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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SK & 창원 LG의 재도약은 가능한가?

기사입력 2005.06.09 00:44 / 기사수정 2005.06.09 00:44

서민석 기자


바야흐로 농구 '에어컨 리그'의 계절이다. 김승기-신기성-현주엽-김택훈 등의 선수들이 FA로 팀을 옮기고, 또한 이정래-박준용의 맞트레이드 등으로 전력보강에 막이 오른 프로농구. 이런 바쁜 물밑작업 속에서 관심을 끄는 두 팀이 있으니 바로 지난 시즌 6강에 실패한 창원 LG와 서울 SK 이다.

상대적으로 울산 모비스나 인천 전자랜드는 시즌 전부터 전문가들이 6강이 힘들 것으로 내다봤지만 우승후보로 점쳤던 LG와 SK의 몰락은 그만큼 팬들에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와신상담. 올 시즌 프로농구는 비록 5개월여 남아있긴 하지만 이 두 팀의 전력보강은 가장 활기찰 것으로 보인다. 두 팀의 올시즌 방향을 미리 들여다 보기로 한다.


'김태환 식 공격'으로 화끈한 농구를 구사한다- 서울 SK

2003~2004시즌 후 1번의 준우승과 4년 연속 4강 진출의 업적에도 불구하고, '우승을 못했다' 는 이유로 경질당한 김태환 감독.

'박종천 감독에 밀렸다', '간섭이 심한 LG 프런트다운 행동이다' 는 말이 설왕설래했고, 결국 1년 여의 야인생활 끝에 김태환 감독은 올시즌 SK 감독으로 새로운 출발선에 서있다.

사실 김감독의 스타일은 '화끈한 공격 농구'와 상대 팀에 맞는 '잦은 선수 교체'로 요약될 수 있다.

국민은행, 중앙대 등 감독으로 부임한 곳마다 우승으로 이끌며 '우승 청부사', '인동초' 등의 닉네임을 얻은 김태환 감독은 철저하게 막는 수비농구보단 2점 주고 3점 넣는 화끈한  공격농구를 선호하는 감독이다.

코트에선 무서운 불호령으로 선수들을 다그치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코트 밖에선 '사우나 회동' 이나 자상한 형이나 아버지 역할을 해 선수들 사이에서 좋은 평판을 얻고 있다.

이상윤 감독이라는 젊고 패기있는 감독을 영입해서 실패를 맛본 SK가 '비주류'인 그를 선임한 만큼 당장에 김감독에게는 6강 진출이라는 지상과제가 떨어져 있다. 그 시발점에서 공격농구를 선호하는 김태환 감독은 수비가 좋은 박준용보단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한 방'을 꽂을 수 있는 이정래를 영입했다. 김감독의 칼라를 엳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일단 임재현-한상웅-임효성-이세범 등으로 이어지는 가드진은 일단 정리가 불가피해보인다. 김감독 입장에선 원주 TG삼보에 즐비한 슈터들(이상준-양경민-손규완)이나 여타 팀의 장신 선수에 군침을 흘리고 있으며, 항상 대형 트레이드의 중심에 서 있던 그의 입장에선 카드만 맞는다면 과감한 트레이드를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전희철 선수의 거취다.

특별한 변수가 생기지 않으면 올 시즌 팀의 주축으로 뛸 가능성이 높지만 지난 시즌 무리한 골밑 공격과 3점슛 난사등으로 SK 몰락의 비난의 화살을 받은 터라 김태환 감독이 송영진과 같은 준척급 젊은 장신포워드와의 트레이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다만, 가드진의 정리와 용병 둘을 어떤 선수를 영입하느냐에 따라 본래 김감독의 스타일 대로 수비보단 공격 위주의 라인업을 구성할지는 좀더 두고 볼 일이다.


'신산'의 전술로 변화무쌍 -창원 LG

일단 올 시즌 창원 LG의 변화는 크게 두 가지다.

지난 시즌 '슈팅가드 성향'이 짙은 포인트 가드인 황성인의 오랜 볼키핑과 원활한 볼 배급을 위해 FA시장 대어였던 현주엽을 영입, 황성인의 부담을 덜려고 노력했다. 또 한가지는 역시 KBL 최고의 명장 신선우 감독의 영입으로 꼽을 수 있다.

사실 그동안 LG는 전통적으로 센터보단 가드나 슈터에 의존한 경우가 많았다. 삼성에 아쉽게 밀려 준우승에 그친 지난 2000~2001시즌 당시 타 팀이 용병을 이용한 공격을 1옵션으로 한 것에 반해 조우현-조성원의 쌍포를 팀의 주전술로 활용, 쏠쏠한 재미를 얻은 바 있다. 사례에서 볼 수 있듯 LG의 특징은 화끈한 외곽포였다.

하지만 4강 그 이상을 성적 내기에는 2% 부족한 용병들과 골밑싸움에서 수수깡같이 깡마른 몸집으로 상대에게 외곽을 맴도는 선수가 많아지면서 점점 무언가 변화가 필요했다. 그러한 변화를 만들기에 적절한 승부사로 신선우 감독으로 점찍고 영입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면에서 보면 일단 용병 중 한 선수는 왓킨스와 같은 호리호리하지만 제공권을 장악한 선수보단 맥기와 같이 힘좋고 파워넘치는 센터(과거 현대시절의 제이 웹이나 홀 같은 선수)를 영입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한 황성인의 역할이 다소 모호해질 가능성 역시 있다.

올시즌 KTF 돌풍을 이끈 현주엽은 역시 득점(14.2득점)보다 어시스트(7.83)에 치중했기 때문에 가드가 약한 팀의 약점을 커버한 이상 올 시즌도 상대적으로 슈팅가드의 성향이 짙은 황성인을 대신해 용병에게 볼 배급의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일단 황성인이 1번 포인트 가드를 맡긴 하겠으나 현주엽-조우현이 간간히 포인트 가드 역할을 대신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도 수가 많은 신선우 감독이 현대-KCC 시절 같은 잦은 선수 교체와 다양한 패턴플레이에 의한 농구를 LG에 어떻게 접목시키느냐 역시 또하나의 변수이다.

창원 LG의 경우 전통적으로 관중을 많이 몰고 다니는 팀이고, 서울 SK의 경우 서울 삼성과의 한 지붕 두 가족 살림을 청산한 지난 시즌 최다관중 기록을 경신할 만큼 인기가 높은 팀이다. 이 두 팀의 이번 시즌 성적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올 시즌 KBL 흥행의 성패가 좌우된다.



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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