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우여곡절은 많았지만, 그럼에도 잔잔하게 빛나는 드라마였다.
28일 MBC 월화드라마 '20세기 소년소녀'가 종영했다. 모두가 해피엔딩이다.
열애설이 터져 고심한 사진진(한예슬 분)과 공지원(김지석)은 ‘섹션TV’에서 "실제 연애 중"이라며 정면 돌파를 택했다.
주위에서도 새로운 시작을 이어갔다. 장영심(이상희)은 선배 변호사 강경석(오상진)과 만남을 시작했다. 한아름(류현경)은 정우성(안세하)과 당장 결혼하기로 한 것은 아니지만 서로 맞춰가려고 노력했다. 안소니(이상우)는 호위무사 캐릭터의 성공으로 한류스타가 됐고 신예 감독 김소연(김소연)과 연애를 하게 됐다. 사진진은 공지원에게 "우리 결혼하자"고 말했다. 공지원은 사진진의 귓가에 "사랑해"라고 속삭였다. 사진진 역시 "사랑해"라고 화답했다.
‘20세기 소년소녀’는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보지 못한 35살 세 여자, 그리고 이들의 남사친 공지원(김지석)의 이야기를 소탈하게 그려냈다.
그간 30대 미혼 여성들이 중심인 드라마가 많지 않았다. 이 작품은 톱스타라는 설정이지만 일상에서는 수수한 사진진과 금세 사랑에 빠지는 털털한 승무원 한아름, 로펌 취업에 실패해 기가 죽었지만 이내 일과 사랑을 다 잡은 영심까지 각양각색 친구들의 모습을 매력있게 그렸다.
로맨스도 자극적인 느낌 하나 없었다. 사진진과 첫사랑 공지원(김지석)도 달달하게 사랑했다. 첫사랑과 재회한 사진진은 사랑과 우정을 통해 한층 성숙해졌다.
주인공 한예슬은 모태솔로 비혼녀에서 톱스타까지 극과 극 캐릭터를 소화했다. 연애 한 번 못해보고 안소니 덕후 생활을 즐기는 미혼녀는 물론 톱스타로서의 모습, 사랑에 빠진 여자까지 이질감 없이 넘나들었다. 김지석은 순정남 옷을 입고 전작 ‘역적’의 연산군과는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시청률 면에서는 빛을 보지 못했다. KBS '마녀의 법정', tvN '이번생은 처음이라' 등에 밀리며 2~3%대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1.8%까지 내려갔다. 시청률뿐만 아니라 MBC 총파업으로 인해 첫 방송이 2주 연기되고, 마지막 방송도 기존 월화극이 방송하는 오후 10시 시간대가 아닌 오후 8시 50분으로 옮겨지는 등 수모를 겪었다.
외적인 부분에서 풍파가 많았으나 악역 하나 없이도 아기자기하게 꾸려간 이야기는 매력적이었다. 톱스타라는 설정은 현실과 괴리감 있으나 이 역시 드라마의 한 요소일 뿐 30대 중반 여자들이 겪는 갖가지 고민과 행복 등을 녹여냈다. 다만 재미 부분에서 다소 약했다. 30대 여자들의 이야기인데 시크하고 세련된 라이프를 보여주기 보단 풋풋하고 소소하게만 흘러간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추억을 소환하는 특유의 감성을 곁들여 착한 드라마로 남았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