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2:1) 유벤투스
리버풀
--------------카슨--------------
피난----캐러거----히피아----트라오레
가르시아----비스칸----제라드----리세
-------------르탈렉--------------
---------------바로스------------
두덱골키퍼의 부상이 심한 지 카슨 골키퍼가 대신 나온 것이 경기 비중에 비해 의외였습니다.
유벤투스
-------델피에로----이브라히모비치----
네드베드--블라시--에메르손--카모라네시
잠브로타----칸나바로----튈랑----제비나
-----------------부폰-------------
전반전
경기 초반 짧은 잔디 등 어웨이 환경에 적응하기도 전 리버풀의 기세에 압도되면서 유벤투스는 명성에 어울리는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유벤투스는 지는 경기던 이기는 경기던 큰 기복이 없는 경기를 보여주는 모습을 가지고 있는 팀이었지만 전반전에는 아니었습니다. 초반 강력한 압박과 함께 다소 흔들린 모습을 보이면서 패스들이 부정확해지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바로스를 막던 에메르손이 엉켜 넘어진 뒤 약간 발목에 이상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그 외에도 카모라네시와 칸나바로 또한 리버풀의 공격과 패스를 적절하게 막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리버풀의 기세는 비교적 이른 시간인 10분에 터진 골로 증명되었습니다. 제라드의 패스를 가르시아가 흘려주었고 이것을 뒤에서 쇄도하던 히피아가 강하게 차넣으면서 경기를 손쉽게 풀어갑니다. 흔들린 유벤투스가 전력을 가다듬기도 전에 계속 몰아붙이면서 추가골의 기회를 노렸는데요. 유벤투스는 선수들이 다소 몸이 무거워 보이면서 리버풀에게 전반전 내내 압도당했습니다. 네드베드역시 오랜만의 출장이어서인지 왕성한 활동량을 보여주지 못했고 델 피에로와 즐라탄의 투톱역시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했는데요. 두 공격수가 다 섀도우성향이 강한 선수들이다 보니 리버풀의 수비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하는 듯 했습니다.
25분경 유벤투스의 수비진과 미드필더진의 간격이 넓어진 사이로 르 탈렉이 빠른 발을 이용해 들어가면서 가르시아에게 크로스를 올립니다. 이 볼을 가르시아가 페널티에어리어 정면에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한 것이 환상적인 골로 연출되면서 경기의 주도권은 완전히 리버풀의 것이 됩니다. 이후 유벤투스는 네드베드의 패스를 받은 델 피에로가 회심의 슛을 날려보기도 하고 코너킥 상황에서 이브라히모비치가 슛기회를 맡기도 합니다만 번번히 카슨골키퍼가 세이브를 기록하면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고 전반전을 마감합니다.
후반전
후반 시작과 함께 전반전 첫 실점의 빌미가 되었던 블라시를 페소토와 교체하면서 일단 수비를 안정화 시키려 노력하는 유벤투스였습니다. 그러나, 리버풀은 한번 잡은 주도권을 놓칠 생각을 안하면서 르 탈렉의 개인기와 바로스의 빠른 발 및 가르시아의 재기 넘치는 패스를 이용해 추가 득점을 노리면서 여전히 거세게 몰아붙였는데요. 양 팀 다 반칙으로 얻은 셋피스상황에서 델 피에로와 제라드가 직접슈팅을 날리면서 득점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61분 델 피에로와 트라제게를 교체할 때 쯤 터진 네드베드의 중거리 프리킥과 함께 많이 뛴 리버풀이 다소 압박이 전반전에 비해 덜해진 느낌이었습니다. 교체가 적중한 것일까요? 카모라네시가 코너에서 올려준 볼이 캐러거의 머리를 스쳐 칸나바로에게 이어지면서 헤딩슛을 한 것이 골키퍼 바로 앞에서 바운드되며 골이 됩니다. 다소 카슨 골키퍼의 침착함이 아쉬운 면이 있었지만 여러 차례 선방을 한 것과 경험과 나이에 비한다면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후 경기의 주도권이 백중세가 되면서카모라네시등의 중거리슛과 트라제게의 한방을 노린 패스들로 리버풀을 위협합니다.
1골을 따라붙고 한결 여유로워진 유벤투스의 수비력이 살아나면서 안정감을 완전히 되찾은 듯 했는데요. 여기에 베니테즈감독이 승리를 지키기 위해 공격수들을 빼고 누네즈와 스미체르라는 빠른 미드필더들을 투입합니다. 누네즈의 개인기와 스미체르의 스피드가 위협적이기는 했지만 충분한 정도는 아니었지요. 후반 말미에 제비나 선수가 부상으로 교체된 것을 제외하고는 큰 변화없이 경기가 2:1 리버풀의 승리로 마감됩니다.
경기감상
파울이 44개나 나왔지만 카드도 없었을 뿐더러 양팀의 경기매너가 매우 깨끗한 한판이었는데요. 부상선수가 8명이나 되는 리버풀이 경기력면에서 유벤투스를 압도한 경기였습니다. 베니테즈감독아래서 하나된 팀의 정신력은 부상으로 인한 객관적 전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멋진 승리들을 일궈내면서 원정경기에서의 희망을 가지기에 충분합니다.
비록 2:1승리로 한골을 내준 덕분에 경우의 수를 생각해야 하기는 하지만 샤비 알론소와 하만이 곧 복귀할 것으로 기대됨으로 원정경기에서는 한층 더 높은 경기력을 선보힐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유벤투스는 96/97시즌이후 챔피언스 리그 중 잉글랜드에서 가진 5경기를 모두 승리하지 못한 징크스를 이어갔습니다.
이철규