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6.02 22:15 / 기사수정 2005.06.02 22:15
힘든 5월이었다.
예상보다 빠른 더위가 찾아오는 바람에 선수들의 체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야수들이야 백업 멤버들이 있지만 선발투수는 5일에 한 번씩 자신들의 로테이션을 지켜야 하는 입장이므로 덥다고 일찍 내려올 수도 없는 몸이다.
4월 선두권을 이끌던 삼성-두산-롯데의 3강 체제에서 삼성이 조금씩 치고 나가는 모습이고 두산-롯데는 주간 성적 5할을 가까스로 유지할 정도로 어려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각 팀 선발 투수들의 성적을 토대로 지난 5월을 결산해보자.
▲ 날카로워지는 방망이, 낮아지는 마운드
5월에 들어서며 타자들은 페이스를 찾아가는 반면 투수들은 타자들의 뭇매를 견디기 어려운 모습이다. 이는 강팀이나 약팀 모두 동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게다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각 팀의 용병들은 현재 상대 팀에게 철저히 파악이 된 상태라 사뭇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이유로 8개 구단 공히 선발 투수의 방어율이 높아지고 있다.
선발투수의 투구이닝은 줄어들고 방어율은 높아지는 모습이다. 선발투수의 투구이닝이 줄어들다 보니 불펜이 빨리 가동되고 대개의 불펜투수들은 선발투수들보다 구위가 떨어지는 편이어서 대량 득점 경기 및 큰 점수차 역전승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4월 들어 현대의 에이스로서 역할을 해내고 있는 캘러웨이를 제외한 나머지 선발 투수들은 5월에 상당히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바르가스, 스미스, 산체스 등 팀의 2선발을 맡고 있는 투수들의 방어율이 6-7점대에 이른다는 것은 타자들이 투수들에 대한 적응이 어느 정도 끝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고 있다.
▲ 선발이 강한 팀들이 살아남는다
선발투수가 한 달에 평균 4-5회 등판한다고 가정했을 때 선발투수의 책임이닝이라 할 수 있는 5이닝을 소화해 낸다면 20-25 이닝을 소화하게 된다. 한 팀이 보통 24-25경기를 치른 지난 5월, 팀의 규정 이닝(24 - 25 이닝)을 소화해 낸 선발 투수는 8팀에서 17명에 불과했다. 삼성과 롯데가 3명씩으로 가장 많았고 LG는 1명(장문석)으로 가장 적었다.
최근 3경기에서 대역전승이나 역전패를 경험한 LG의 선발 투수가 5월 한달 동안 소화해낸 투구 이닝은 113이닝으로 8개 구단 중에 가장 적다. LG 선발 투수들은 팀이 치른 24경기 중 무려 7경기에서 5이닝 이전에 강판된 반면 선발 투수가 7이닝 이상 소화해 낸 경기는 단 한 경기에 불과하다. 따라서 불펜이 빨리 가동되었고 가뜩이나 무게가 떨어지는 LG 불펜은 상대팀의 타선을 막아내기 어려운 악순환이 계속되었던 것이다.
반면 1위를 질주하는 삼성의 경우 4월에는 132.2이닝으로 전체 3위를 차지했지만 5월에는 4월과 비슷한 수준인 131.2이닝으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게다가 선발투수들이 팀이 치른 25경기에서 13승을 선발승으로 이끌고 11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면서 삼성의 불펜은 주로 7회 이후에 가동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가운데 철벽 허리와 마무리를 자랑하는 오승환과 권오준을 보유하고 있어 삼성의 선두 질주는 너무도 당연해 보인다.
▲ 겨우 50경기? 벌써 50 경기?
선두 삼성은 패수보다 승수가 20개 많은 상태이고 2위 두산도 13개가 많은 상태이다. 반면 4위 현대는 승수보다 패수가 4개 더 많은 ‘이름만 4위’를 차지하고 있고 최하위 기아는 현대보다 11개가 많은 상태이다. 4위 안에만 들면 일단 가을 잔치에 참가할 수 있으므로 승률 5할이 안 되는 4위를 가지고 있는 현대 구도는 최하위라 하더라도 포기할 수 없는 유리함을 갖추고 있다. 이제 겨우 50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지금이라도 팀을 재정비하고 개선해 나간다면 가을 잔치의 새 주인은 탄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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