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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바람 바람 바람' 송지효 "바람 소재·유부녀役, 걱정 없었어요"

기사입력 2018.04.11 15:20 / 기사수정 2018.04.11 15:28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배우 송지효가 영화 '바람 바람 바람'(감독 이병헌)을 통해 특유의 유쾌한 매력을 발산했다.

5일 개봉한 '바람 바람 바람'은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바람의 전설 석근과 뒤늦게 바람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매제 봉수, 그리고 SNS와 사랑에 빠진 봉수의 아내 미영 앞에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제니가 나타나면서 걷잡을 수 없이 꼬이게 되는 상황을 그린 어른들을 위한 코미디.

송지효는 미영 역을 맡아 봉수 역의 신하균과 함께 부부 호흡을 선보였다. '바람 바람 바람'은 지난 해 3월 크랭크인 해 7월 1일 촬영을 마쳤다. 제주도에서 진행된 촬영과 함께 동료 배우들과 같이 만들어나간 추억들이 송지효의 마음 속에도 따뜻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완성된 영화를 보고 난 후 "'조금 더 집중하고 잘 할 걸'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라고 전한 송지효는 "영상보다 글을 먼저 본 것이잖아요. 어떻게 나올지 상상만으로 해야 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제 상상력이 조금 더 풍부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 영화를 작업하면서 특별히 그런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라고 얘기했다.

2012년 개봉한 영화 '자칼이 온다' 이후 6년 만에 스크린 복귀에 나선 송지효는 "오랜만의 영화라는 생각은 안 했어요"라고 웃으며 "영화든 드라마든 또 뮤지컬이나 연극이든, 다 하나의 작품이고 열 손가락 중의 하나라고 생각을 하고 있죠.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어른들만이 할 수 있는 얘기라 재미있었어요. 이성민 선배님과 신하균 선배님, 이엘 씨가 함께 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저도 함께 하고 싶더라고요"라며 작품에 함께 한 동료들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바람을 소재로 한 '바람 바람 바람'의 주제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부분은 없었다. 유부녀 역할로 등장하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송지효는 "어쨌든 제가 작품이 마음에 들어서 선택을 한 것이잖아요. 어떻게 하면 더 어색하지 않게 보일 수 있을까를 더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저는 작품의 전체적인 느낌이 좋아서 선택했고, 또 그 모습이 잘 보여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히려 '바람'이라는 소재나 유부녀 역할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라고 설명했다.



제주도에서의 촬영은 그야말로 '힐링'의 연속이었다. "저는 수학여행을 경주로 갔던 세대거든요"라고 전하며 유쾌한 입담으로 말문을 연 송지효는 "촬영으로 제주도에 간 것은 처음이었어요. 정말 주변 구경도 하고 싶었었거든요. '바람 바람 바람'을 찍을 때도 다 같이 다녔었어요. (이)성민 선배님은 워낙에 바쁘셔서, 안 계시면 또 저희끼리 뭉치기도 하고 그랬었고요. 그래도 거의 네 명이 다 모여서 함께 다녔던 기억이 나네요. 아, 감독님까지 다섯 명이요"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송지효가 표현한 이성민은 '대장'같은 사람이었다. 송지효는 "성민 선배님은 워낙 연기를 잘하시고 대장님 같은 중심축이기 때문에, 옆에 있으면 정말 든든할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저희 막내 스태프까지 다 챙기시고 생각해주시는 모습에서 정말 배울 게 많다고 느꼈어요"라고 말했다.

신하균에 대해서도 "저희가 현장에서 연기 신(神)이라고 할 정도였거든요. 정말 연기를 잘 하시잖아요. 같이 호흡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이번 작품에서 함께 하게 됐죠. 뭔가 장난을 쳐도 잘 받아주시기도 했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하균 선배님이어서 진짜 다행이고 좋았던 것 같아요"라며 믿음을 보냈다.

