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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영표 우 종국' 라인, 다시 가동되나?

기사입력 2005.04.20 23:48 / 기사수정 2005.04.20 23:48

이상규 기자
지난해 여름 본프레레호 출범 이후, 주전 경쟁이 가장 치열하기로 꼽혔던 곳은 왼쪽 윙백 자리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전사 이영표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전사 김동진의 주전 경쟁은 많은 축구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축구팬들이 많이 찾는 축구사이트에서는 이영표와 김동진의 주전 경쟁 관련 논쟁은 지난해부터 올해초까지 끊임없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독일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이 끝나기 까지 이영표가 주전 왼쪽 윙백으로 출전했지만, 지난해 12월 19일 독일전 이후에는 김동진이 주전 왼쪽 윙백으로 출전했다. 지난 2월 9일 독일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쿠웨이트전에서 누가 주전 왼쪽 윙백을 굳히게 될지, 높은 주목을 끌고 있었다. 두 선수의 기량이 국가대표팀 내에서 뛰어나기로 평가 받았지만, 단 하나의 주전 자리만 정해져 있었다. 한 선수는 다른 선수에게 주전에서 밀려날 상황에 있었다.

그런데 독일전 등에서 주전 오른쪽 윙백을 봤던 박규선이 미국 전지훈련 등에서 세밀함이 떨어지는 경기력을 펼치자, 이영표와 김동진의 치열했던 주전 경쟁이 정리되기에 이르렀다. 쿠웨이트전에서는 박규선 대신에 이영표가 주전 오른쪽 윙백을 맡았고, 김동진이 주전 왼쪽 윙백을 맡았다. 이영표가 오른쪽 윙백으로 맹활약 펼치면서, '좌 동진 우 영표' 라인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왔다.

하지만 김동진의 최근 국가대표팀 활약도가 좋지 않았다. 오버래핑을 통한 특유의 폭발적인 왼쪽 측면 공격이 살아나지 않고, 너무 수비에 치중을 두는 소극적인 경향을 드러냈다. 상대팀의 오른쪽 측면 공격을 봉쇄하기에는 버거운 모습을 보였고, 한국의 왼쪽 측면 기동력을 좀처럼 높이지 못했다. 공수에서 종횡무진했던 오른쪽 윙백 이영표의 경기력과 다른 양상 이었다. 최근 소속팀 서울에서는 컵대회 초반 부진을 털고 활동폭을 넓히면서 공격력이 다시 살아났지만, 전체적인 경기력이 지난해와 올해초에 비하면 아직은 매끄럽지 못한 편이다.

▲ 김동진
ⓒ2005 FC서울
한국은 오는 6월 3일과 9일에 독일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과 쿠웨이트와의 원정 2연전을 치른다. 이 2경기의 결과에 따라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 여부가 판가름될 가능성이 크다. 2경기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그동안 국가대표팀에서 부진했던 일부 주전 선수들이 주전으로 출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 김동진이 컵대회를 통해 기량을 회복시키고 있지만,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소집되는 5월 말 즈음에 회복되지 않을 경우 주전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있다.

최근에는 좌우 윙백을 모두 소화하는 박규선이 소속팀 전북 경기에 결장하고 있다. 편도선에 이상이 생기면서, 5월 중순 즈음에 소속팀 전북 경기에 출전이 가능하다. 5월 말에 국가대표팀에 차출되어 원정 2연전을 치르거나 이동하기에는, 자칫 위험 부담이 따를 수 있다.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기 벅차다고 볼 수 있다.

국가대표팀의 좌우 윙백을 맡는 선수들 중에서, 지금까지는 박지성 등과 함께 소속팀 PSV 아인트호벤(네덜란드)의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을 공헌한 이영표만이 주전 자리를 굳혔다. 지금까지 독일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2골을 넣은 것을 비롯하여 그동안 국가대표팀에서 맹활약 펼쳐왔다. 김동진의 주전 기용 여부는 앞으로 컵대회 활약을 통해 더 기다려 봐야 하며, 박규선의 국가대표팀 차출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 상황에서 새로운 선수들의 국가대표팀 차출도 고려할 수 있다. 수원의 최성용, 포항의 문민귀, 인천의 전재호 등과 같은 K리그 정상급 왼쪽 윙백에 속하는 선수들이 떠오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2년간 꾸준히 A매치에 출전하지 못했거나 A매치 출전 경력이 없는 선수들 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에게 중요한 원정 2연전 주전 출전을 맡기기에는 안정적인 요소를 가져다 주기 어렵다.

▲ 송종국
ⓒ2005 수원삼성 블루윙즈
다만, 지난해 독일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 까지 주전 오른쪽 윙백을 맡았던 송종국이 최근들어 기량을 회복 시키고 있다. 송종국은 지난해 여러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왔다. 드리블이 2000년대 초보다 길어졌고, 볼 키핑력이 약해졌다. 크로스와 패스는 부정확하게 연결하는 등, 오른쪽 측면에서 좀처럼 위협적인 공격 기회를 만들어가지 못했다. 당시 소속팀이던 네덜란드의 명문 페예노르트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하자, 결국 올해초 수원으로 이적했다.

올해초 4주 기초 군사훈련으로 수원의 동계훈련에 불참하여 아직까지 몸상태를 100% 끌어 올리지 못했지만, 최근 수원에서의 활약도를 통해볼때 슬럼프에서 거의 탈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수원의 확고한 주전 오른쪽 윙백 자리를 굳히는데 성공했고, 부지런한 몸놀림과 위협적인 돌파를 발휘하면서 상대팀 측면을 여유있게 허물고 있다. 드리블과 볼 연결의 정확성은 이상이 없고, 볼 키핑력이 다시 좋아졌다. 상대팀 진영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 정도로, 수원의 오른쪽 측면 공격을 원활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수비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지 않고 있다. 왼쪽 윙백 최성용과 함께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여 3백 라인의 수비수들과 함께 5백을 형성 하면서, 수원의 측면으로 파고드는 상대팀 선수들을 철저하게 견제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악착같이 몸싸움을 펼치고 있고, 상대팀 측면 공격을 끊은 이후에는 재빠르게 역습 공격으로 전환 시키고 있다. 아직은 이러한 경기력을 경기 내내 극대화 시키기에는 체력적으로 벅찬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한달뒤에 몸상태를 100%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대표팀 합류 전망이 밝다.

송종국은 자신이 수원 이적 이후 첫 골을 넣은 3월 20일 인천전이 끝난뒤, "수원에서 몸을 만든 뒤에 국가대표팀에 와서, 2002년에 보여준 모습을 느끼게 하겠다." 고 밝혔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세계적인 윙어 피구(포르투갈)를 족쇄같이 방어하는 등, 한국의 월드컵 4강 진출을 공헌한 송종국은 슬럼프 이후에 수원에서 다시 기량을 되찾고 있다. 점점 좋아지는 경기력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국가대표팀의 주전 오른쪽 윙백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있다.

이영표가 김동진을 제치고 주전 왼쪽 윙백을 맡으면, 오는 6월초에 벌어질 독일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원정 2연전에서는 '좌 영표 우 종국' 라인이 다시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좌 영표 우 종국' 라인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비롯하여, 그동안 여러 국가대표팀 경기에서도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김동진의 기량이 한달뒤에 완전히 회복하면, 국가대표팀 주전 좌우윙백 경쟁이 걷잡을 수 없이 또 다시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왼쪽 윙백에 '이영표vs김동진', 오른쪽 윙백에 '이영표vs송종국'의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 향후 국가대표팀 주전 좌우 윙백 경쟁이 흥미롭게 전개될 수 있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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