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3.18 21:00 / 기사수정 2009.03.18 21:00
[엑스포츠뉴스=강대호 기자] 3월 14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현지의 옥타곤과 네덜란드 쇼타임의 합작대회가 열렸다. K-1 MAX(-70kg) 토너먼트 우승 2회(2005, 2007)에 빛나는 안디 사우버르(130승 1무 7패, 네덜란드)는 아르메니아계 이탈리아인 조르조 페트로샨(55승 2무 1패, 아르메니아어명 게보르그)과 양국 주최의 자존심을 걸고 격돌했다.
사우버르는 K-1 우승 외에도 세계무에타이협회(WMTA)·세계킥복싱협회(WKA)·국제스포츠가라테협회(ISKA)·세계범아마추어킥복싱협회(WPKA) -70kg 챔피언, 세계슛복싱협회(WSBA) -67kg 챔피언, 슛복싱 세계선수권 우승(2002, 2004, 2008)·준우승(2006)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킥복싱과 무에타이로 대표되는 입식타격기뿐 아니라 2000년 입문한 입식타격유술 슛복싱의 기량은 종목 대표 선수로 여겨질 정도로 뛰어나다. 유도 수련 경력과 2003년 9월 23일 슛복싱에서 현 WEC -77kg 챔피언 카를로스 콘딧(22승 4패)를 꺾은 것 덕분에 종합격투기(MMA) 라이트급(-70kg) 전향을 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경기장 중앙을 선점하고 끊임없는 압박에 나선 사우버르와 맞선 페트로샨은 2004년 무에타이 유럽챔피언, 2005년 세계무에타이평의회(WMC) -67kg 인터콘티넨탈 챔피언에 올랐다. 이탈리아의 콤바트리그(Kombat League)와 야누스 파이트 나이트(Janus Fight Night)에서 2006년 KL -67kg 챔피언, JFN 토너먼트 2연속(2006-07) 우승으로 자국의 대표적인 입식타격기 선수가 됐다.
2007년 5월 19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K-1 스칸디나비아대회에서는 인터콘티넨탈 챔피언 자격으로 WMC 세계챔피언이자 역시 K-1 맥스 2회 우승자인 부아까오 뽀브라묵(186승 12무 20패, 타이)의 1차 방어전 상대로 나섰다. 무에타이 정규시간 3분 5라운드를 치른 결과는 무승부로 타이틀 획득에 실패, 부아까오의 1차 방어를 막진 못했지만, 기량의 국제적인 입증에는 손색이 없었다.
올해 1월 31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세계킥복싱조직(WKN) 동양식 규정 -70kg 인터콘티넨탈 타이틀전 승리로 기세를 올린 페트로샨은 3분 3라운드의 K-1 규칙으로 진행된 사우버르전에서 상대에게 경기장 중앙을 내주며 압박을 당했지만, 정규시간 무승부, 그리고 연장 1라운드까지 12분 경기를 소화하며 공격 시도와 성공 횟수에서 밀리지 않았다. 홈의 이점이 있는 페트로샨이 3-0,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두기에 충분한 경기내용이었다.
무에타이 -67kg·K-1 맥스·킥복싱 -73kg 출전 선수 중 좋은 편에 속하는 178cm의 신장, 1985년 12월 10일생으로 현재 만 23세의 젊음이 페트로샨의 장점이다. 사우버르 외에도 작년 K-1 맥스 유럽예선 우승자 워런 스티블먼스(35승 4무 6패, 남아프리카공화국), 타이 룸삐니·라짜담넨 경기장 -67kg 챔피언 경력자 나르폴 페어텍스(171승 5무 43패, 타이), K-1 맥스 유럽예선 2연속(2008-09) 2위 마르코 피쿠베(47승 1무 23패, 수리남계 네덜란드인)에게 승리를 거뒀다.
페트로샨이 속한 사토리 글라디아토리움 네메시스라는 팀은 슬로베니아와 가까운 이탈리아의 고리치아에 위치한다. 이탈리아는 2000년부터 K-1 지역대회가 열렸으며 슬로베니아와 국경을 맞댄 헝가리와 크로아티아 역시 입식타격기 인기가 상당한 곳이다.
페트로샨이 태어난 아르메니아 출신 격투기 선수로는 미국 고화질 유선방송 HD넷의 인사이드 MMA -77kg 12위 카로 파리샨(18승 5패 1무효, 미국)과 -84kg 4위이자 드림 챔피언 게가르드 마우사시(24승 1무 2패, 네덜란드)가 유명하다. (마우사시는 이란에서 아르메니아인 부모에게서 태어남.)
사우버르전이 치러진 밀라노의 경기장은 페트로샨의 별칭인 의사(The Doctor)를 외치는 ‘독토르’라는 소리로 가득했다. 국내 격투기 팬이 아르메니아 출신 선수로 파리샨과 마우사시 뿐 아니라 페트로샨을 떠올리는 날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참고: 이 글은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과 현지시각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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