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4.06 18:13 / 기사수정 2009.04.06 18:13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008시즌 MVP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인 김광현이 개막전 선발로 등판하지 못했습니다. 지난달에 벌어진 제 2회 WBC 대회 일본과의 1차전에서 난타당한 김광현은 심적인 충격으로 인해 자신을 중심을 잃어버렸습니다. '현미경 분석'이라 불리는 일본 야구의 치밀한 연구에 김광현은 완전히 노출됐습니다. 그러나 김광현이 가진 평소의 구위를 본다면 5실점 이하로 경기 초반을 버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WBC시즌에 맞춰서 급격하게 몸을 만든 김광현은 자신의 구위를 유지하지 못했습니다. 평소의 김광현이 아니었던 만큼 자신감도 상실됐었죠. 이러한 상태에서 마운드에 오른 김광현은 자신이 지금까지 펼친 투구 중, 잊지 못할 충격을 받게 됐습니다. 제아무리 뛰어난 구질을 가진 투수들도 한번 자신감을 잃게 되면 급격하게 쇠퇴하는 모습은 종종 발생했습니다.
자신의 구위를 믿는 부분이 투수에겐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가장 자신 있는 볼을 던지는 공격적인 피칭을 할 수 있어야 한 경기를 책임질 수 있는 투수가 됩니다. 높은 타점에서 뿜어져 나오는 직구와 옆으로 급격하게 휘어지는 슬라이더를 지는 김광현은 국내는 물론, 일본 타자들에게도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주무기인 슬라이더에서 자신감을 잃고 직구마저 밋밋해진 김광현은 예전과 같은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김광현의 구위에 문제가 온 것은 구질 자체에 이상이 생긴 것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WBC 여파로 인한 자신감 상실과 극심한 치통으로 인해 음식물 섭취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투수는 실력 못지않게 심리적인 부분에 매우 큽니다. SK 와이번스의 김성근 감독도 "투수는 단번에 무너진다"라고 표현하면서 자신감이 상실한 투수의 문제점을 지적했지요.
김광현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예전의 구위를 찾으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투수에게 부담감이 많은 개막전은 현재의 김광현에게는 무리였는지도 모릅니다. 투수들의 심리 상태를 꿰뚫어보는데 일가견이 있는 김성근 감독은 김광현을 배려해 개막전 선발로 내세우지 않았습니다.
개막전 상대였던 한화의 강타선 대신, 비교적 상대할만한 KIA의 타선과 맞붙을 수 있는 기회를 주었습니다. 이제 겨우 시즌이 시작되는 마당에서 김광현은 큰 부담감 없이 자신감 회복에 나설 것입니다. 김광현은 그동안 갈고 닦았던 자신의 구질을 시험해 볼 것으로 예상됩니다. 무엇보다 자신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구질인 슬라이더를 구사하겠죠. 상대 타자에게 맞더라도 좀 더 예리하게 휘어지는 슬라이더를 찾으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슬라이더의 움직임도 중요하지만 제구력을 회복하는 점이 가장 시급합니다. 안정된 제구력만큼 투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김광현은 KIA 전에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는 볼을 던지는 투구 대신, 자신의 컨트롤을 점검하는 투구를 펼쳐야 할 것입니다. 제구력의 안정은 흐트러진 투구 밸런스를 찾는 지름길이 될 것이고 많은 횟수의 스트라이크는 유리한 볼 카운트로 승부하는 결정적인 열쇠가 되겠죠.
승패의 여부를 떠나서 김광현은 자신감을 되찾고 자신의 구질을 점검하며 컨트롤을 회복시키는 부분에 전념하는 부분이 필요합니다.
[사진 = 김광현 (C) 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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