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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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철-임오경 사제지간 대결, '스승이 웃었다'

기사입력 2009.02.08 17:38 / 기사수정 2009.02.08 17:38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8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벽산건설과 서울시청의 여자부 개막전 경기에서 '떠오르는 샛별' 김온아(벽산건설)의 14득점 활약에 힘입은 벽산건설이 서울시청에 35-30, 5점 차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이 경기는 경기 외적인 면에서 시작 전부터 많은 관심을 가졌다. 바로, 여자부 벽산건설의 임영철 감독과 서울시청 임오경 감독의 '사제지간' 맞대결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첫 맞대결은 스승인 임영철 감독이 먼저 웃었다.

2004 아테네, 2008 베이징올림픽 국가대표 감독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임영철 감독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많은 국내 최강팀 벽산건설을 이끌고 있다. 반면, 화려한 선수 생활과 일본 프로팀 사령탑을 뒤로 한 채 '신생팀' 서울시청을 맡은 임오경 감독은 경험이 일천한 선수들을 데리고 이번 핸드볼큰잔치에 나서게 됐다.

실력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경기 초반에는 서울시청이 투지넘치는 경기를 선보이며 오히려 앞서가는 모습을 보였다. 임오경 감독은 한 번도 벤치에 앉지 않고 일어 서서 선수들을 독려하며 투지를 불태웠고, 관중들의 열띤 응원이 더해져 한때 11-7, 4점차로 앞서갔다. 이에 임영철 감독은 당황한 모습을 보이며 특유의 격앙된 자세로 선수들을 독려하기 시작했다.

전반 중반 이후 '경험'을 앞세운 벽산건설의 경기력이 되살아나면서 경기를 뒤집었고, 후반에도 꾸준히 4-5점 차에서 점수차가 유지되면서 벽산건설이 개막전 승리를 가져왔다. 


경기는 졌지만 임오경 감독의 서울시청은 최강팀을 상대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으로 점수를 차곡차곡 쌓아 올리며, 첫 경기에서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경기가 끝난 뒤 임영철 감독은 "선수들이 처음에 긴장을 많이 해서 생각보다 잘 안 풀렸는데 '늘 해왔던대로 하라'고 주문하면서 선수들의 몸도 조금씩 풀렸던 것 같다"면서 "국내 최강팀이라는 부담이 있지만 앞으로 멋진 모습 보이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첫 감독 데뷔전에서 아쉽게 패한 임오경 감독은 "우리 선수들 역시 긴장을 많이 했는데 잘 싸워줘서 정말 고맙다"면서 "상대 팀이 봤을 때 서울시청이라는 팀이 무섭다는 얘기를 들을 만큼 좋은 팀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서로에 대한 덕담도 잊지 않았다. 임영철 감독은 "해외에서도 지도자 경력이 있고 나무랄 데 없는 감독"이라고 임오경 감독을 치켜세우면서 "지는 경기를 통해 좀 더 성숙해지는 모습을 보이면 남은 경기에서 강한 팀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임오경 감독은 "역시 국가대표 에이스 선수들이 많다보니 (벽산건설이) 뛰어난 경기력을 보였다"면서 "스승님께 좋은 부분을 많이 배워 언젠가 스승을 능가하는 팀으로 바꾸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우승이 목표인 스승과 성공적인 국내 데뷔를 꿈꾸는 제자의 맞대결은 앞으로 핸드볼큰잔치를 비롯한 국내 핸드볼계에 신선한 재미를 안겨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 사제지간 대결로 관심을 모은 임영철 감독(왼쪽)과 임오경 감독(오른쪽)(C) 엑스포츠뉴스 DB,김혜미 기자]

김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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