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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현장 리포트] '천생연분' 김연아-오서 코치의 '같은 생각'

기사입력 2009.03.29 15:39 / 기사수정 2009.03.29 15:39

한만성 기자


[엑스포츠뉴스=스테이플스 센터(미국 LA), 한만성 기자] 승리의 여신은 김연아와 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피땀흘린 노력을 저버리지 않았다.

29일(한국시간) 열린 2009 세계 피겨 스케이팅 선수권 대회 여자 싱글 부문 프리스케이팅에서 김연아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스테이플스 센터를 가든 메운 관중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며 131.59점을 획득, 총 207.71점이라는 놀라운 점수로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세계 챔피언 자리에 등극했다. 그의 이 날 모습은 모든 경쟁 상대들을 압도한 연기였다.

김연아는 자신의 프리스케이팅 배경 음악 '세헤라자데'에 맞춰서 첫 번째 기술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룹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전 날 쇼트 프로그램에 이어 신들린 연기를 또한번 펼쳐 보였다. 이후 그는 트리플 살코를 시도하다 실수를 범했음에도 여전히 쇼트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에서 각각 참가 선수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피겨 스케이팅의 역사를 새로 썼다.

오서 코치는 김연아의 연기 이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세계 선수권에서 우승을 원하던 연아의 마음을 정확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연아가 너무 자랑스럽다. 과거 내가 선수 생활을 할 때와 연아가 지금 겪고 있는 일에는 여러가지로 비슷한 점이 많다. 나는 그렇기 때문에 누구보다 연아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제자를 향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흥미로운 점은 김연아 역시 프리스케이팅이 끝난 이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오서 코치가 경험한 80년대 당시 브라이언 보이타노와의 라이벌 관계는 지금 내 상황과 비슷한 점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내 마음과 생각을 너무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해 스승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음을 밝혔다는 것이다.

'브라이언들의 전투'로 알려진 오서 코치와 보이타노의 라이벌 관계는 지난 80년대 당시 빙판을 뜨겁게 달군 최고의 '빅뱅'이었다. 당시 금메달을 노리던 오서 코치는 1988년 캘거리 올림픽에서 라이벌 보이타노에 밀려 아쉽게 은메달을 차지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물론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라이벌 관계가 '브라이언들의 전투'에 버금가는 경쟁구도를 형성한 것은 아니다. 또한, 80년대의 두 브라이언과는 달리 김연아가 아사다에 비해 이번 시즌과 같은 압도적인 연기를 이어 간다면 머지않아 둘의 라이벌 관계는 크게 기울게 될 것이다.

물론, 둘의 경쟁구도가 이미 김연아 쪽으로 상당부분 기울었다고 봐도 무리가 없긴 하지만 말이다.

한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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