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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1급기밀' 김상경 "잘못된 것 어필할 수 있는 사회 됐으면"

기사입력 2018.01.27 15:10 / 기사수정 2018.01.27 15:04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김상경이 2018년 영화 '1급기밀'(감독 홍기선)을 시작으로 활발한 스크린 활동을 이어나간다. 어떤 캐릭터든 맞춤옷을 입은 듯 소화해내는 그가 '1급기밀'을 통해 사건의 중심에 서 관객들의 시선을 책임진다.

24일 개봉한 '1급기밀'은 국가라는 이름으로 봉인된 내부자들의 은밀한 거래를 폭로하는 범죄 실화극으로, 2002년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외압설 폭로와 2009년 방산비리를 폭로한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이다.

2016년 12월 9일 촬영을 마친 후 15일 세상을 떠난 故 홍기선 감독의 유작으로, '선택'과 '이태원 살인사건'에 이은 홍기선 감독의 사회고발 3부작 마지막 작품이다. 홍기선 감독의 별세로 영화의 후반 작업은 스태프들이 맡아 함께 작업했고, 1년 여 만에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청렴한 군인 정신의 소유자이자 항공부품구매과 중령 박대익 역을 맡은 김상경은 "감독님이 계셨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라고 떠올리며 "그래도 제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은, 영화 속에 감독님의 원래 목소리가 충분히 들어갔다고 생각해요. 그 분이 갖고 계시던, 제가 촬영현장에 느꼈던 그런 묵직한 목소리도요"라고 전했다.

김상경이 연기한 박대익은 야전에서 국방부 항공부품구매과에 입성 후, 군수본부 실세의 눈에 들며 승진할 수 있는 탄탄대로 앞에 선다. 하지만 미국 군납업체인 '에어스타'와 군의 유착관계를 제기한 공군 전투기 조종사 강영우 대위(정일우 분)의 추락 사고를 조작하는 관계자들의 실체를 목격하고, 탐사보도 전문기자 정숙(김옥빈)과 군 장병들의 목숨이 달린 1급기밀을 폭로하기 위한 전쟁을 시작한다.


진실을 알게 된 후 폭로에 나서기까지, 박대익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해 낸 김상경은 실제 2002년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외압설을 폭로했던 조주형 전 대령, 2009년 9억원 상당의 방산비리를 밝혔던 김영수 전 해군 소령의 이야기를 언급하며 "그 분들은 말 그대로 군을 사랑했기 때문에, 자신에게 오는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그런 행동을 했던 것이죠"라고 말문을 열었다.

"가령, 군대에 대한 사랑이 내 아내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이해시킬 정도로 클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 분들은 결국 군을 선택했고, 또 그렇게 되면서 아내나 아이들도 고난의 길을 가게 되는 것이죠. 실제로 공익 제보를 하는 분들이 사회에서 외톨이가 되거나 하는 부분이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저희 영화를 통해서 그런 환경이 만들어지면 좋겠고요."

김상경은 "잘못된 것은 언제든지 어필할 수 있는 것인데, 아직도 우리 사회는 그것을 얘기하면 마치 배신자 같은 이미지 같은 것이 있잖아요.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저희 영화에도 나오지만, 그것은 배신자가 아니라, 그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국민에 대한 배신자들인 것이죠"라고 덧붙였다.

영화 속에서 박대익의 아내가 밤에 이상한 전화를 받는다거나, 아이가 학교에서 따돌림을 받는 등의 이야기는 김영수 소령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김상경은 영화를 찍으면서 "박대익의 모습은 김영수 소령님에 가깝다고 할 수 있어요"라고 설명하면서 "저 역시도 연기하면서 '말도 안 되는 거야'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영화에서는 사건과 같이 주인공의 호흡을 따라가면서 집중해서 보다 보니까, 감정이입도 되고 분노하게 되고 그랬죠"라고 말을 이었다.



실제 자신이 박대익과 같은 상황에 처했다면 "더 많이 고민했을 것 같다"는 현실적인 대답도 내놓았다.

"가족이 있다면 상황이 좀 다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더 많이 고민하고 갈등했을 것 같아요. 저희 영화가 방산비리를 다루고 있는데, 방산비리 뿐만이 아니라 이런 내부 고발자들은 군 뿐 만이 아닌 여러 곳에서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조금 자연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이 배신자 취급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우리 영화에서 그런 사람들이 어렵게 선택한 길을 보여주면서 사회 전반에 어떤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를 편안하게 얘기해서 우리 아이들이 커 나갈 곳인데, 조금이라도 좋아지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지금 사회에 꼭 필요한 영화"라는 말도 덧붙였다. 앞서 김상경은 '1급기밀'의 언론시사회 등을 통해 "정부가 바뀌어서 오해를 하시는데, 작품적으로는 저희 영화는 보수나 진보와 관련이 없다. 군납비리, 방산비리는 어느 정부에서도 척결해야 된다고 얘기한 부분이다"라며 방산비리에 대해 처음 다룬 영화의 가치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김상경은 "이 세상에 필요 없는 영화는 없겠지만, 그 중에서도 꼭 필요한 영화가 아닐까 생각해요"라면서 "관객 분들이 전혀 몰랐을 수도 있는 어떤 일이기 때문에, 정말 정치적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없이 보셨으면 좋겠어요. 우리 모두가 해결해야 할 부분이지, 보수나 진보로 나뉘어져서 볼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다 같이 보면 좋을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김상경의 스크린 복귀는 2015년 '살인의뢰' 이후 3년만이다. 그동안 '1급기밀'과 '궁합', '사라진 밤' 등 계속된 영화 촬영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고, '1급기밀'을 시작으로 2월 말'궁합', 3월 '사라진 밤'까지 계속해서 스크린 속 김상경의 얼굴을 만나볼 수 있다.

김상경은 "일을 이렇게 몰아서 하려고 한 게 아니라, 차례차례 촬영했던 것들이 개봉 일정이 이어서 잡히면서 이렇게 됐네요.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했던 시간이었고, 이제 또 관객들과 만날 날만 남은 것 같아요"라며 웃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리틀빅픽처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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