이엘은 "보고만 있어도 좋은, 매력적인 친구"라고 소개했다. 송지효는 "'매력이 있다는 게 저런 느낌이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해 준 친구에요"라면서 "섹시하려고 하지 않아도 그 느낌만으로도 사람을 현혹시킬 수 있을만큼 매혹적이죠. 영화에서도 이엘 씨의 그 모습 자체가 매력적으로 나온 것 같아요"라며 응원했다.


'바람 바람 바람'을 통해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기억될 한 줄을 더해낸 것도 있지만,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남긴 것이 송지효에게는 더욱 큰 의미로 남았다. 송지효는 "이 분들과 같이 촬영을 하고 호흡하고, 그 시간을 지내오며 돈독해졌던 우정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라며 미소를 보였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누구보다 다양한 얼굴로 대중을 만나고 있는 송지효는 자신을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게 해 준 SBS 예능 '런닝맨'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어릴 때 성격은 폐쇄적이었어요. 누구 앞에서 주목받고 말을 하고 이러는 것을 잘 못했죠. 그 정도로 외골수 같았는데, '런닝맨'을 하면서 많이 바뀌었어요"라며 "처음에는 멋모르고 시작을 했는데,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게 예능이더라고요. 그런 부분에서 저를 많이 깰 수 있게끔 계속 기회를 주고 도와준 것이 '런닝맨'인 것 같아요. 그 전에는 굉장히 소심했지만, 정말 많이 오픈될 수 있게끔 기회를 줬죠."


일상에서의 송지효는 집에서 쉬는 것으로 재충전을 한다. "일할 때 외에는 체력을 쓰지 않으려고 해요"라고 다시 한 번 웃어 보인 송지효는 "예전에는 쉬는 날에 집에 있으면 안 될 것 같고, 나가서 활동하면서 에너지 방출을 해야 되지 않나 생각했는데, 지금은 쉬는 것이 저만의 비결인 것 같아요. 일할 때 에너지를 쏟기 위해서 담아놓는다는 생각으로 집에서 쉬고 있죠"라고 설명했다.

이야기를 이어가며 30대 후반인 자신의 나이를 유독 많이 언급하는 것에 송지효는 "의식을 안 한다면 거짓말이겠죠. 어린 친구들을 볼 때면 부럽기도 했었어요"라고 솔직하게 얘기했다.

"그렇지만 샘은 안 났던 것 같아요. 가는 시간을 잡을 수는 없잖아요. 인정을 하게 됐죠.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잖아요.(웃음) 인정하고 받아들이니까 편하더라고요. 특히 '런닝맨'을 하다 보니까, 게스트 분들 중 정말 지치지 않는 체력을 가진 분들이 있거든요. 정말 부럽죠. 모든 것을 다 줘서라도 시간을 돌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또 시간이 지나면서 원숙미라는게 생길 수 있는 것이니까요. 그것을 또 다른 저의 숙명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것 같아요."

결혼 역시 '안 한다'는 생각은 아니지만, 지금이 만족스럽기 때문에 굳이 일부러 더 의식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송지효는 "지금의 제가 살고 있는 이 생활이 정말 재미있고 만족해요.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생기지 않으면, 생각이 굳이 바뀌지는 않을 것 같고요. 내년에 저를 다시 본다고 해도 저 이 모습 그대로 있을 것 같지 않나요?"라며 털털한 면모를 자랑했다.

예능은 물론, 좋은 작품으로도 꾸준히 대중과 소통하고 싶은 것도 마음 한 켠에 계속해서 갖고 있는 바람이다.

송지효는 '바람 바람 바람' 이야기를 다시 꺼내며 "바람을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인데, 그것은 정말 소재일 뿐이고 네 명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담은 것으로 알아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 소재를 쉽게 풀었다는 생각보다는, '네 남녀의 감정을 이야기하고 싶었구나'로 생각해 주시면서 '이런 소재의 작품도 있을 수 있습니다'라는 쪽으로 봐주신다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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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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