 평균 신장이 높아져 행복하다는 그다.
“초연 때 오디션을 봤어요.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뮤지컬 배우의 꿈을 꾸기 전이었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세종문화회관에 내한한 적 있거든요. ‘라이온킹’에 출연하기 전에 돈이 없을 때여서 3층 끝에서 봤는데 잊지 못해요. 완전히 꽂혔죠. 그때는 그랭구와르에게 더 꽂혀서 프랑스어인 ‘대성당의 시대’를 콩글리시처럼 적어서 불렀어요.
그런데 오디션에서 ‘투 톨’(Too tall)이라는 인상적인 말을 들었어요. 다른 배우들과 비교해 너무 크다고 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이해가 돼요. 너무 크면 안 되겠더라고요. (웃음) 10주년에 마지막 한을 풀게 해주고 믿고 맡겨줘 감사해요. 지금은 장지후, 박송권 배우도 있고 평균 신장이 올라가서 행복해요. 심지어 맨발로 하잖아요. 남자배우들이 좋아해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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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파리’가 한국어 라이선스 개막 10주년을 맞아 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개막한다. 치명적인 아름다움과 순수한 영혼을 동시에 지닌 집시 에스메랄다와 그를 사랑하는 세 남자를 통해 다양한 인간 군상과 삶의 의미를 고찰하는 프랑스 뮤지컬이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이 원작으로, 1998년 프랑스 초연 이후 세계 1,200만 명 이상이 관람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 누적 관객수 100만 명을 돌파한 인기 작품이다.
아기 엄마인 그는 16살인 에스메랄다 역을 맡아 죄송하고 또 감사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두 번 다시 무대에 서지 못할 것 같다며 유쾌한 입담을 뽐냈다. 그러면서도 열정을 다해 연기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전 세계가 사랑하고 10년을 이어온 데는 분명 이유가 있어요. 이런 작품에 출연해 영광이에요. 제가 느낀 열기와 감정을 관객에게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어요. 감동을 주는 배우 중 한명으로서 발바닥이 새까매지는 것에 상관없이 맨발로 열정적으로 임해야죠. 10주년을 끝으로 못할 거 같으니 (웃음) 저의 에스메랄다를 한 번쯤은, 횟수가 많지도 않습니다. 한 번쯤은 봐주자 이런 마음으로 응원해 주면 세종문화회관에서 말 한 마리가 신명 나게 뛰어다니듯 공연할 테니 많이 와줬으면 좋겠어요.”
‘노트르담 드 파리’ 뿐만 아니라 8월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리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까지, ‘열일’ 행보는 이어진다. 2006년 뮤지컬 '라이온 킹'으로 데뷔한 그는 ‘드림걸즈’, ‘몬테크리스토’, ‘서편제’, ‘아이다’, ‘카르멘’, ‘마리 앙투아네트’, ‘레베카’, ‘위키드’, ‘마타하리’ 등 여러 작품에서 활약했다.
뮤지컬 외에 매체 연기, 혹은 예능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밝혔다. 앞서 영화 ‘해어화’, ‘간신’ 등에 나온 바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는 파워풀한 성량을 지닌 캣츠걸로 출연해 5연승 가왕을 달성, 화제가 됐다.
“매체는 겁이 나요. 카메라 앞에서 노래나 연기를 한다는 게 굉장히 힘들더라고요. 물론 좋은 기회가 오면 하고 싶지만 환경 자체가 너무 다르고 선뜻하기가 힘들어요. 다른 분들이 대단한 것 같아요. 노래하라고 하면 목이 막혀요. ‘복면가왕’ 때도 덜덜덜 떨었어요. 원래는 첫 판에서 떨어져 가면을 벗고 얼굴을 보여주면서 솔로곡을 부르는 걸 노리고 나갔어요. 의미 있는 탈락을 해야지 했는데 갑자기 그렇게 돼서 '이게 뭐지?' 했죠. (웃음) 내 계획과 너무 달랐고 결혼 준비까지 스케줄이 너무 많아서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거든요. 지금 보면 제게는 어마무시한 기회였어요. 갑자기 좋아해 주고 사랑 받고 대중에게 인지도가 생겼어요. 감사한 프로그램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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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인 그는 쉼없이 열일하고 있다. 앞서 4살 연하의 뮤지컬 배우 윤은채와 2015년 11월 결혼한 뒤 이듬해 득남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힘들 터다. 그럼에도 다작을 하는 이유에 대해 "감사한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너무 좋은 작품을 만나 다행이에요.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일에 미쳐있는 사람은 아닌데 할 수밖에 없는 여러 상황이 있더라고요. ‘노트르담 드 파리’는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 작품이에요. 운명적으로 다가오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하고 싶다고 만나는 게 아니고 하기 싫다고 만나지 않는 게 아니더라고요. 10년이든 한 달만이든 만나게 된 이상 조금은 힘들지만 이 운명을 받아들여야죠."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서예진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