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1.31 11:37 / 기사수정 2009.01.31 11:37
기자는 배구 감독중에서 김호철 감독을 참 좋아한다.
만년 2위였던 현대를 맡아서 짧은시간에 강팀으로 끌어올린 지도력도 좋아하지만 항상 직설적이고 돌려말하지 않는 그의 강직한 성품을 더 좋아한다. 김호철 감독이 이탈리아에서 선수생활을 할 당시 동양에서 왔다는 이유로 선수들 사이에서 약간의 홀대를 당할 무렵 시합 중 완벽히 올려준 볼을 팀의 주장이 일부러 아웃을 때리는 것을 보고 경기도중에 그의 엉덩이를 발로 걷어찼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누가 뭐래도 잘못된 것은 잘못했다고 말할 줄 아는 그를 더욱더 좋아하게 됐다.
기자가 김호철 감독을 좋아한 결정적인 계기는 약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삼성과 시합을 하던 현대는 시합이 너무 안 풀려서 삼성에 일방적으로 끌려간다. 그 와중에 삼성의 공격을 막은 현대 블로커가 자신의 기분을 드러낸다는 게 삼성선수에게 매우 무례한 행동이 되고 말았다. 물론 삼성의 선수가 현대의 선수보다 훨씬 연배가 높기도 했다.
그 순간 김호철 감독은 작전시간을 요청해서 선수들을 불러낸 뒤 '시합에서 지는 것 상관없는데 매너나 예절에서 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선수들을 강하게 질책한다. 그리고 작전시간이 끝난 뒤 물의를 일으킨 선수는 상대 선수에게 정중히 사과하면서 다시 시합은 재개되었다. 난 그 뒤로 김호철 감독을 너무나 좋아하는 팬이 돼버렸다. 프로에서 승패가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상대에 대한 매너와 페어플레이를 더 중요한 줄 아는 감독을 어떻게 안 좋아할 수가 있을까?
신문을 보니 어제 김요한 선수의 비신사적인 매너에 대해서 기사가 올라왔다.
아직 어리다고 혈기가 왕성하다고 얘기하기엔 프로팀에서 뛰는 프로선수이기에 무엇보다 많은 팬, 특히 어린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그이기에 어제의 행동을 더 아쉬웠다. 자신의 순간적인 기분과 감정을 절제하는 못하는 행동이 그 멋진 시합을 같이 만들었던 상대선수들을 한순간 얼마나 무시하고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행동이었는지 깊이 반성해봐야 하는 대목이다.
팀과 구단에서도 다시는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선수교육이 필요할 것이다. 스포츠는 승패가 모든 걸 얘기하지 않는다. 때론 그들의 땀이 보여준 패배의 얼룩에 더 큰 박수를 보내야 할 때도 많다는 것을 시합을 하는 선수들은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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