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김영철의 TV 예능에서만 본 이들은 라디오 DJ 김영철을 마주하면 깜짝 놀란다. '아는형님'의 김희철은 '김영철의 파워FM'(이하 '철파엠')에 게스트로 왔다가 "김영철에게 반했다"고 말했고, 서장훈과 민경훈도 "너 왜 여기서는 날라다니냐"며 깜짝 놀랐다.
김영철이 '철파엠'에서 이런 활약을 보여줄 수 있는 이유는 그가 '철파엠'에 가진 주인 의식과 함께 '철파엠'을 만들어가는 청취자에 대한 애정 때문이었다. 그는 인터뷰 중 자연스럽게 애청자의 이름 혹은 닉네임을 언급하며 라디오를 진행하며 생긴 에피소드를 꺼냈었다.
"'철파엠'에서는 저의 모든 걸 다 보여줄 수 있는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사연 중에 '철파엠'으로 아버지와 친해졌다는 청취자가 있었어요. 아버지에게 저처럼 수다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어서 소개시켜줬는데, 이후로 공통 대화주제가 생기니까 자연스럽게 대화의 시간이 늘어났다는 사연이었죠. 그걸 읽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막 나더라구요. 저는 일찍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랑만 살았는데 저한테 아버지가 있었다면이라고 상상하니 눈물이 났던 것 같아요. 이런 이야기도 20대, 30대에는 숨겼었는데 '철파엠'에서는 제 모습 그대로를 다 보여줄 수 있더라구요."
그만큼 청취자들과 디제이 간 관계도 가깝다. 정기적인 공개방송 뿐만 아니라 얼마 전에는 타일러와 함께 낸 '김영철 타일러의 진짜 미국식 영어' 북 콘서트에서도 청취자를 만났다. 김영철은 청취자들을 언급할 때마다 "우리 애들"이라고 애정을 듬뿍 담아 말했다.
김영철을 그저 '아는형님'의 예능인으로만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DJ 김영철의 모습이 낯설 수 있다. '아는형님'의 김영철은 다른 여섯 명의 멤버들과 융화되지 못하는 모습으로 '노잼'이라는 평을 듣기 때문.
"'아는형님'에서도 제가 라디오 이야기를 많이 하니까, 그 프로그램을 통해서 라디오를 듣는 분들도 있어요. 라디오를 처음 들으면 다들 '왜 이렇게 달라요'라고 깜짝 놀라더라구요. 저도 초반이었으면 '앞으로는 '아는형님'에서도 더 웃기겠습니다'라고 이야기했을 텐데, 편해지다보니 '나도 몰라, 나도 깜짝 놀라', '앞으로 라디오도 대충할까봐' 이렇게 반응을 해요. 기분 좋은 들킴을 시작한거죠."
최고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아는형님'의 고정 출연자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는형님'과 '철파엠' 중 하나만 선택해야한다면?이라는 질문에 늘 '철파엠'이라고 답한다. 강호동, 서장훈 등이 '한끼줍쇼', '미우새'등의 방송과 '아는형님' 사이에서 고민하는 것과 다르다.
"농담처럼 하는 말이지만 애착도는 확실히 달라요. '아는형님'은 일주일에 한 번만 가고, '철파엠'은 매일 하는프로그램이잖아요. 그리고 '아는형님'의 메인은 강호동이지만, '철파엠'은 명명백백 '김영철의 파워FM'이에요. 스태프들과도 매일매일 뭘 했는지 알 정도로 친하고요."
하지만 라디오를 하며 늘 즐거운 것만은 아니었다. 돌이켜보면 아찔한 실수의 순간도 있었다. 특히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과 G20 독일 순방길을 함께 했던 김영철은, 청와대 발표 전 생방송 중 이 사실을 라디오에서 말한 적이 있다.
"웬만한 실수에도 당황하지 않는데 그때가 제일 당황했어요. 생방송 중에 제가 아니라 정영진 편집장님이 이야기를 한 거였는데, 제가 입단속을 시켰어야 했는데 못했던거죠. 문재인 대통령의 G20 순방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정영진 편집장이 '김영철 씨도 독일에 함께 가시죠?'했는데 순간 정적이 흘렀어요. 제가 못들은 척 다른 이야기로 급하게 돌렸죠."
또 하나의 실수는 독도와 관련된 에피소드다. 그는 "그 날도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하는 일본에 대한 뉴스를 전하던 중이었어요. 그때 제가 '일본인들에게 한마디 하겠습니다. 독도는 우리 땅이무니다' 이렇게 일본어처럼 이야기 하고 노래를 틀었는데, 문자가 난리가 났어요. 그렇게 일본어처럼 이야기하면 일본이니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는 거에요. 그때 아차 싶었죠. 그래서 노래가 끝나고 난 뒤 바로 '그런 의도 아닙니다'라고 바로잡았어요. 이후로는 개그를 할 때도 더욱 조심하려고 해요"라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 와중에도 신기한 건 김영철이 말이 많은 것 치고는 말 실수가 적다는 점이다. 그는 이 말에 크게 웃으며 "저는 실수를 10대, 20대에 다 했어요"라고 말했다.
"다들 그러시더라고요. 김영철이 말을 많이 하는 것'치고는' 실수를 많이 안한다고요. '실수 총량의 법칙'이 진짜 있는 것 같아요. 어릴 때 실수를 많이해서 이제는 좀 적게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친한 누나가 말해주기를 '너는 남 이야기는 잘 안하고, 네 이야기만 해서 실수를 안하는 것 같아'라고 하는데 그게 맞는 것 같아요. 남 이야기보다 제 이야기가 더 할게 많거든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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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