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측이 유지선 전 프로그래머의 성추행 피해에 대한 사과와 함께 공식입장을 밝혔다.
5일 BIFAN 측은 공식 홈페이지에 "최근 유지선 전 프로그래머의 성추행 피해가 보도됐다. 위계의 상부에 있는 전 고위 간부에 의해 사건이 일어났다는 점에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공개적으로 폭로에 나서게 된 유지선 전 프로그래머의 용기에 대해서 감사를 드리고 또 그간의 고통과 피해에 대해서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음에 죄송한 마음을 보낸다"고 전했다.
이어 "2월 28일 동일한 전 간부의 다른 성추행 사건이 후속 보도되고, 영화제가 아무런 입장표명이 없는 것에 대한 촉구의 목소리에 더 이상 가만히 있는 것은 오히려 더욱 의혹과 불신을 파생시킬 우려가 있다고 생각돼 이에 입장을 밝힌다"며 입장 표명에 나서게 된 이유를 전했다.
또 "현재의 조직위원회는 드러난 추행들이 전 간부 개인의 성 평등 의식의 문제 뿐만 아니라, 위계에 의한 폭력에 제대로 거부하지 못하는 권위적인 조직문화에도 있다고 본다. 아직도 영화제에 그러한 문화가 잔존하고 있다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깊이 반성하고 권위적인 조직문화의 풍토를 청산하고 쇄신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2차 피해에 대해서는 "재판 결과 2017년 4월 27일 서울서부지방검찰청 불기소(혐의 없음) 결정된 후, 원고의 항고에 서울고검 항고기각결정(최종)으로 혐의가 없음이 확정된 사항이다. 동일한 근거의 민사소송은 아직 진행 중으로서 이와 관련하여서는 재판의 진행 상황에 따라 사실인정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BIFAN 측은 "겸허한 자세로 조직문화의 쇄신을 위한 부단한 노력을 기울일 것과, 문화계의 미투 운동을 적극 지지하며, 그 확산이 성 평등과 탈 권위의 문화로 자리 잡기를 희망한다"고 말을맺었다.
앞서 유지선 전 프로그래머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고위 간부의 성추행을 폭로한 바 있다. 또 부당 해고라는 2차 피해까지 당했다고 주장해 논란을 키웠다.
다음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측의 입장 전문.
미투 운동을 통해 문화계 전반의 성범죄 사례들이 폭로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충격과 분노를 던져주는 가운데, 최근 채널A를 비롯한 기타 언론에 유지선 전(前) 프로그래머의 성추행피해가 보도되었습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영화제’) 또한 위계의 상부에 있는 전(前) 고위간부에 의해 사건이 일어났다는 점에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습니다. 공개적으로 폭로에 나서게 된 유지선 전 프로그래머의 용기에 대해서 감사를 드리고 또 그간의 고통과 피해에 대해서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음에 죄송한 마음을 보냅니다.
유지선 전 프로그래머의 성추행 피해는 2013년에 있었던 사건이고 언급된 전 간부 또한 2015년 12월 퇴임한 상태였기에 2016년 제20회를 기해 새롭게 출범한 현재의 영화제 집행부는 이 문제의 진상을 파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또한 2차 피해의 가해자로 언론에 보도된 현(現) 임원에 대해서는 유지선 전 프로그래머가 명예훼손으로 민사 및 형사 소송을 제소한 상태로서, 영화제의 개입이 소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언급을 자제해왔습니다.
그러나 2월 28일 동일한 전 간부의 다른 성추행 사건이 후속 보도되고, 영화제가 아무런 입장표명이 없는 것에 대한 촉구의 목소리에 더 이상 가만히 있는 것은 오히려 더욱 의혹과 불신을 파생시킬 우려가 있다고 생각되어 이에 입장을 밝힙니다.
전 간부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하여 2013년 10월 당시, 영화제 전 고위간부에게 성추행을 당했고 부천시에 문제를 제기하여 전 고위간부가 사과하는 것으로 사건이 무마되었다는 유지선 전 프로그래머의 주장은 여러 진술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프로그래머에 대한 성추행뿐만 아니라 여직원에 대한 블루스 권유와 부적절한 신체접촉 등 추가적인 폭로 사실에 대해서 우선 반드시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어 법에 따른 심판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현재의 조직위원회는 드러난 추행들이 전 간부 개인의 성 평등 의식의 문제뿐만 아니라, 위계에 의한 폭력에 제대로 거부하지 못하는 권위적인 조직문화에도 있다고 봅니다. 아직도 영화제에 그러한 문화가 잔존하고 있다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깊이 반성하고 권위적인 조직문화의 풍토를 청산하고 쇄신해 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다음은 보도된 제2차 피해에 대한 부분입니다.
유지선 전 프로그래머는 2018년 2월 8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2016년 9월 계약연장이 되지 않았고, 그 사유가 전임 고위간부와 일한 사람과는 일할 수 없다는 것임”에 당황했고, 조직위 내에서 “유지선이 성추행 사실을 빌미로 전 고위간부를 협박해 고용을 유지했다”는 소문으로 2차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상기 2차 피해 주장은 인터넷매체의 기사를 근거로 한 것으로, 유지선 전 프로그래머는 이를 근거로 민사 및 형사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형사소송은 <2017. 1. 일자 유지선 형사고소(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고소)>의 사건으로, 재판 결과 2017년 4월 27일 서울서부지방검찰청 불기소(혐의 없음) 결정된 후, 원고의 항고에 서울고검 항고기각결정(최종)으로 혐의가 없음이 확정된 사항입니다.
동일한 근거의 민사소송은 아직 진행 중으로서 이와 관련하여서는 재판의 진행 상황에 따라 사실인정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한편 영화제 조직위원회를 상대로 한 해고무효소송과 관련해서는 2017년 11월 29일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서 조직위원회의 정당한 계약해지임을 인정하여 유지선 전 프로그래머의 청구를 기각 결정한 후 유지선 전 프로그래머가 항소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2018년 7월 개최될 영화제를 앞두고 또다시 새로운 시대정신과 창의적인 재능을 담아내기 위해 땀 흘리고 있습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여전히 지향해야 할 것은 두려움과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을 영화 속에서 함께 꿈꾸는 것이며, ‘미투 운동’이야말로 ‘오랫동안 억압되어 왔던 진실의 귀환’으로써 강력하게 지지하는 바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조직의 운영에서 그에 반하는 문화에 길들여있지 않았는가 다시 한 번 자성해야 할 계기를 맞았습니다. 영화제는 겸허한 자세로 조직문화의 쇄신을 위한 부단한 노력을 기울일 것과, 문화계의 ‘미투 운동’을 적극 지지하며, 그 확산이 성 평등과 탈 권위의 문화로 자리 잡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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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