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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인사이드 - 4대륙 특집 8] 김연아, '세헤라자데'가 되기 위한 3가지

기사입력 2009.02.07 09:21 / 기사수정 2009.02.07 09:2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19, 군포 수리고)의 상승세가 그칠 줄 모르고 있습니다. 2008~2009 ISU(국제빙상연맹) 4대륙 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김연아는 오전 공식 훈련을 마치고 실전 경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국시간으로 7일 오전 11부터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움 아이스링크에서 벌어질 4대륙 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을 눈앞에 두고 있는 김연아는 쾌조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프리스케이팅 공식 훈련에서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룹 점프와 트리플 룹, 그리고 트리플 러츠 +더블 토룹 + 더블 룹까지 모든 점프를 무리 없이 소화해낸 김연아는 자신감에 차있습니다.

이번 프리스케이팅을 앞두고 모든 이들의 시선은 '피겨 여자 싱글 최초'의 200점 돌파에 모여지고 있지요. 쇼트프로그램에서 72.24의 점수로 세계신기록을 달성한 김연아가 프리스케이팅의 모든 과제를 무리 없이 마치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너무 '200'이란 숫자에 얽매인다면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프리스케이팅을 앞둔 김연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집중력'입니다. 2분 40초로 단거리 종목과 같은 쇼트프로그램과는 달리 4분에 달하는 프리스케이팅은 '마라톤'과 같습니다. 긴 시간동안 모든 요소에 집중력을 다하는 것이 김연아의 우선 과제입니다.

트리플 룹은 더 이상 김연아의 약점이 아니다

김연아는 공식 훈련에서 '트리플 룹' 연습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그리고 성공률은 거의 '퍼펙트'에 가까웠습니다. 트리플 점프 다섯 가지 중, 가장 늦게 완성했지만 어렸을 때부터 잘 뛰던 점프가 바로 '트리플 룹'이었습니다.

어린 시절의 김연아를 지도한 신혜숙 코치는 "어렸을 때, 연아는 트리플 룹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다. 이미 10대 초반에 트리플 룹을 포함한 모든 점프를 완벽하게 뛰고 우승한 적도 있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김연아의 트리플 룹은 여자 싱글 선수들 중, 가장 '명품'에 가까운 점프입니다.

도약과 회전, 그리고 비거리까지 완벽하게 이루어진 김연아의 룹 점프는 단연 세계 최고의 수준입니다. 단지 부상으로 인해 시도횟수가 낮았지만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김연아는 이번에야말로 '트리플 룹'을 정복할 태세입니다.

두 다리를 교차한 상태에서 오른쪽 스케이트 바깥쪽 날로 도약하는 '트리플 룹'은 기본 점수 5.0의 배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을 앞두고 트리플 룹의 성공률도 좋아진다면 올림픽 메달 획득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절정에 오른 스핀과 스파이럴

스핀과 스파이럴에서 레벨 4를 받을 지에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5일 있었던 쇼트프로그램에서 세계신기록이 가능했던 것은 김연아가 스핀과 스파이럴에서 모두 레벨 4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스파이럴 시퀀스에서는 무려 1.40의 가산점까지 챙겼습니다. 스파이럴을 비롯해 프리스케이팅에 배치된 세 개의 스핀에서 모두 레벨 4를 기록한다면 김연아는 또다시 피겨스케이팅의 역사를 새롭게 쓸 수 있을 것입니다.

김연아의 지도자인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스핀의 회전력과 유연성을 높이는데 집중했습니다. 또한, 올 시즌을 앞두고 완성시킨 스파이럴 시퀀스는 더 이상 김연아의 '유일한 약점'이 아니었죠.

어느덧 김연아의 스파이럴은 레벨 4에 높은 가산점을 받는 김연아의 무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점프가 피겨스케이팅의 다이내믹함을 표방한다면 스핀과 스파이럴은 우아함과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는 기술입니다.

표정연기와 손끝의 동작도 훌륭하지만 김연아의 연기가 유달리 우아해 보이는 것은 멋진 스파이럴과 유연한 스핀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연아, 그녀는 게임을 즐기고 있다

이번 대회 내내 김연아의 표정은 매우 밝았습니다. 절정의 기량을 가지고 있는 선수가 게임 을 즐기고 있다면 좋은 성적도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마음의 짐을 털어버리고 게임 자체에 몰두해 있기 때문이죠.

작년 12월 달에 경기도 고양시에 벌어진 2008~2009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가 김연아에겐 큰 경험이 되었습니다. 쇼트프로그램을 마치고 눈물까지 보였던 김연아는 국내에서 벌어진 큰 대회의 부담감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경험이 김연아의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모든 경기가 끝나고 갈라쇼가 있었던 오전, 본 기자는 김연아의 어머니인 박미희 씨를 만나봤습니다. 박 씨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김연아가 밴쿠버 올림픽으로 가는 과정에서 큰 경험을 했다고 독려해 주었습니다.

원래부터 담대한 정신력을 가진 김연아는 이 대회를 계기로 더욱 성장했습니다. 5일 펼쳐진 '죽음의 무도'를 지켜본 김연아의 전 스승인 김세열 코치는 "이번에 연아가 세운 기록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뛰어난 선수가 매일 정진하고 발전하니 결국 완벽한 연기를 선보이게 됐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게임을 지배하는 선수는 기량도 뛰어나지만 게임 자체를 즐기고 있는 특징을 가졌습니다. 현재 김연아는 자신과 싸우면서 피겨 역사를 새롭게 써나가고 있습니다.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의 주인공인 '세헤라자데'가 되기 위한 김연아의 집념은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사진 = 2008~2009그랑프리 파이널 프리스케이팅 '세헤라자데'를 연기하고 있는 김연아 (C) 엑스포츠뉴스 DB 강운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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