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2.27 21:51 / 기사수정 2009.02.27 21:51
[엑스포츠뉴스 = 문용선 기자]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1989년 노사연의 2집에 수록된 만남(박신 작사, 최대석 작곡)이라는 노래를 아십니까? 애절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만남은 전남드래곤즈의 홈 구장인 광양전용구장에서 웅장하게 울려 퍼지곤 했습니다. 그런데 K-리그 돌입을 한 주가량 남겨둔 시점에서 이 명곡의 주인공이 될 법한 선수, 리그 최고의 트러블 메이커이자 많은 이들의 애증의 대상인 이천수가 바로 전남에 입단했습니다.
이천수의 전형적인 추락시나리오
수원삼성이 2008 K-리그에서 우승했습니다. 이천수는 이로써 K-리그에서 2번이나 우승을 경험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2005년 울산에서 어깨를 으쓱거리며 당당히 트로피를 치켜들던 그 자신감 넘치는 모습은 빅버드에서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소속팀이 우승을 차지했으니 두둑한 우승 보너스를 기대해 볼만도 한데 그에게 돌아온 것은 임의탈퇴. 4경기 출전 1골, 코칭스태프와의 부조화, 문란한 사생활로 구설수, 전형적인 이천수의 추락시나리오가 전개되고 있었습니다.
우연이 아닌 그들의 만남
전남드래곤즈에는 알짜배기 선수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팬들을 매료시킬 만한 스타성을 갖춤과 동시에 경기의 흐름을 바꾸어 줄 선수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설상가상 뛰어난 수비수인 곽태휘가 부상으로 거의 뛰지 못했기에 박항서 감독의 얼굴은 더욱 어두워질 수밖에 없었지요.
항상 스타를 떠나보냈던 전남 팬들
김남일, 백지훈, 네아가, 이따마르, 강민수, 김진규, 김치우, 송정현(미정)까지. 전남의 충성도 높은 팬들은 선수들에게 무한한 지지와 사랑을 보냈지만 휴식기가 되면 항상 쓸쓸한 이별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계속되는 실망스런 이적에 전남 팬들은 우리가 무슨 위성구단이냐는 볼멘소리까지 토했습니다. 아마 이것은 전남구단만의 문제는 아니겠지요. 모든 지방팀을 지지하는 팬들은 언제든지 독한 마음을 먹고 놀라지 않아야 할 대인배의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수도권으로 모든 것이 빨려 들어가는 현실에서 축구가 예외가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어야 하지요.
모두를 만족 시킬 수는 없다 : 전남의 팬들만은 꼭 감동시켜라
박항서 감독의 이천수 영입작전은 위험부담이 상당히 큽니다. 이천수가 과거의 펄펄 날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이천수는 거의 경기를 제대로 뛰지 못했고, 동계훈련 역시 K3 리그에서 참가했기에 팀에 녹아드는 것은 절대 쉽지 않습니다.
반대로 화려하게 부활할 때는 이번 계약이 ‘임대’에 불과하기에 원소속팀 폐에노르트가 이천수를 계속 전남에 남겨두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어쩌면 이천수와 전남의 만남은 그리 길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현재의 계약서에 프린팅된 그 기한이 전부일 수도 있습니다.
그의 당돌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캐릭터는 처음부터 모두를 만족 시킬 수 없었습니다. 안티팬이 많다는 것은 자신도 알고 있겠지요. 그러나 그가 한 가지 더 알아둬야 할 것은 팬들은 무기력한 이천수를 더 반가워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입니다.
이천수. 전력을 다하는 악바리 근성과 불타오르는 집념을 광양에서 온전히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올해 전남의 용광로가 그 어느 해보다 뜨겁고 정열적으로 달구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엑스포츠뉴스 브랜드테마] 문용선의 싸커튜드는 Soccer(축구)와 Attitude(태도)의 합성어입니다. 축구를 보는 올바르고 건강한 태도를 견지하고자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사진 = 이천수 (C) 엑스포츠뉴스DB 강창우 기자, 지병선 기자, 강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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