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이하 '예쁜 누나')는 배우 손예진의 드라마 복귀작이다. '상어' 이후 무려 5년 만이기에 많은 시청자가 기대를 품었다.
30일 첫 방송에서 그 기대를 절반 정도 충족시켰다. 손예진의 연기력은 누가 뭐래도 출중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인이지만, 드라마 속에서는 정말 '평범한' 30대 직장인이자 소탈한 옆집 누나 같았다. 하지만 드라마는 잔잔해서 좋다는 평과 지루하다는 악평으로 나뉘었다. '절반의 성공'인 이유다.
이날 방송에서 윤진아(손예진 분)는 양다리였던 남자친구에게 차이고 복수했다. 하지만 "진짜 사랑이 아니었다"며 우울해했다. 그때 미국에서 막 귀국한 친구 동생 서준희(정해인)가 술에 취한 윤진아를 데려다줬다. 또 다음날 회사에 찾아온 윤진아의 옛 남자친구를 퇴치해준 것도 서준희였다.
윤진아를 통해 30대 여성의 고된 삶을 볼 수 있다. 회사에서는 상사의 성희롱에 당하지만 웃어 넘겨야 하고, 열심히 뛰어다녀도 이뤄놓은 게 없는 것처럼 허무하다. 이는 사랑도 마찬가지여서 진짜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지난 연애들이 덧없이 느껴진다. 손예진은 그런 윤진아를 섬세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해내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어떠한 사건도 없는 전개는 호불호가 갈렸다. 두 남녀의 감정에 집중하게 된다는 장점은 있지만, 그것만으로 16부작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손예진과 정해인이 몰입도 있는 연기를 보여줘야 한다. 또 윤진아, 서준희가 결국 연인으로 발전하리라는 힌트를 빨리 줘야 사전지식 없이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의 마음까지 붙잡을 수 있을 것이다.
정해인의 역할이 막중하다. 엄청난 경력의 대선배 손예진과 연기에서는 잘하는 것 이상으로 분발할 필요가 있다. 이날도 서준희가 잠든 윤진아를 바라본다든가, 전 남자친구로부터 윤진아를 보호해주는 등 활약상이 있었지만, 캐릭터의 성과와는 별개로 정해인 자체는 빛나지 못했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 '슬기로운 감빵생활' 등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줬지만, '예쁜 누나'는 심리 표현이 더 중요한 드라마인 만큼 정해인의 어깨가 무겁다.
한편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1회는 4.008%를 기록했다. (닐슨 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 전작 '미스티' 1회(3.473%)보다 높다.
매주 금, 토요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lyy@xportsnews.com / 사진=JTBC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