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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인사이드] 김연아, 더블 악셀 선택은 현명한 결정

기사입력 2009.02.10 15:04 / 기사수정 2009.02.10 15:0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008~2009 4대륙 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우승자인 '피겨 여왕' 김연아(19, 고려대 진학 예정)가 중대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동안 시도 여부로 관심을 모은 '트리플 루프' 점프를 2010년 밴쿠버 올림픽까지 뛰지 않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이번 4대륙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김연아는 트리플 루프 점프에 실패했지만 시도 자체는 매우 좋았습니다. 비록, 실전 경기에서는 넘어졌지만 연습 때의 성공률은 100%에 가까웠습니다. 만약 실전에서 성공했더라면 트리플 루프에 대한 김연아의 자신감은 더욱 넘쳤을 것입니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죠. 여기에 석연찮은 판정까지 이어져 트리플 러츠와 더블 루프에서 다운그레이드가 매겨졌습니다. 그리고 김연아가 가장 많은 점수를 받는 기술인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에도 제동을 걸었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 플립 점프의 어텐션 판정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입니다.

김연아는 이번 4대륙 대회에서 우승을 했지만 뒤끝이 썩 좋지는 못했습니다. 프리스케이팅은 트리플 루프에서 넘어진 것을 빼곤 별 실수가 없는 연기였습니다. 트리플 러츠와 더블 루프의 회전수도 다운 그레이드를 받을 만큼 심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유독 김연아에게만 점수가 엄격했던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제대로 뛴 점프가 얼마 안 되는 아사다 마오의 점수가 유독 높게 나왔지만, 김연아에게는 낮은 점수가 매겨진 부분은 석연치 않은 대목입니다.

이번 시즌을 결산하는 가장 중요한 대회인 세계선수권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3월 22일, 미국 로스앤젤리스에서 개최되는 2008~2009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세계선수권대회를 대비해 김연아는 지금까지 컨디션을 조절해 왔습니다. 가장 중요한 대회에서 전력을 다하겠다는 것은 김연아의 계획입니다.

그러나 심판의 납득이 가지 않는 심판의 판정과 여러 가지 정황을 놓고 봤을 때, 김연아는 더욱 확실한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모험'보다는 '안전'을 선택했습니다. 현존하는 최고의 '트리플 5종 점퍼'인 김연아가 트리플 루프까지 완벽하게 성공시키면서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펼치면 그것만한 금상첨화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안전한 길이 없다면 무리할 필요도 없겠지요. 김연아는 트리플 루프를 대처할 수 있는 '더블 악셀'이 있습니다. 작년 12월 달에 벌어진 2008~2009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김연아는 이너바우어에 이은 더블 악셀을 트리플 루프 대신 시도했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죠. 트리플 루프의 기본 점수는 5.00이고 더블 악셀은 3.50입니다. 김연아는 더블 악셀을 이너바우어와 함께 시도하면서 가산점을 1.80이나 받았습니다.

결국, 5.30의 점수를 받아 트리플 루프의 기본 점수인 5.00을 초과했습니다. 트리플 룹을 지속적으로 시도하는 도전 정신도 좋지만 실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리고 판정의 애매함이 지속적으로 따라다니는 상황에서는 더욱 안정감이 있는 기술로 승부를 거는 것이 현명한 방법입니다.

김연아의 ‘트리플 루프’ 시도는 마음의 부담이 됐습니다. 김연아는 트리플 5종 점프 중, 트리플 루프를 제일 마지막에 익혔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성공률은 높았고 김연아가 성공시킨 트리플 루프는 ‘명품’에 가까운 점프였습니다.



트리플 루프 점프에 대한 아쉬움을 가장 크게 느끼는 이는 김연아 자신일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안전한 길이 있다면 그 길로 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겠죠. 트리플 루프의 기본 점수보다 더블 악셀은 1.50이 낮습니다. 그러나 김연아는 1.50의 점수를 넘어설 수 있는 더블 악셀 가산점이 있습니다. 이너바우어에 이은 더블 악셀을 지속적으로 연습한다면 트리플 루프 기본 점수인 5.00점을 넘어서는 더블 악셀을 지속적으로 구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트리플 점프 다섯 가지가 모두 들어가는 프로그램을 연기한다는 것은 실로 어렵습니다. 세계선수권과 2010년 올림픽을 앞두고 더블 악셀을 선택한 김연아와 어머니인 박미희씨의 선택은 현명한 결정입니다. 그러나 아직 브라이언 오서와의 공식적인 합의가 남아있습니다. 또한, 이너바우어에 이어지는 더블 악셀을 그대로 시도할 지의 여부도 계속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사진 = 2008~2009 그랑프리 파이널에서의 김연아 (C) 엑스포츠뉴스DB 강운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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