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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대첩①] 두산 함덕주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잘하는 게 중요하다"

기사입력 2018.01.09 06:00 / 기사수정 2018.01.08 17:21

무술대첩 | '24세 개띠들의 활약 전쟁!' 프로의 세계를 모른다고 하기에는 이미 성장을 거듭했고, 안다고 하기에는 아직 품고 있는 잠재력과 써내려갈 이야기들이 무궁무진하다. 황금 개띠의 해, 각 팀이자 연고 지역을 대표하며 활약할 선수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어느덧 두산의 전천후 '믿을맨이' 됐다. 언제 어디서든 함덕주는 믿고 꺼내들 수 있는 카드였다.

2017시즌을 앞두고 선발로 보직 전환에 나선 함덕주는 자신의 역할을 십분 해냈다. 시즌 말미에는 구원으로 두산의 마운드를 책임졌다. 올 시즌 35경기에 나와 137⅓이닝을 소화한 함덕주는 9승8패 2홀드 3.6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다사다난 했던 2017년, 이를 통해 함덕주는 2018년 한 단계 올라서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다음은 함덕주와의 일문일답.

-2018년이 밝았다. 2017년을 돌아보자면.
▲내 스스로에게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다. 선발로는 첫 해였는데, 경험도 많이 쌓였고 못 해본 경험들도 많이 해봤다.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뛰는 게 목표였는데, 그렇게 된 것 같아 기분은 좋다. 올 시즌을 준비하는게 설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걱정되기도 한다.

-선발 풀타임은 처음이었다. 불펜으로만 뛰었을 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불펜 투수는 매일 준비를 해야한다. 선발은 일주일에 한 두번이기 때문에 그 기간에 책임감이 많이 생긴다. 나로 인해 한 게임이 망가질 수도 있다. 나는 잘 책임졌다기보다 형들에게 많이 도움을 받아서 편하게 할 수 있었다. 형들 뒤에서 잘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규정 이닝에 6⅔이닝, 10승에 1승이 모자랐다. 만족스러웠던 부분과 아쉬웠던 부분을 꼽는다면.
▲후반기에는 제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후반기에 편하게 마음먹으면서 더 잘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쉬운 부분은 정말 많은데, 규정 이닝이나 10승을 채우지 못한 것은 아쉽다. 둘 중에 하나라도 채웠으면 괜찮았을 것 같다. 그래서 올해는 규정이닝은 채워보고 싶다.

-포스트시즌 9경기 중에 8경기에 나가며 제 역할을 했다.
▲나도 잘하고 팀도 우승하는 게 가장 좋겠지만, 내가 못해도 우승하는 게 훨씬 좋다. 이번에도 당연히 우승하고 싶었는데 막상 2등을 하니 조금 그렇더라. 개인적인 것보다 우승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분명 더 크다. 2015년에 우승했을 때 정말 좋았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엔 그러질 못했다. 다함께 기쁜 게 좋은 것 같다. 많이 아쉽다.

-벌써 다섯 시즌을 치렀다. 나름대로 본인만의 노하우 같은 것도 쌓였나.
▲시간이 생각보다 정말 빨리 가는 거 같다. 노하우라기보다, 여러가지를 많이 느꼈다. 2015년에 괜찮았을 때, 비시즌 때 안일하게 했던 것이 2016년 바로 티가 났다. 1년, 1년이 가면서 '어떻게 해야겠다'하는 것들에 대한 부분에서 많이 느꼈던 것 같다.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APBC 대표팀 경기까지 치렀다. 체력에 대한 우려가 많았고, 우려하던 모습이 경기에서 보여지기도 했다.
▲스스로는 힘들다는 느낌은 크게 없었는데, 내 마음처럼 안되더라. 나는 지쳤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원하는 나의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내가 '아니다'라고 해도 보여지는 게 달랐다. 공의 움직임이 예전과 달라 답답하기도 했다.

-일본과의 첫 경기는 생각하기 싫을 것 같다.
▲그렇다(웃음). 당황스러웠다. 나로 인해 졌다는 마음이 컸다. 주변에서 위로해주셔서 괜찮았지만, 그래도 그 여파가 꽤 갔던 것 같다. '나 때문에' 이런 생각도 몇 번 했다. 혹시나 다시 만나게 된다면 더 잘해야한다.

-비록 3경기지만, 대표팀 경기를 해본 느낌은 어떤가.
▲잘하는 친구들, 선후배들과 하면서 재미있었고, 배울 점도 많았다. 내가 잘 못한 게 아쉽다. 이왕 갔으면 잘했으면 좋았을텐데, 부족한 점도 많이 느꼈다. 그래도 또래 선수들과 지내면서 서로의 생각을 얘기하면서 재밌게 했던 것 같다.

-지난해 '두산 타자들 중 만나기 싫은 선수'로 민병헌을 꼽았었는데, 내년에 그 그림이 성사되게 됐다.
▲약간 신기할 것 같기도 하고, 재밌을 것 같기도 하다. 집중해서 더 잘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병헌이 형이 워낙 잘 치는 타자고, 나를 잘 알기 때문에 더 신경써서 던져야할 것 같다.

-니퍼트나 보우덴도 없고, 두산의 사정이 지난해와는 다소 다르다.
▲아쉽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다. 내가 더 잘해야할 것 같다. 일단은 지금 자리를 뺏기지 말아야 한다. 5선발 자리라는 게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가장 먼저 바뀔 수 있는 게 5선발이다.

-등번호를 1번으로 바꿨다. 이유가 있나.
▲원래 계속 달고 싶었는데 주인이 있어서 61번을 달게 됐었다. 생각은 많이 했는데 바꾸는 것도 리프레쉬 될 거 같아서 새롭게 바꿔봤다. 에이스의 뜻도 있고,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바꿨다.


-2018년을 나의 해로 만들기 위한 계획 혹은 소원이 있다면.

▲무조건 잘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열심히보다, 잘해야한다. 잘해야 열심히 한 것도 알아주는 것 같다. 하다보니까 아프고 못하면 열심히 했다는 걸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 가장 먼저 아프지 말아야 하고, 내년에는 규정 이닝을 채웠으면 좋겠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변화구라던가 제구 면을 잡으려고 하는데 아직까지는 그것보다 체력적인 부분을 더 신경쓰고 있다. 이후 스프링캠프에서 하나씩 해야할 것 같다.

-12년 후 개띠 해의 자신을 상상해본다면.
▲여전히 야구를 한창 할 나이가 아닐까. 그 때까지 꾸준히 풀타임으로 뛰면 좋을 것 같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잘 했으면 좋겠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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