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3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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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러치 히터' 최준석, 두산 타선의 핵으로 진화한다

기사입력 2009.04.21 23:27 / 기사수정 2009.04.21 23:27

이동현 기자



117kg의 '거구' 최준석이 두산 타선의 핵으로 진화하고 있다. 파워는 훌륭하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건 옛말이 됐다. 그야말로 못 말리는 방망이다. 최근 주춤하는 기색을 보이던 두산은 최준석의 알토란 같은 활약을 밑천 삼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태세다.

21일까지 두산이 치른 14경기에 모두 출장한 최준석은 50타수 22안타 타율 0.440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김현수(0.415)를 제치고 팀 내 타격 1위를 달리는 중이다. 전체 타격 랭킹에서도 수위타자 황재균(히어로즈, 0.451)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홈런 부문에서는 당당한 리그 선두(6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주자를 득점권에 둔 상황에서의 성적이다. 최준석은 주자가 2루 또는 3루에 있는 상황에서 12번 타석에 들어서 그 중 9번을 안타로 연결했다.

득점권 타율이 무려 7할 5푼이다.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0.333의 타율을 기록한 최준석은 루상에 주자를 두고는 6할대의 고타율을 올렸다. 2008년에도 최준석은 주자 1,2루에서 19타수 10안타(0.526)를 쳤다. 그의 '클러치 본능'을 알 만하다.

21일 벌어진 KIA와의 광주 3연전 첫날 경기에서는 스스로 득점 기회를 만드는 재주도 선보였다. 이날 최준석은 2회, 4회, 9회 등 세 차례 선두 타자로 등장했는데 첫 타석에서 선제 솔로 홈런으로 기세를 올리더니 두 번째 타석에서는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가 후속 타자의 안타 때 홈을 밟았다. 두산이 4-5로 뒤진 채 맞은 9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좌전 안타로 출루해 팀의 9-5 역전승의 선봉장이 됐다.

최준석은 이번 시즌 개막전(4일 KIA전)에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아쉬움을 맛봤다. 최준석의 주포지션인 1루수 자리는 수비가 좋은 오재원이 차지했고, 외국인 선수 맷 왓슨이 지명타자로 출장했다. 그러나 두산 김경문 감독은 개막 이틀째 경기를 앞두고 '최준석의 컨디션이 매우 좋다. 타격감이 좋은 타자는 많이 기용해야 한다'며 그의 중용을 시사했다.

오재원의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예상보다 일찍 최준석에게 기회가 찾아왔고, 이후 최준석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고정 멤버가 됐다. 김경문 감독의 평가대로 절정의 컨디션이었다. 대타로 출장한 7일 대전 한화전부터 12일 잠실 원정 LG전까지 1주일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안타를 쳤고, 그 기간 동안 8타점을 쓸어담았다. 수비에서 약점이 지적됐지만 신들린 방망이를 휘두르는 최준석을 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최준석의 맹활약으로 이종욱, 고영민, 김현수, 김동주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한 두산 타선이 더욱 묵직해졌다. 최준석은 카운터 펀치 한방으로 상황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전형적인 5번타자의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김현수, 김동주 등 출루율이 좋은 타자들이 앞에 포진해 있어 찬스에 강한 최준석의 기를 살려주고 있다.

두산은 기대 이하의 기량을 보인 외국인 타자 왓슨을 사실상 포기하고 대체 외국인 선수 찾기에 나섰다. 이로써 최준석은 일단 주전 자리를 확보한 채 편안한 상황에서 경기에 임하게 됐다. 김경문 감독은 '최준석은 올해 틀림없이 잘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그에 대한 절대 신임을 표현했다. 시즌 초반 뜨겁게 달아오른 최준석의 불방망이가 두산 타선의 짜임새를 완성하는 마지막 조각퍼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이동현 기자]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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